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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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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역에 세워진 서울-평양 표지판 26일 오전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한 이강래(왼쪽부터) 한국도로공사 사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등이 서울-평양 표지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기사 수정 : 28일 오전 8시 47분]
[판문역 공동취재단 신나리 기자]

김윤혁 북측 철도성 부상 : "북남 철도 도로 사업의 성과는 우리 온 겨레의 정신력과 의지에 달려 있으며 남의 눈치를 보며 휘청거려서는 어느 때 가서도 민족이 원하는 통일 열망을 실현할 수 없습니다. 북남철도도로 협력의 동력도 민족 내부에 있고 전진 속도도 우리 민족의 의지와 시간표에 달려 있습니다."

김현미 남측 국토부장관 : "철도와 도로로 더욱 더 촘촘하고 가까워진 동아시아는 철도 공동체를 통해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을 견인할 것입니다. 이 속에서 한반도가 동북아 물류의 허브로서 더 많은 세계 기업의 관심을 받게 될 것은 자명합니다."


북측 김윤혁 철도성 부상은 26일 연신 '민족'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개성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대북제재를 의식한 듯 '다른 눈치 보지 말고 남북 협력에 속도를 내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의 뒤로 '동, 서해선 북남철도 도로련(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 2018. 12. 26'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나부꼈다. 2002년 9월 18일 남측이 북측에 철도 자재 장비를 주는 착공식을 한 지 16년만, 2007년 5월 17일 경의선 열차가 문산역에서, 동해선 열차가 금강산역에서 시험운행을 한 지 11년 만의 행사였다.

이후 남북은 2007년 12월 11일부터 다음해 11월 28일까지 주 5회씩 개성공단에 건설자재 등을 나르며 운행을 이어가다 중단됐다. 남측 관계자들을 태운 새마을호 4201호 열차가 판문역에 도착하자 북측 세관원이 "(판문역에) 열차가 선 것은 10년 만"이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남북철도,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여섯번째),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 다섯번째),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오른쪽 여섯번째)을 비롯한 내빈들이 26일 오전 개성 판문역에서 진행된 '동·서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26일 오전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한 북측 인사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 부상은 착공식을 두고 "동북아·유라시아의 공동 번영, 나아가서 전 세계 공동 번영을 적극 추동하는 새로운 동력이 출현하는 역사적인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철도 도로 연결과 현대화가 남북 협력에 그치는 것이 아닌 동아시아 전반의 물류 혁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또렷이 했다. 

남측 김현미 국토부장관도 운송기간 단축, 물류비용 절감 등 남북 철도 협력이 가져다줄 경쟁력을 재차 강조했다. 김 장관은 착공사에서 "철도·도로를 통해 사람과 물자가 오가고, 문화·체육·관광·산림·보건 등 보다 다양한 분야의 교류협력이 촉진될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렇게 남과 북을 이어준 동맥은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돼 우리의 경제지평을 대륙으로 넓혀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시작할 때 담당 국장이자 남측 협상 대표였던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남북 철도 연결식을 한 지 15년 지났다"라면서 "오늘 착공식을 계기로 철도를 타고 평양, 신의주, 중국과 몽골, 러시아, 유럽까지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중국·러시아·몽골 고위급의 축사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6일 오전 북한 개성시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동서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의 세부일정으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과 김윤혁 철도성 부상이 침목서명식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철도·도로 연결이 동아시아 물류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중국·몽골·러시아 등의 관계자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착공식에 참석한 안드레이 쿨락 주한 러시아 대사는 "한국·북한·러시아의 3각 협력 프로젝트 중 하나가 철도 연결"이라며 "남북 철도 연결은 유라시아로 연결돼서 서울에서 모스크바까지 갈 수 있어서 관심이 있다, 물류 통로도 된다"라고 강조했다.

추궈홍 주한중국대사 역시 "남북관계 평화와 한반도 비핵화의 긍정적 역할을 추진할 것으로 믿으며, 남북간 철도가 되도록 빨리 연결돼 중국으로까지 철도가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양구그 소드바타르 몽골 도로교통개발부 장관은 "몽골 정부는 한반도에서 평화 번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라면서 "오늘 도로·철도 착공식을 했으니 이 길을 통해 앞으로 울란바토르까지의 물자 수송 등 모든 것들이 잘 되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착공식은 거행됐지만 당장 공사를 시작하기는 어렵다. 대북제재 때문이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착공식 소감을 묻자 "감개가 무량하다"라고 답했다. "실제 공사는 언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라는 질문에는 "남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은 내년 초 남북 도로·철도와 관련해 추가 정밀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남북은 지난 11월 30일부터 18일 동안 2600km에 달하는 거리를 달리며 공동조사를 진행했다.

"개성 땅 어디엔가 부모님이..." 울먹인 이산가족들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26일 오전 개성 판문역에서 진행된 '동·서해선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서 남북 관계자들이 궤도 체결식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착공식에는 개성을 고향으로 둔 이산가족도 참여했다. 손문자 할머니는 "개성 시내 기억이 다 난다"라며 "갈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개성에서 나고 자라다 홀로 남측에 내려왔던 김금옥 할머니는 "빨리 철도가 완공돼서 개성역에서 기차 타고 내려 살았던 동네에 가고 싶다"라면서 "개성 땅 어디에선가 우리 부모님이 살아계실 것 같다"라고 울먹였다.

10여 년 전 남북 화물열차를 운행했던 신장철 기관사는 "다시 언제 운행하나, 다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했는데..."라고 감격했다. 그는 "주변이 변한 게 없다"라면서도 "사천강 철로를 지날 때 열차가 너무 저속으로 지나가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철도가 노후화돼 보수할 것이 많아 보인다면서 기관사로서의 걱정을 놓지 못했다.

한편, 착공식은 철로 위에서 궤도를 연결하는 궤도체결식, 도로표지판 제막 행사로 이어졌다. 왼편에는 서울, 오른편에는 평양이라고 적힌 도로표지판이 판문역에 남았다. 이날 오후 1시 14분쯤 판문역을 출발한 남측 열차는 1시 30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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