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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산은 산사태 위험 1~2등급 지역으로 주민들에 따르면 예전에도 산사태가 발생했다. 사진에 보이는 건물 뒤쪽 산을 빙 둘러서 태양광발전시설 신청이 접수된 상태다.ⓒ 김종술

'태양광발전사업'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 지원정책에 따른 보조금과 비싼 전력 단가측정 때문에 허가를 받는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기도 한다. 마구잡이 신청이 들어오면서 자치단체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충남 공주시에 따르면 크고 작은 태양광발전시설 사업자가 200명이 넘는다. 난개발로 인한 문제는 비단 이곳만이 아니다.

세계 국선도 연맹 대학이 있는 충남 공주시 이인면 목동리. 천선원 뒤 무수산을 둘러싸고 태양광발전사업 신청이 공주시에 접수됐다. 2건 가운데 1건은 2017년 1월 5일 충청남도에서 7만㎡ 정도의 1차 허가가 난 상태고 2번째 2만7000㎡ 규모의 허가가 공주시 기업경제과에 접수된 상태다.
 
제보를 받고 찾아간 천선원은 산세가 좋은 깊은 산속에 위치해 있었다. 지방하천 2급인 사정천을 따라 오르는 길목 정자에는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는 주민들로 북적였다. 작은 소류지인 남월지를 끼고 조경수로 심어 놓은 무궁화 꽃이 활짝 피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올라간 나지막한 산자락은 한눈에 보아도 법적 기준치인 15도를 넘어 보였다.

최근 난개발로 인한 문제가 대두되면서 지역 MBC와 KBS 등 기자들이 먼저 와서 취재하고 있었다. 현장 안내를 맡은 '남월마을 태양광발전시설 반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이종대 협력위원장은 "태양광발전시설이 들어설 자리는 마사토 재질의 산지로 산림청에서는 산사태 1, 2등급 위험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계룡산 줄기로 이어지고 수목이 울창하여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가재, 도롱뇽, 반딧불이 등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청정 생태계"라고 말했다. 
 
"지난 7월 4일 대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 전기사업허가가 공주시에 접수되었다. 10호 이상의 가구가 귀촌‧귀농하여 마을을 형성하고 자연과 벗하며 평온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던 지역 주민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지역은 아주 오래전에 산사태가 일어나 산1-1의 반쪽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경사가 매우 심한 마사토 재질의 산지이다.
 
지금도 산 곳곳에는 큰 바위와 돌이 많고 남월마을 어르신들은 아직도 '돌 위에 돌을 올려놓지 않는 풍습'을 지키고 있다. 이러한 산지에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위해 대량으로 나무를 벌목한다면 집중호우가 내릴 때 산1-1 지척에 거주하고 있는 수십 명의 사람들은 생존권이 위협되는 매우 불안하고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환경부는 9일 이 같은 '육상 태양광발전 사업 환경성 평가 협의 지침'을 8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지침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할 수 없는 '회피해야 할 지역'은 백두대간과 법정보호지역, 보호 생물종 서식지, 생태 자연도 1등급 지역 등 생태적으로 민감하거나 경사도가 15도 이상 혹은 산사태 위험 1~2등급인 곳이다.
 
또 경관보존이 필요하거나 생태계조사를 실시하는 지역도 태양광 발전 시설을 놓을 수 없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생태 자연도 2등급 지역과 생태축 단절 우려 지역, 식생 보전 3~4등급의 산림을 침투하는 지역, 법정보호지역의 경계로부터 반경 1㎞ 이내 지역도 태양광 설치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침에는 태양광 발전사업 수행 방향도 제시됐다.
 
공주시 300건 "우리도 골치 아프다"
 
공주시에서 제공한 산사태위험지도에는 태양광발전시설이 들어오는 천선원 주변(원안)이 산사태 위험등급 1~2등급으로 나타나 있다.ⓒ 김종술

공주시 담당자도 산사태 위험지역임을 인정했다. 그는 "충청남도에서 1차 허가가 나간 상태에서 위쪽에 또다시 신청이 들어온 상태다. 주민들의 주장은 2번째 공주시에 신청한 2만7000㎡ 규모의 허가를 불허해 달라는 것이다. 산사태 위험등급 2~3등급(대전환경운동연합이 산림청에 확인한 결과 1~2등급)이 분포되고 있다. 환경부에서 법에 따르면 안 되게 되어 있는 게 맞다. 그러나 시에서는 환경영향평가에서 불허가 판정을 받을 수 있으니 불허가 신청을 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충남도에서 1차 허가를 받은 사람도 3년 이내에 허가를 신청해야 하는데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 2차 공주시 신청한 것도 마찬가지다. 전기사업 면허를 받고 3년 이내에 사업신청 절차를 걸치지 못하면 허가는 자동으로 취소된다. 사업자가 1차 대상 부지에 신청을 하더라도 '육상 태양광발전 사업 환경성 평가 협의 지침'에 따라야 한다. 개인적으로 환경영향평가를 넘어서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사업자) 신청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폭주하듯 전기사업이 들어오나 했는데, 결국 가중치 때문에 그런 것이다. 9월 26일까지 전기사업을 받으면 산에서 가중치가 1인데, 26일이 넘어서면 가중치가 0.7로 떨어져 사업성이 하락한다. 그래서 사업자들이 개발행위를 보지도 않고 26일 전에 전기사업 면허만 받으려고 몰려들고 있다. 제가 이 부서에 발령받은 지 1달 되었다. 너무 많은 민원이 들어와서 그만두고 싶은 심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이 담당자는 "전기사업 허가를 받는다고 개발행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불필요한 분란만 가중된다. 그래서 이번에 내부방침을 통해 전기사업 허가 전에 허가과에서 개발행위허가신청을 먼저 받아 전기사업 절차를 같이 하도록 지침을 바꿨다. 처음부터 전기사업이 나가지 않은 것은 처음부터 불가 통보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기를 한전에서 100원 주고 산다면 산은 100원, 옥상 태양광은 150원의 가중치가 있다. 그동안 100원을 주던 것을 앞으로 한전과 계약할 때 70원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투자비와 비교하면 사업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효과가 있어서 산지에서의 개발행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공주시 서승열 시의원은 "공주시에 인허가 과정에 있거나 허가가 난 태양광발전사업은 300개 정도로 알고 있다. 주차장이나 옥상 등 작은 규모는 필요하지만, 대규모 시설이 들어서면서 지역마다 분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산을 파헤치고 나면 집 짓는 행위보다 심각하게 훼손"
 
공주시에 2만7000㎡ 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이 접수된 상태로 남월마을 태양광발전시설 반대 대책위원회가 꾸려져 공주시청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 김종술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을 방안도 있다. 용인시가 추진하는 '난개발조사특별위원회'가 모범적인 사례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용인시의 가장 큰 이슈는 난개발이었다. 시민의 의견도 높아지면서 백군기 용인시장이 취임 후 첫 번째로 만든 특위다.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하는 최병성 목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특위에서 난개발 문제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하는 부분에 대해 조사도 하지만 대안도 만든다. 이번 특위가 잘 된다면 대안과 백서발간, 조례제정까지 준비하고 있다. 지금도 경기도 광주시, 양평군, 청주시, 순천시, 여수시 등 많은 곳에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용인시가 마무리된다면 지역별 난개발 지역을 조사할 예정이다.
 
태양광 사업은 상대적으로 싼 땅을 찾다 보니 택지보다는 산을 깎아서 하는 산지개발을 통한 투기목적의 사업이다. 산을 파헤치고 나면 집 짓는 행위보다 심각하게 훼손된다. 지금은 태양광발전사업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용도 변경해서 주택단지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다. 태양광이란 이름으로 환경 파괴한 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오점으로 남을 확률이 높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전기사업만 받는 것이 아닌 사업 부지를 포함해서 면허 허가를 받는 행위다. 부지에 공사를 전제로 허가가 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주민들이 불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잘못된 부분은 첫 단추부터 고쳐야 하는데 환경부로 떠넘기는 형태다. 사업부지인 산지는 산사태 위험 등급 1~2급지"라고 주장했다.
 
나무를 베어내고 산을 깎아 설치한 태양광발전 설비들 때문에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월 강원도 철원에서는 태양광시설이 비로 무너져 내리면서 산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2만8천㎡ 면적에 건설된 태양광 시설물이 61mm의 비에 붕괴한 것이다. 이외에도 많은 곳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태풍 '솔릭'이 상륙하면서 경북 청도군 야산의 태양광 발전 시설의 패널이 강풍에 날아가거나 무너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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