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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불산 말레길은 장애물이 하나도 없는 무장애 데크 길이다. 그 길을 따라 여행객들이 오가며 풍광을 구경하고 있다.ⓒ 이돈삼

연둣빛 봄날이다. 날씨도 좋다. 모처럼 산으로 간다.

전남 장흥군 억불산이다. 산정으로 가는 길이 '무장애' 데크로 깔려 있다. 발길에 걸리적거리는 것이 하나도 없다. 덕분에 편하게 걸을 수 있다. 계단이 없어 휠체어나 유모차도 무리 없이 다닐 수 있다. 비가 내리는 날 우산을 쓰고도 산에 오를 수 있다.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도 멋스럽다. 눈이 호사를 누린다. 편백의 은은한 향에 코끝도 행복하다.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결도 달달하다. 연둣빛 봄을 오감으로 느낀다           
억불산 말레길을 오르는 사람들.ⓒ 이돈삼
  
장흥 억불산 정상으로 오가는 데크 길. 길이 지그재그로 평탄하게 이어져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도 부담없이 오갈 수 있다.ⓒ 이돈삼

억불산은 편백숲 우드랜드를 품고 있는 산이다. 데크 길의 이름은 '말레길'. 말레는 '마루'의 지역말이다. 옛집의 방과 방 사이에 있는 대청을 일컫는다. 가족끼리 서로 이해하며 소통하는 공간이다.
 
말레길에는 장애물이 하나도 없다. 길이 급하지 않다. 계단도 하나 없다. 신발에 흙 한 줌 묻히지 않고도 산행을 할 수 있는 길이다. 장애인과 함께, 어르신과 함께, 아니면 어린 아이들과 함께 찾으면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연인과 함께 손잡고 올라도 좋다. 
           
억불산 말레길은 편백숲 우드랜드 매표소에서부터 시작된다. 편백소금집까지는 나무 데크와 포장된 길을 따라 간다. 편백소금집에서부터 말레길이 시작된다. 이 길이 편백숲을 거쳐 억불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억불산 정상이 해발 518m. 산정까지 기존 등산로와 별개로 나무 데크가 다 깔려 있다. 케이블카보다도 인간미가 넘치는 길이다.   
 
'꽃봄'에 이은 '연둣빛 봄'이 펼쳐지고 있다. 장흥 억불산 말레길에도 연둣빛으로 물든 신록이 봄을 노래하고 있다.ⓒ 이돈삼
장흥 억불산을 오가는 무장애 데크 길. 산정으로 오가는 길에 장흥읍내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돈삼

말레길 풍광도 좋다. 성인병을 고치는 데 특효가 있는 황칠나무가 많다. 잎이 억센 곰솔에서부터 줄기가 붉은 적송까지 소나무도 다양하다. 참나무의 최고참이라는 갈참나무도 많다. 숲길에 진분홍 철쭉도 많이 피어 있다.
 
길을 따라 '싸목싸목(천천히라는 뜻의 전라도 방언)' 걷다보면 편백숲이 조금씩 멀어진다. 위로 갈수록 나무널판으로 연결된 길이 지그재그로 이어지면서 산정이 가까워진다. 
 
장흥 억불산 정상. 주차장에서부터 산정까지 편안하게 오를 수 있도록 나무 데크가 놓여 있다. 장애인이 탄 휠체어는 물론 아이를 태운 유모차, 나이 든 어르신들까지도 수월하게 산정까지 오를 수 있다.ⓒ 이돈삼
억불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장흥 시가지. 길에 깔린 데크 덕에 수월하고 편안하게 산정까지 올라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이돈삼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풍광도 멋스럽다. 하얀 구름과 어우러진 산자락의 유려한 곡선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주변의 천관산과 부용산, 제암산과 사자산도 보인다. 길게 흥한다는 뜻인 '장흥(長興)' 시가지도 넉넉하게 펼쳐진다. 장흥과 보성, 고흥이 품은 다도해까지도 눈에 들어온다.

억불산 우드랜드는 덤
 

억불산에 솟아있는 며느리바위도 가까이서 만난다. 바위에 전해지는 이야기도 재밌다. 옛날에 구두쇠 영감이 시주하러 온 도승을 박대했다.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대신해 시주를 하며 용서를 빌었다. 며느리의 효심에 감복한 스님이 '모월 모일 이곳에 물난리가 날 텐데, 그때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앞산으로 피하라'고 일러줬다.
 
하지만 마음씨 착한 며느리는 절규하는 시아버지를 외면할 수 없었다. 앞산으로 피신하면서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그 순간 며느리가 돌로 변해버렸다는 얘기다. 며느리가 쓰고 있던 수건이 바람에 날려 떨어진 곳은 건산(巾山)마을이다. 
 
장흥 억불산은 편백과 삼나무로 숲을 이루고 있다. 숲 사이 군데군데에 쉼터도 놓여 있어 잠시 쉬면서 '편백샤워'를 하기에도 좋다.ⓒ 이돈삼
 
억불산에 있는 편백소금집. 소금을 활용한 다채로운 힐링공간으로 꾸며져 있어 몸의 피로도 말끔히 풀어준다.ⓒ 이돈삼

억불산이 품은 우드랜드도 '보물'이다. 피톤치드 넘실대는 편백숲이다. 아토피 같은 피부질환에 좋다. 스트레스도 단숨에 날려주는 치유의 숲이다. 일년 열두 달 언제라도 좋은 숲이다.
 
숲에 목재 조각품 전시장도 있다. 숲과 나무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목재문화 전시관도 있다. 숲속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통나무집과 흙집도 많다. '편백샤워'를 즐길 수 있는 보약 같은 숲이다.
 
편백숲은 손석연(1918∼1997) 선생이 일궜다. 선생은 '푸른 산 아래 가난 없다'는 일념으로 1958년 이 일대 황무지 120㏊에 편백과 삼나무 47만 그루를 심었다. 자신의 땀과 열정을 다 쏟아 숲을 가꿨다. 숲에 선생의 공적비가 세워져 있다. 
         
숲에 편백소금집도 있다. 편백과 소금을 활용한 다채로운 힐링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천일염으로 동굴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소금동굴도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금으로 마사지를 할 수 있는 소금마사지방도 있다. 소금해독방은 몸의 피로를 말끔히 풀어준다.
 
우드랜드 입구에 손석우 노래비도 있다. '잔치잔치 벌렸네 무슨 잔치 벌렸나∼'로 시작되는 <즐거운 잔칫날>의 작곡가다. 장흥 출신이다. 비석이 셔츠 모양을 하고 있다.
 
우드랜드 길목에 귀족호도박물관도 있다. 귀족호도는 주름과 골이 깊은 게 특징이다. 일반 호두와는 격이 다른, 귀족호도의 기품을 느낄 수 있다. 별자리를 찾아볼 수 있는 정남진 천문과학관은 산 중턱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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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네트워크부 에디터. "쓰는 일에, 그렇게 해서 당신을 만나는 일에 나는 어느 때보다 욕심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