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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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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연설에 의장석 '아수라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등이 의장석으로 올라가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중지시켜줄 것으로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건의하고 있다. 이에 자유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의장석으로 올라가 홍 원내대표를 제지하고 있다. 그러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중재에 나서고 있다. 연설을 잠시 멈춘 나 원내대표가 의장석 아래 발언대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남소연
 
이철희 밀치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비유하자,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 등이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를 요구했다. 자리에서 뛰쳐나온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등이 이 의원을 밀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과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도 보인다. ⓒ 남소연
"사과하세요!"
"조용히 해!"
"듣기 싫으면 나가!"
"이게 뭐하는 짓이야!"
"이건 국회 모욕이야!"

 
국회 본회의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한국당) 원내대표의 원내교섭단체 연설이 있었던 12일 오전, 나 원내대표는 서 있는 자리에서 헛웃음만 지었다. 연설을 다시 시작하려고 몇 번이고 마이크를 잡았지만, 국회 본회의장에 있던 의원들의 고함으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발단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연설 중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비유하면서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하면서 고성을 지르자 나경원 원내대표의 말이 들리지 않게 됐고, 이에 한국당 의원들이 맞서서 삿대질을 시작했다. 이후 국회 본회의장은 알아들을 수 없는 서로의 언성으로 뒤섞였다.

[전문보기] 나경원 원내대표 교섭단체 연설 
 
나경원 "사과하란다고 제가 사과하겠느냐"
 
나경원, 민주당 향해 "앉아달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비유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를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앉아달라고 외치고 있다. ⓒ 남소연
 
의장석으로 뛰쳐나간 정용기-정양석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비유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사과하세요"를 외치며 아수라장이 되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잠시 중지시키고 있다. 의장석 아래로 뛰쳐나간 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과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연설을 중지시킨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발언대에 선 나 원내대표의 표정이 보인다. ⓒ 남소연
사전배포된 연설문 탓인지, 이날 본회의장은 기류가 심상치 않았다. 시작전부터 한국당 의원들은 "파이팅" "힘내라 나경원" "잘한다" 등 기합을 넣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설이 시작된 초반에는 그래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는 내용에 여당 의원 일부가 불만을 표하기는 했지만, 의사진행 자체를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첫 진동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헌정농단' 언급부터 시작됐다.
 
나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은 위헌"이라면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헌정 농단' 경제정책"이라고 말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거세게 나서기 시작했다. "그만하세요" "뭐하는거야" "이게 무슨…. 농담하지 마시라"와 같은 말이 쏟아지자, 한국당 의원들은 "조용히 해" "들어보세요"로 응수했다.
 
홍영표 앞으로 뛰쳐나간 권성동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등이 의장석으로 올라가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중지시켜줄 것으로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건의하고 내려서자,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홍 원내대표에게 다가가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홍 원내표의 옆으로 강병원 대변인과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 대행이 보인다. ⓒ 남소연
 
나경원에 항의하는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비유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박주민 박광온 최고위원, 윤호중 사무총장, 최재성 의원 등이 자리에서 일어나 굳은 표정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 남소연
이후 계속해서 술렁이던 분위기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에서 폭발했다. 나 원내대표는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라며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까지 이야기했으나 이후의 말은 누구에게도 닿지 않았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고, 몇몇 민주당 의원들은 "철회해라" "이게 무슨 모욕이야" "사과해"를 같이 외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정상적인 연설문 낭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홍영표 원내대표가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기 위해 앞으로 나서자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가 달려나와 맞고함을 쳤다. 이철희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이들을 만류하기 위해 나섰다가, 정용기 정책위의장까지 달려나와 소리 지르자 같이 안색이 변해 따지기 시작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견디지 못하고 본회의장을 나가버렸다. 책상을 치고 삿대질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왜 나가냐"라며 "어디 가"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나경원 연설 잠시 중지시킨 문희상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하세요"를 외치며 아수라장이 되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 원내대표의 연설을 잠시 중지시키고 있다. 의장석 아래 발언대에 선 나 원내대표가 잠시 연설을 멈춘 채 숨을 고르고 있다. ⓒ 남소연

문희상 의장이 몇 번이고 정숙을 요청했으나 흥분한 여야 의원들은 의장의 제지를 듣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권성동 의원이 이철희 의원을 손으로 밀치자 이철희 의원이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사과해"를 연호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왜 사과해" "사과할 필요 없어요"라며 따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러분들이 사과하란다고 제가 사과하겠느냐"라며 "이 시간은 야당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이다. 귀담아 들어달라"라고 외쳤다. 민주당의 항의는 강도를 더해갔다.
 
이후 나경원 원내대표 뒤의 국회의장석까지 올라온 홍영표, 이철희, 정양석, 정용기 의원 등의 설전이 이어졌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까지 나서서 중재를 시도했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홍영표 의원은 격분해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소리까지 질렀다.

문희상 "이건 상생의 정치가 아니다"
 
교섭단체 원내지도부를 모두 내려보낸 문희상 의장은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며 "조용히 하세요"라고 수차례 외쳤다. 이에 "사과해"를 연호하던 민주당 의원들이 대부분 자리에 앉았으나 표창원 의원만큼은 마지막까지 서서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한국당 의원석에서 "표창원 앉아!"와 같은 외침이 들렸으나, 그는 "사과하면 앉겠다"라며 요지부동이었다. 문희상 의장이 재차 정숙을 요구하자 그때에야 앉았다.
 
문 의장이 "여러분, 이건 공멸의 정치이다. 상생의 정치가 아니다"라고 입을 열자 한국당 자리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러자 문 의장은 인상을 쓴 채 한국당 의원석을 돌아보며 "박수칠 일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본인도 청와대 스피커라는 소리를 듣고도 참았다. 참고 또 참아라"라면서 "조금씩 참아야지, 민주주의가 도깨비방망이처럼 한 번에 되는 게 아니다"라고 여당 의원들에게 자제를 부탁했다.
 
이어 "아무리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도 듣고, 반성할 것은 없는지 들어봐야 한다"라고 하자 이전까지 박수를 치던 한국당 의원들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니" "의장이 편파적이야"라고 항의했다. 문 의장은 "이제 조용히 마무리하실 수 있도록 귀를 열고 듣자. 이에 대한 정치적 평가는 여러분 마음대로 하시라"라면서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계속 발언을 이어갈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 사과 요구한 홍영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에 비유하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 대행이 나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자리에서 뛰쳐나온 자유한국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이들을 제지하고 있다. 발언대에 선 나 원내대표의 표정이 보인다.ⓒ 남소연
 
숨 고르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사과하세요"를 외치며 아수라장이 되자, 나 원내대표가 잠시 숨을 고르며 물 마시고 있다. ⓒ 남소연
나경원 원내대표가 "문희상 의장의 일부 발언에는 감사드리고, 또 일부 발언은 '역시 민주당 출신 의장이구나'하게 된다"라고 이야기하자 민주당에서 다시 고성이 터져나왔다.
 
"5.18망언 의원들이나 제명하시라"
 
여진은 계속 이어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어진 연설에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 미세먼지, 탈원전 정책 등을 거론하며 비난했고, "좌파 포로 정권"이라고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민병두 의원은 이철희 의원에게 "의사진행발언 통해서 항의하라"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나 원내대표가 "촛불청구서에 휘둘리는 심부름센터로 전락했다"라며 재차 문 정부를 공격할 때는 "아이, 정말" "작작해라"와 같은 말들도 나왔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지층 이탈과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이 요구했던 한미FTA 추진과 이라크 파병, 제주해군기지를 과감하게 수용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려보시라"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좌파단체, 강성노조의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과감하게 잘못을 시인하시라"라고 이야기하자 "노무현 대통령을 어떻게 죽음으로 몰았는데, 말 함부로 하고 있어!"라는 말이 터져나왔다.
 
선거제도 개혁, 패스트트랙 등 국회 현안에 대한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은 계속 이어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헛웃음을 짓거나 아예 포기한 듯 두 손을 들기도 했다. "개편안 보기는 한 거냐"라고 따지는 이도 있었고, "국회선진화법을 통해서 하라고 만든 제도"라면서 패스트트랙을 설명한 이도 있었다. 나 원내대표가 "대안이 있는 반대"를 다짐할 때는 "5.18망언 의원들이나 제명하시라"라는 응수도 튀어나왔다.

이철희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본회의 산회 후 긴급 의원총회가 있음을 고지했다. 그렇게 계속되는 소란의 반복 속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설은 1시간이 지난 뒤에야 마칠 수 있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기립해 '박수'

나 원내대표의 연설이 끝난 후 문희상 의장은 "나경원 원내대표..."하고 무언가 말을 이어가려고 했으나 옆에 앉아 있던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만류하는 듯한 손짓을 하자, 별 이야기 없이 산회를 선포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기립하여 박수를 치고, 나경원의 이름을 연호하자 나 원내대표는 여기에 화답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회는 국민의 이야기를 대신하는 곳인데, 반대편 이야기 안 듣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라면서 "대민 민주주의가 왜곡되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가 된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에 대해 "원고를 잘 읽어보면,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오만과 독선으로 상대방 이야기, 다른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는 자세로 나오면 미래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다른 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민주당에 실망했다"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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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