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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천 항일문화거리의 모습. 밀양은 영남지역의 독립운동 성지와도 같은 곳이었다. ⓒ 박장식
 
경남 밀양이라는 지명을 들었을 때 뭇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송강호와 전도연이 열연을 펼쳤던 영화 <밀양> 또는 8월의 타오를 듯한 더위에도 얼음이 언다는 국민 피서지 얼음골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밀양에 전국에서 가장 독립운동가가 많이 태어난 동(洞)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약산 김원봉도 밀양 출신이다. 또한 3.1 운동 때 가장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으며, 조선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건물을 일제가 감옥으로 쓰는 수난을 겪은 곳이기도 하다.

삼일절을 맞아 수백 년간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밀양 시내 일대를 돌아본다. 시장통에서 조선의 독립을 외치던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무장 독립운동을 추진하기에 이르렀을까. 3.1운동의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1. 조선 3대 누각인 영남루
 
밀양루 맞은편 천진각의 모습. 단군 등 역대 왕의 시조를 모셨지만, 일제강점기 때에는 감옥으로 쓰였던 아픈 역사가 있다.ⓒ 박장식
 
밀양강이 흐르는 위에 자리 잡은 영남루는 평양의 부벽루, 진주의 촉석루와 함께 조선의 3대 누각으로 이름이 높다. 조선 후기의 건축술을 담고 있어 보물 147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현재도 누각 위에 올라설 수 있는데, 밀양강과 밀양 시내 일대를 내려다 볼 수도 있다. 

영남루 바로 맞은편에는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117호로 지정된 천진궁이 있다. 1652년 창건된 이 건물은 단군, 발해 고왕부터 태조 이성계까지 역대 왕의 시조를 모셔놓았던 곳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민족의 정통성 말살을 위해 위패를 땅에 묻고 이 건물을 감옥으로 사용했던 아픈 역사가 있다. 

해방 이후인 1957년 천진궁은 대대적인 수리를 거치며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지금은 여러 왕조의 위패가 모셔져 있어, 한 번 들어가 향을 올릴 법도 하다. 이외에도 아랑각, 무봉사 등 일대를 둘러볼 수도 있고, 조금만 걸어 올라가 밀양 관아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다.

#2. 독립운동가 26명이 태어난 동네
 
해천 항일운동거리의 모습. 좌측에는 김원봉 선생의 생가터에 개장한 의열기념관이 있다.ⓒ 박장식
 
밀양에서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은 79명 중 26명이 밀양의 좁은 냇가인 해천 일대의 내일동, 내이동에서 태어났다. 그래서인지 해천에는 항일운동테마거리가 조성돼 있다. 과거 복개됐던 하천을 헐어 조성한 테마거리는 밀양의 독립운동 이야기를 소개하며 '열린 박물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천 변에는 여러 독립운동가의 생가터가 남아 있다. 3월 13일 밀양 만세운동을 조직했던 윤세주 선생, 임시정부의 군자금을 모집했다가 옥고를 치른 권잠술 선생을 비롯해 약산 김원봉 선생의 생가터도 남아 있다. 특히 김원봉 선생의 생가터에는 의열기념관이 조성돼, 김원봉 선생과 의열단의 역사를 돌아볼 수도 있다.

의열기념관에 들어가면 약산 김원봉 선생의 일대기뿐만 아니라 의열단 단원들의 면모, 그리고 의열단이 했던 활약상 등에 대한 소개가 전시돼 있다. 오르내리는 길에는 약산 김원봉의 말이 크게 걸려 있다. "자유는 우리의 힘과 피로 쟁취하는 것이지, 결코 남의 힘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3. 밀양의 독립운동사를 보고 싶다면
 
밀양시립박물관 내에 위치한 밀양독립운동기념관의 모습.ⓒ 박장식
 
밀양의 독립운동사를 깊이 둘러보려면 밀양 시내의 끝자락에 있는 밀양시립박물관에 가는 것도 좋다. 시립박물관에는 독립운동기념관이 있어 밀양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다. 밀양에서 3.1 만세운동이 일어난 계기는 물론, 이후에도 8번이나 밀양 일대에서 만세운동이 벌어졌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시립박물관 역시 볼거리가 많다. 시립박물관에서는 여러 역사 유적지를 재현한 공간이 있는가 하면, 2층 전시실에서는 문화재로 상당수 지정된 목판을 관리하는 개방형 수장고가 있어 둘러볼 만하다. 자연사박물관에서는 밀양 지역의 여러 화석을 비롯해, 공룡이나 매머드 등의 화석도 구경할 수 있다.

박물관을 나오면 지친 발을 쉬게 할 밀양향교가 지척에 있다. 대다수의 향교가 들어갈 수 없게 돼 있거나 방치된 것과는 달리, 밀양향교에는 작은도서관이 조성돼 있다. 밀양의 역사나 독립운동사를 다룬 책, 현대식으로 풀어낸 유교의 사서삼경 등이 비치돼 오래된 한옥에서 여유롭게 독서를 즐기며 여행의 쉼표를 찍기 좋다.

#4. 먹거리 많고 '기찻길' 편리

밀양시는 부산과 대구의 중간 지점이라는 지리적 특성답게 두 지역의 먹거리가 많다. 그중에서도 부산의 먹거리로 알려진 밀면이나 돼지국밥을 파는 식당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내일동, 내이동이나 삼문동 일대에 오래된 맛집이 많다.

밀양 시내를 벗어나면 더 많은 볼거리가 있다. '긴 늪'으로 불리는 기회송림이나 얼음골 등을 둘러보아도 좋고, 사명대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표충사에 방문해도 좋다. 삼랑진으로 내려가면 옛 경부선 폐철도와 폐터널을 활용한 트윈터널 등이 있어 가족끼리 방문하기에 적합하다.

밀양은 버스교통보다 철도교통이 더욱 편리한 도시다. 경부선 KTX 중 구포역을 경유하거나 마산, 진주로 향하는 KTX 대부분과 무궁화호, ITX-새마을이 밀양역에도 정차한다. 초봄에는 양산 원동의 순매원이나 청도 와인터널을 들러 매화의 향기에 취해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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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도 쓰고, 교통 칼럼도 날리고,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러면서도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투잡따리 시민기자. 그리고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라이프+ 여행·문화 담당 기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기 위해선 이야기의 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