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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9일 오후 7시 06분]
 
'섬마을 인생학교' 참가자들이 3일 오전 전남 신안군 도초도 시목해변에서 발야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권우성
      
"와~ 달려, 달려 2루까지."
"홈으로, 아이구 아깝네. 괜찮아, 괜찮아."

 
전남 신안 도초도의 시목해변이 시끌벅적하다. 모래사장에 즉석 야구장을 만들어 한바탕 몸 풀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지난 2일 개교식을 한 '섬마을 인생학교'의 1기 참가자 30여명. 웃음꽃이 만발한 이 발야구 장면을 드론을 띄워 촬영하는 사진기자가 감탄을 한다.
 
"그림이 예술이네요."
 
파란 바다와 고운 모래밭과 소나무 숲, 그리고 어깨에 진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고 마음껏 숨을 쉬고 즐기는 사람들. 시목해변의 오후 한때를 잡아낸 이 '드론 사진'은 섬마을 인생학교 캠퍼스의 일부를 보여줄 뿐이다.
 
전남 신안군 도초도 시목해변.ⓒ 권우성
시목해변을 따라 걷다가 작은 산을 하나 넘고, 이름 없는 작은 해변을 발견하고 돌아온 이병록, 민경찬씨는 말한다.
 
"여기는 프로그램이 따로 필요 없을 것 같아요. 그냥 도초도의 이곳저곳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네요."
 
신안 도초도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만들어진 섬마을 인생학교는 민관 합작품이다. 신안군(군수 박우량)이 시설과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사단법인 꿈틀리(이사장 오연호)가 운영을 한다. 섬마을 인생학교는 덴마크의 '호이스콜레'를 한국형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오연호 이사장은 "지난 2016년부터 4년째 강화도에서 운영 중인 꿈틀리인생학교는 중3, 고1을 마친 청소년을 위한 것인데, 이번에 개교한 섬마을 인생학교는 성인과 가족을 위한 학교"라고 설명했다.
 
오 이사장은 "덴마크의 성인용 인생학교는 보통 6개월인데, 섬마을 인생학교는 한국 상황에 맞춰 최단 1박2일부터, 3박4일, 2주일, 1달 등 다양한 기간을 운영하고, 내년에는 최장 3개월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섬마을 인생학교는 대한민국 최초의 장기 숙박형 성인용 인생학교인 셈이다.
 
"별들이 내게로 쏟아지네" 감탄사가 터지다
 
전남 신안군 도초도 시목해변, 섬마을 인생학교 기숙사로 사용중인 도드림펜션.ⓒ 권우성
  
3일 오후 전남 신안군 도초도 섬생태연구소에서 '섬마을 인생학교' 참가자들이 별자리체험을 하고 있다.ⓒ 권우성
  
 
섬마을 인생학교 개교식을 겸해 3박4일(4월2일~5일)간 진행된 1기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참여했다. 이 학교의 교훈은 '인생은 내내 성장기다.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다.' 이 교훈에 맞춰 1기 프로그램은 '쉼과 학습의 조화를 통해 나와 우리를 발견'하는 시간으로 짜여졌다.
 
상담심리사 김지연씨가 진행한 '마음공부' 시간에는 '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 둘씩 짝을 지어 현재 자기의 마음 상태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고3학생 형지원씨는 "모처럼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었다. 1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섬생태연구소 김정춘 소장이 진행한 밤하늘 별자리 보기는 광활한 우주 속에 먼지 같은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와, 저기 북극성이 보인다."
"별들이 내게로 쏟아지네. 이렇게 많은 별들을 얼마만에 보는 거야?"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참가자들은 어린아이로 돌아가 감탄사를 쏟아냈다.
 
이번 프로그램은 1기인 만큼 섬마을 인생학교의 비전에 대한 토론도 있었다. 이 토론수업은 앞으로 섬마을 인생학교의 주 캠퍼스로 조성될 옛 도초서초등학교 자리와 그 뒷동산인 수국공원에서 이뤄졌다.
 
2020년 옛 도초서초등학교(전남 진도군 도초도) 자리에 섬마을 인생학교 캠퍼스를 신축하고, 100여명이 기숙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 본격적인 숙박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사단법인 꿈틀리 오연호 이사장이 섬마을 인생학교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권우성
 
오연호 이사장은 "도초서초등학교가 폐교된 이 자리에 앞으로 1년 3개월에 걸쳐 섬마을 인생학교의 교실과 기숙사, 도서관 등 주요시설이 들어설 것"이라면서 "어떤 건축으로 어떤 공간을 창출할 것인지도 올 상반기 이곳을 찾은 학생들과 논의해서 정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 주 캠퍼스가 2020년 9월경 완공되면 1백 명의 성인이 최장 3개월간 기숙하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그 이전에는 시목해변의 도드림펜션과 인근 섬 생태연구소의 숙소 등을 활용해 최대 60명 규모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신안군과 협력해 도초도를 인생학교 메카로
 
신안군과 오마이뉴스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최초 장기숙박형 '섬마을 인생학교' 개교식이 2일 오후 전남 신안군 도초면 섬생태연구소에서 열렸다.ⓒ 권우성
  
시목해변 야영장에서 소감 나누기를 하는 모습ⓒ 김병기
 
 
오 이사장은 "장기적으로는 10년 안에 이 도초도에 성인용 인생학교, 청소년 인생학교, 그리고 인생학교의 교사들을 양성하는 교사대학 등 3개의 학교가 운영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신안군과 협력해 도초도를 인생학교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꿈이다.
 
3박4일의 마지막 날, 참가자들은 시목해변 야영장에 빙 둘러앉아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꿈틀리 가수' 민경찬씨는 3박4일 내내 수업 앞뒤로 '함께 노래부르기'를 진행했는데 마지막 소감 나누기도 역시 노래로 시작됐다.
 
4명의 자녀를 둔 민경찬씨는 "도초도의 환경이 너무 좋아서 여기 있는 내내 아이들 생각이 났다"면서 "다음에 꼭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여기에서 마음껏 놀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청소년전문가 한신희씨는 "이렇게 3박4일간 제대로 쉬어보면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진 것이 참 오랜만"이라면서 "주최자들이 미리 정해놓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함께 기획하고 선택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한씨는 "비금도 주민인 최향순 문화해설사와 함께 비금도를 둘러보는 시간이 매우 좋았다"면서 "현지 주민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많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구에서 온 한 교사는 "3박4일간 신안의 토속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신안 시금치가 참 맛있었다"면서 "요리 실습 차원에서 식사의 일부는 참가자들이 조별로 준비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배가 안 떴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곳이 좋아서 떠나기 싫다"고 덧붙였다.
 
"옆을 볼 자유! 경주마에서 야생마로!"
 
전남 신안군 도초도에서 열리는 '섬마을 인생학교' 참가자들이 3일 오후 옛 도초서초등학교(2020년 섬마을 인생학교 캠퍼스 예정지) 뒷편 수국공원에 올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우성

섬마을 인생학교는 올 상반기 중에는 2박3일, 1주일 코스로 운영된다. 오는 5월 3일(금)부터 5일(일)까지 2박3일간 이뤄지는 3기는 가족 단위의 참가를 우선적으로 환영하며 개인의 참가도 가능하다.

3기는 가족의 달을 맞아 부모교육, 부부교육 등 가족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전문가 특강이 곁들여질 예정이다. 참가를 희망하는 가족이나 개인은 lifeschool0402@gmail.com로 연락하거나 문의하면 된다.

다음은 섬마을 인생학교의 10가지 모토다.
 
1. 쉬었다 가도 괜찮아, 다른 길로 가도 괜찮아, 이미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2. 옆을 볼 자유! 경주마에서 야생마로!
3. 나를 알고 우리를 알고 세계를 안다.
4. 무엇이 중헌디? 다시, 그 마을로.
5. 현장에서 현장으로!
6. 학습에 그치지 말고 삶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은 자기주도적 인생으로 완결된다.
7. 쉼과 노동의 조화, 워킹홀리데이를 즐겨라
8. 자유와 책임, 나와 우리, 학교와 마을의 조화
9. 소비와 생산의 조화 :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렸는가, 그렇다면 그 에너지로 '미래의 생산'에 참여하라
10. 행복한 인생을 위해 투자하라. 최대의 투자는 '인생은 즐겁다' '인생은 살만하다'는 순간들을 축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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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게 많아 '기자' 합니다. 르포 <소년들의 섬>, 교육에세이 <날아라 꿈의학교> 지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