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에 항의하는 함진규 의원 함진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독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발어하던 도중, 현안질의 때 물어보라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강훈식: "의사진행발언을 하시라고요! 하지 말라고 하지 않잖아요. 절차를 지켜서 하세요."
함진규: "강훈식 의원님. 아니 왜 초점이 무뎌졌어요? 인신공격이 아니라"
12일 오전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 신창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신규택지 지정사업 계획 사전공개 논란을 두고 고성이 오갔다. 당초 예정돼 있던 법안상정 후 관련된 현안질의를 하기로 돼 있었지만, 자유한국당 (한국당)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 등을 통해 현안질의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시작된 일이다. 결국 국토위는 35분 가량 서로 의사진행발언만 주고 받다 정회됐다.
한국당 소속 이헌재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신창현 의원이 유감스럽게도 비밀로 입수한 자료를 공식 보도자료로 발표해서 온 국민이, 나라 전체가 실망과 절망에 빠져 있다"라며 법안 상정에 앞서 현안 질의부터 먼저 하자고 제안했다. 또 신 의원에게 해당 신규택지 지정사업과 관련된 보고를 했던 경기도청 관계자와 국토부·LH 관계자, 신 의원에게 관련 자료를 준 것으로 언급된 김종천 과청시장 등의 출석도 요구했다.
같은 당 소속 박덕흠 국토위 간사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현안질의를 먼저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향해 관련자들이 출석했는지 직접 질의하기도 했다.
민경욱 "이번 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민주당에게 유감 표한다"
▲ 국토위 파행 책임 떠넘기는 여야 간사 국회 국토교통위 박덕흠 자유한국당 간사(오른쪽)와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독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파행의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언쟁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이에 민주당 간사인 윤관석 의원은 "최근 발생한 문제로 야당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에 미리 예정돼 있던 법안상정을 하고 현안질의를 하기로 (간사 간 협의로) 했다. 충분히 얘기하실 수 있으니 지금처럼 의사진행발언으로 또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라고 제동을 걸었다.
같은 당 임종성 의원은 전날(11일) 한국당에서 신 의원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점을 거론하며 "검찰 조사를 지켜보겠다는 뜻 아닌가"라며 "간사 간 협의대로 법안상정부터 하는 게 맞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사진행발언을 이용한 한국당의 공세는 계속됐다. 민경욱 의원은 "신 의원의 기밀자료 유출로 해당 지역에 투기세력이 몰리는 등 시장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공익적 이유로 공개했다고 두둔하고 있다, 이번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유감을 표한다"라고 비판했다.
함진규 한국당 의원은 "이것이 우리 당에서 벌어졌다면 여러분들이 어떻게 대응하실지 궁금하다"라며 신 의원의 신규택지 지정사업 계획 공개로 벌어진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보도한 신문을 꺼내들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목소리를 높여 항의하자, 그는 "(민주당) 김철민 의원님, 안산시장 하시지 않았나. 이게 옳은 거라고 보시나. 카메라가 다 보고 있으니깐 더 소리쳐 보시라"라고 맞받았다.
함 의원은 이어, "검찰에 고발했으니 지켜보자? 경우에 따라선 예정된 택지지구를 전면 수정할 수 있다"라며 "(회의 관계차 오후에 자리를 비우는) 김현미 장관이 가시기 전에 이에 대한 명백한 내용을 밝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 언성 높인 박순자 국토교통위원장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언성을 높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상임위원회에서 의사진행에 문제제기 하고 날뛰면 진행을 할 수가 없다. 양당 간사 간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하니 정회하겠다"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 남소연
같은 당 소속 박순자 국토교통위원장이 "법안을 소위로 상정하는 시간이 3분 걸린다. 전체회의에서 바로 의결하는 게 아니라 대체토론을 할 시간도 있다"라며 달랬지만 분위기는 정리되지 않았다. 결국 박 위원장은 "상임위원회에서 의사진행에 문제제기를 하고 날뛰면 진행을 할 수가 없다. 분명 양당 간사간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하니 정회하겠다"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신창현 "과천시장으로부터 문자메시지 받고 LH 보고 받아"
한편, 신창현 의원은 논란 직후 국토위원직을 사임한 상태다. 그는 지난 11일 밤 동료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문제의 자료는 임대주택 과잉개발을 우려한 과천시장으로부터 문서사진 4장을 문자로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자료를 LH에 보내면서 의왕, 과천 주택공급계획에 대해 보고하라고 했고, LH직원은 상세도면을 가져와 설명하면서 지도를 제외한 3장 짜리 문제의 자료를 제출한 것"이라며 "자료 어디에도 공개하면 안 된다는 표시가 없었고, 구체적인 지명은 모두 ○○으로 삭제돼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협의 중인 내용을 공개한 것은 신중하지 못했고 경솔했다는 지적에 동의한다"라며 "그러나 이것을 정보유출로 몰고가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국민의 알권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 국회 출석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간 공방을 지켜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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