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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대책위원회의 참석하는 김병준-김성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 김용태 사무총장 등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이번 청와대 대소동은 전두환 대통령 때 '평화의 댐', 그 10배, 100배의 역사적 사기극이다."

김용태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 사무총장이 8일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한 말이다. 이는 '탄핵 촛불' 당시 국군기무사령부의 위수령과 계엄령 문건 작성과 실행 의혹에 대한 군·검 합동수사단(아래 합수단)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보는 한국당의 인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합수단은 전날(7일) 현재 도피 중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신원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관련기사 : 조현천 어디 있는지 몰라... '닭 쫓던 개' 전락한 계엄령 수사 ) 수사 종료가 아닌 '잠정 중단' 조치이지만, 앞서 제기됐던 '촛불 계엄령' 의혹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용두사미에 가까운 결론이었다.

김 사무총장은 특히 "문재인 정권은 대법원·헌법재판소·경찰·검찰·국가정보원·국세청 등 헌법기관들 장악에 성공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군 권력기관인 기무사 장악을 위해 이 같은 소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문 대통령과 청와대, 군인권센터는 사과하고 반성하라"

김 사무총장은 이 때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태산이 큰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뒤를 이어 쥐 한 마리가 태어난다)'이란 고사성어도 인용했다. 이는 요란하게 시작했지만 결과는 매우 사소한 모양을 뜻한다.  그는 "태산명동서일필이란 말은 들어봤지만 태산명동서영필은 못 들어봤다"고 비꼬았다. 이는 태산이 큰 소리를 내며 흔들렸지만 쥐는 한 마리도 태어나지 못했다는 것으로, 이번 합수단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규정한 것이다

이어, "국민과 군인들을 협박하고 태산을 움직이게 했던 의도와 사람들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라며 "그들 때문에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적 비판과 분노를 샀던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 말씀을 드리고, 사기를 쳤던 이들은 이제 포토라인이 아니라 수갑 차고 포승줄에 묶여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다"라고 말했다.  
 
모두발언하는 김성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청와대가 직접 앞장서고 민주당·정의당·시민단체까지 합세해 국가를 전복하는 내란이라니, 쿠데타라니 하더니 수사 결과는 허위 공문 작성 혐의로 관련자 3명을 불구속 기소한 게 전부였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계엄령 의혹을 제기한) 군인권센터라는 시민단체와 민주당, 청와대의 3각 커넥션이 만들어낸 논란이야말로 심각한 군기 문란이었다. 이제라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군인권센터는 사과하고 반성하라"라고 요구했다. 합수단의 기소중지 처분을 사실상 무혐의 결론으로 못 박은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더 나아가 기무사의 기밀문건 공개에 대한 수사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당은 지난 7월 기무사 문건 노출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하고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등 관련자를 고발한 적 있다"라며 "이에 대한 수사 결과도 신속하게 발표돼야 한다, 아무리 나라의 기강이 흐트려졌다고 해도 군사기밀을 공개한 것은 가벼운 성질의 사건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한국당의 공세는 전날 합수단 중간수사 결과 발표 후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한국당은 논평을 통해 "처음부터 아무런 근거도 없이 내란음모로 몰아세워 국가안보기관을 적폐세력으로 몰아붙인 현 집권세력은 역사의 심판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내년 초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밝힌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이날 새벽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이 헌법 61조, 국회법 127조,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군기무사령부 해체와 촛불집회시 계엄령 문건 관련 내란음모죄 혐의 군검 합동수사단 구성 배경 등 문재인 정부의 국정농단에 대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그는 합수단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인용하며 "(촛불 계엄령 의혹은) 그야말로 '가짜 내란음모죄 덮어씌우기' 국정농단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군 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이 앞장 서서 합수단과 언론을 총동원해 매일 국군을 내란음모세력으로 몰아세웠으나 '완전 가짜 뉴스'였다"면서 "대한민국 역사상 이보다 더한 국정농단과 국방력 훼손 사건이 어디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여야 3당 원내대표, 국방위 차원의 청문회 개최 합의

한편, '촛불 계엄령' 의혹에 대한 정치권의 날선 대립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 홍영표·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회동에서 기무사 계엄령 문건 관련 국회 국방위원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에 합의했다.

민주당은 전날(7일) "탄핵 당일까지 청와대를 넘나들며 국민을 상대로 한 계엄령 발동을 논의한 이들에 대해 수사가 중단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수사당국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신병 확보에 속도를 내는 한편, 관련자들에 대해 중단 없는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태그:#촛불 계엄령, #문재인, #김용태, #김성태,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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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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