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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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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선 김관영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출산주도성장' 같은 주장은 없었다.

비판할 건 비판했으며, 칭찬할 건 칭찬했다. 고쳐야 할 건 고치라고 했으며, 협력할 건 협력하겠다고 했다. 주장은 주장대로 전했으며, 또 제안할 건 제안했다. 이번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기간 중 처음 듣는 단어들도 있었다. 하나는 경제민주화였고, 또 하나는 미투 운동이었다.

6일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전북 군산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이 그러했다. 물론 쓴소리가 칭찬보다는 훨씬 많았다. 허나 "사람 잡는 경제", "몰빵", "보이스피싱", "뺑소니" 등과 같은 현란한 비유 대신 '사실'로 지적했다. 전날 있었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서울 강서구을)의 그것과는 확실히 달랐다.

"경제에서는 무모하고 무능, 정치에서는 무책임"
 
이날 연설에서 김 원내대표의 청와대와 정부 비판은 그 강도가 매우 높았다. 그는 "제대로 된 국가를 만들어달라는 국민적 요구를 안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경제정책에선 시장과 싸우는 실험적 정책을 남발하는 무모함을 보였고, 정국 여러 갈등 현안들에서는 책임지는 정치 대신 뒤로 숨었다"고 지적했다. "경제에서는 무모하고 무능하며, 정치에서는 무책임하다"고 평가했다.
 
김성태 연설듣는 홍영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오른쪽은 이해찬 대표. ⓒ 남소연
김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 중 최악의 결정은 바로 유례 없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라고 짚었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처럼 최저임금 인상이 국가적 문제가 된 적이 없다"면서 "최저임금 결정시 기업들의 최소한의 부담 능력을 감안했고, 혹여라도 기업이 감당 못할 만큼 인상돼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득주도성장의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라"고 대통령에게 촉구한 김 원내대표는 부동산 정책 역시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 예로 든 것은 지난 8월 말 금융위가 내놨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하루만에 재검토에 착수했던 전세자금 대출 제한 대책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부부 합산 소득 7000만 원이 넘는 가구에 대해 전세보증신청자격을 제한하기로 했다. 과연 적합한 기준인지 의문"이라면서 "일주일 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해 정규직 노동자 평균 월 임금은 342만 원으로, 연봉으로 환산하면 4100만 원 정도다. 근로자 평균 임금을 받는 맞벌이 가구는 소득이 많아 전세보증자격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욱이 하루만에 정부가 물러나 무주택자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해, 정부 정책의 혼선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쓴소리

김 원내대표는 일자리 정책의 경우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면서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정책은 역대 정부가 자제해온 하책 중 하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7월 기준 우리나라 취업자 수는 약 2700만 명이고 전체 공무원 숫자는 중앙직·지방직을 합해 100만 명 수준"이라면서 "그 공무원이 되기 위해 취업준비생 약 40%가 공시족이 됐다. 구직 시장이 더욱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공론화 정치' 역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김 원내대표는 "소위 '공론화' 정치는 문재인 정부의 비겁함과 무책임 정치의 극치"라고 쏘아 붙였다. 그는 "대통령은 주권자가 위임한 권력을 토대로 책임 정치를 해야 한다. 억지로 여론을 만들어서도 안 되며, 여론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김 원내대표는 대입정책 공론화 위원회를 "실패작"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 출범했으나 결국 공은 교육부로 돌아갔다"면서 "교육부가 처음부터 교육에 대한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노력 대신 공론화란 미명으로 국민의 등뒤로 숨으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비판은 자연스럽게 문 대통령의 인사(人事)로 옮겨갔다. 김 원내대표는 "현재 문 대통령의 행정부 운영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만기친람, 청와대가 정부 그 자체가 되어 버린 상황, 소위 '청와대 정부'"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께 진심으로 충언한다. 인사가 만사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구호가 '내 사람이 먼저다'로 변질되지 않았는지 인사 상황을 겸허한 자세로 되돌아보시라"고 충고했다.

칭찬

이날 연설에서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그간의 노력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는 긴장 완화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면서 "청와대와 여당은 최근 한반도 비핵화의 속도감 있는 진전과 일관된 대북 정책 수행을 위해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관영 연설듣는 유승민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뒤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 ⓒ 남소연
이어 김 원내대표는 "여야 모든 정치 세력이 한마음 한뜻으로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고 전 세계에 한국의 강력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자는 대통령과 여당의 요청에 바른미래당은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단서는 따라붙었다. 그는 "비준동의안 처리는 여야 모두 머리를 맞대고 합의 처리해야 진정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의 선거제도 개혁 의지에 대한 평가 역시 '물론' 후했다. 김 원내대표는 "최근 5당 원내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에서 대통령께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대표성과 비례성이 강화되는 선거제도로의 개혁을 적극 지지한다고 공개 발언하신 것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며 "즉각 정치개혁 특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올해 안에 민심 그대로 선거제도인 연동형 비례대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개헌 무산에는 대통령의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약한 날짜가 되었다고, 국회가 수용할 수 없는 개헌안을 던진 대통령의 행동도 적절하지 못했다"면서 "개헌도 올해 안으로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개헌 문제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회피하지 마시고 책임 있고 분명한 답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온 이 말... 문희상 "썩 잘하셨다"

"권력을 무기로 하는 폭력은, 그 사람이 정치인이든, 직장 상사이든, 학교교사이든, 권력자의 우월한 힘 자체가 원인입니다. 피해자에게 '왜 거부하지 않았나'를 물을 것이 아니라, 가해자에게 '왜 성적 대상으로 접근했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피해자에게 '피해자답지 못했다'는 말을 할게 아니라, 가해자에게 침범해선 안 되는 타인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왜 무너뜨렸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김관영 연설듣는 김성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오른쪽은 같은 당 김용태 사무총장. ⓒ 남소연
이 발언에 이르러서는 전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설과의 차별성이 더 두드러졌다. 김 원내대표는 "미투 운동이 우리에게 던진 숙제는, 권력에 기대어 약자들에게 가해진 일상에 내재된 지독하게 오래된 폭력을 공개하고 가해자들에게 그 사실을 인정하라는 것이었다"며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입법 부재'가 이유라면, 국회는 타당하고 합리적인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민주화란 단어도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는 기존 대기업 중심 성장 정책과 달리 혁신 기반의 중소·벤처기업도 그 중심에 두는 성장 정책이다. 또 대기업의 성장 과실이 제도적으로 중소기업과 근로자에게 흐르게 하는 것"이라며 "지난 1년 4개월 동안 공정경제 생태계를 제대로 조성 못 했고, 혁신 성장을 위한 규제 혁신 노력은 말만 앞설 뿐 아직 빈손"이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을 통해 은산 분리 일부 완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과감한 규제 완화 등을 요구했다. 그는 "규제프리존법과 지역특구법은 하루 빨리 처리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으며, 그 외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제 도입, 기초의원 4인 선거구 분할 금지, 그리고 "고 노회찬 의원도 피해가지 못했던 정치자금법 개정" 등에 대한 당위성을 제기했다.

연설이 끝난 후 문희상 국회의장은 "썩 잘 하셨다"고 평가했다. 앞서 경우들과 달리 소란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의원들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했다. 이번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 기간 중 여야로부터 모두 박수를 받은 경우 역시 유일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장 방청석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의장이 모습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연설 내내 김 원내대표 연설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던 그는 연설이 끝난 직후 방청석을 떠났다. 박 회장은 오후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날 예정이다.
 
국회 방청석에 앉은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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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