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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청와대 스피커냐"...문희상 "의장 모욕은 국회 모욕"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말미에 "문희상 국회의장이 개원 연설을 통해 블루하우스(청와대) 스피커를 자처했다"며 "어떻게 심판이 선수로 뛰려고 하느냐"고 노골적으로 비판하자 문 의장(위)이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 남소연
"어떻게 입법부 수장께서 블루 하우스 스피커를 자처하시나."
"지금 뭐하는 짓이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애드리브'에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소란이 일었다. 문희상 국회의장을 '저격'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발로 고성이 오가면서 김성태 대표의 마이크 발언이 거의 들리지 않을 지경이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주자로 나섰다. 3일 문희상 국회의장의 개회사와 4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연설에 이어지는 자리였다. 마이클 잭슨의 '문워킹' 등 다양한 사진자료와 함께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읽어가던 김성태 원내대표는, 막바지에 "끝으로 훈수 하나 더 두겠다"라고 운을 띄웠다. 국회의원들과 출입기자들에게 사전 배포됐던 원고에는 없는 내용이었다.

김성태 "문희상, 입법부 수장으로서 품격 상실"

김 원내대표는 "엊그저께 문희상 국회의장께서 2018년도 정기 국회 개원연설을 하셨다"라면서 "어떻게 입법부 수장께서 블루 하우스 스피커를 자처하시나"라고 비난했다. 김성태 대표가 "어떻게 심판이 선수로 뛰려고 하실 수가 있나"라고 말을 이어갔으나, 이후의 발언은 방청석까지 닿지 못했다. 누군가의 "에이"를 시작으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항의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김성태 "소득주도성장 폐기하고 출산주도성장으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 대신 출산주도성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저출산 위기는 대한민국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국가 재앙으로 다가왔다"라며 "저출산 문제는 국정의 최우선 과제이다. 문재인 정권에 출산주도성장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 남소연
김성태 연설에 팔짱 낀 홍영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 대신 출산주도성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 남소연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을 모욕해?" "지금 뭐하는 짓이야!" "그만하세요"와 같은 말들이 홍수를 이뤘다. 한국당 쪽 의원들 중 몇몇도 "조용히 하세요" "일단 좀 들읍시다"라며 맞받았지만 장내 소란을 멈추지 않았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자, 좀 조용히 하세요"라고 이야기했지만, 앞서 긴 연설 동안 화를 참아왔던 여당 의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여당 의원들의 항의를 무시한 채 연설을 이어갔으나 거의 들리지 않았다.

국회 영상회의록 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김 원내대표의 이후 연설은 문희상 의장을 향한 비판의 연속이었다. 그는 "한 나라의 입법부 수장으로서 품격도 상실하고, 균형 감각도 상실한, 대단히 부적절한 코드 개회사였다"라며 "아무리 여당 출신 국회의장이라고 하더라도, 국회 본연의 책무인 행정부 감시를 소홀히 했다"라고 평가했다. 이 순간, "한 나라의 원내대표로서의 품격이 없다"라는 목소리가 오디오로 흘러들어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어 "의회가 균형을 상실할 때, 대통령 권력에 대한 견제 역할을 스스로 방기할 때, 민주주의는 꽃을 피울 수 없다는 점을 반드시 잊지 마시기 바란다"라며 "긴 시간 경청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한 뒤 단상에서 내려왔다.

문희상 의장을 향한 비판이 처음 나온 시점부터 김성태 원내대표가 내려갈 때까지, 약 2분 간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는 멈추지 않았다. 연설이 끝나자 한국당 의원들은 손뼉을 쳤고, 다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일어나서 장내를 빠져나가려고 했다.
김성태 연설에 팔짱 낀 이정미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 대신 출산주도성장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 남소연
문희상 "정치인생을 다 걸겠다, 그런 일 없다"

그때, 문희상 의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문 의장이 "수고하셨다, 따끔한 충고 잘 들었다"라고 입을 열자 나가려던 민주당 의원들이 발길을 멈추고 돌아서서 웃었다. 박수를 보내는 의원도 있었다. 문 의장은 "내 정치인생 통틀어서, 국회가 국회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회주의자이다"라며 "제 의장 임기 동안 청와대나 정부의 말에 휘둘리는 일이 있으면, 제 정치인생을 몽땅 다 걸겠다, 그런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국회의장을 모욕하면, 국회의장이 모욕당하는 게 아니라 국회가 모욕당하는 일이라는 걸 가슴 속 깊이 명심해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한 뒤 산회를 선포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이 뭐하는 거냐"라며 항의하는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잘했다" "멋있다"라면서 환호했다.

산회 직후 김성태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응이 핫하고 좋네!"라며 "좋은 거다, 제1야당이 밋밋한 입장보다는 핫한 게 좋은 거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문희상 의장의 반응에 대해서는 "의장이 모욕당해서는 결코 안 된다"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국회의장은 정권의 눈치를 보거나, 정권의 스피커가 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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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