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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누나들 안녕 2018년 7월말 압록강에서 물고기를 잡고 있는 북한의 아이들. 유람선을 타고 북한 국경 쪽으로 접근하는 충남교육청 인문학 기행단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이정희
"얘들아 안녕, 우리 만나! 얘들아 안녕 빨리 통일해서 다시 만나! 얘들아 우리 목소리 들리면 손 좀 흔들어 줘~~~"

남측 아이들이 절규하듯 강 건너 북녘 아이들을 불렀다. 그들에게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렸나 보다. 이윽고 강가에서 무언가를 잡던 북녘 아이들이 하얀 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 순간 남녘 아이들은 이 광경이 믿기지 않는 듯 발을 동동 구르고, 몇몇 아이들은 감격의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비록 40여 분 남짓 짧은 순간이었지만 남쪽의 아이들과 북쪽의 아이들이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만나는 감동의 순간이 펼쳐지고 있었다.

물놀이 나온 가족, 물고기 잡는 어부들
자전거를 타고 나온 아이들 이날 움직이는 동네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머리를 짧게 깍은 것으로 보아 중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강으로 내려오고 있다. 이들은 잠시 후 모두들 물에 들어가 멱을 감고 있었다.ⓒ 이정희
물놀이 나온 가족 이모일까 고모일까 어린아이 둘이 포함된 일가족이 압록강에서 피서를 즐기고 있다. 오른쪽 끝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이 활짝 웃어 보이고 있다. 이들은 우리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주기도 하였다.ⓒ 이정희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 말 충남교육청 소속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 110여 명이 중국과 러시아 일대 민족의 발자취를 찾는 기행을 다녀왔다.

이들 중 평화통일단 일행 40여 명은 단동시 관전현(지명은 가이드 설명에 의존하며 확실치는 않음)을 출발하여 압록강을 따라 북쪽으로 1시간여를 달렸다. 그후 중국 쪽에서 유람선을 타고 압록강을 넘나들며 북한 동포들을 지척에서 만나고 왔다.

압록강 따라 가는 길에는 북녘 땅이 지척에 보였다. 강폭이 멀게는 1킬로미터 정도 되는 곳이 있었지만, 종종 수십 미터의 좁은 곳도 있었다. 강 건너편에는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 밭이 보였으며, 간간이 소를 끌고 나와 풀을 뜯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또한, 무더위 탓인지 강가에는 고기를 잡는 사람들, 피서를 나온 일가족, 다리목 아래에서 멱을 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보였다. 북한 마을을 가로지르는 신작로에는 양산을 쓰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 짐칸에 사람들을 태우고 먼지 휘날리며 질주하는 트럭도 눈에 들어왔다.

"얘들아 안녕~~~ 얘들아 안녕~~~."

그리고 얼마 후 멀리 보이는 북쪽 산하 나지막한 능선과 기와집 마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아이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드디어 배가 북녘 사람 얼굴이 보일 정도로 가까이 접근한 것이다.

이윽고 우리 아이들의 소리를 들었는지 강 건너에서 멱을 감거나 무엇인가를 잡던 아이들이며, 피서를 즐기던 일가족도 반갑게 손을 흔들어 준다. 몇몇 아이들은 지금 펼쳐지는 광경이 감격스럽고 믿기지 않는 듯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한 핏줄 한 민족의 정을 절절히 느끼는 살아있는 통일교육 교육 현장이 되고 있었다.

우리와 같은 일상, 우리와 같은 행복
트럭을 타고 가는 사람들 십여명의 사람들을 태운 트럭이 먼지를 날리며 질주하고 있다. 역시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들어 보인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지금 위치가 북한의 청성군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확인할 수는 없었다. 삭주 24Km, 신의주 70Km라는 도로 표지판이 보인다. 독자 여러분들의 확인을 부탁한다.ⓒ 이정희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 압록강에 나온 아이들은 낚시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거나 자맥질을 하며 무엇인가를 잡아 비닐봉지에 가득 담아가며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이 아이들도 처음에는 우리들의 소리를 못 들었는지 반응이 없다가 한 아이가 손을 흔들자 일제히 따라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이정희
소치는 군인들 압록강변의 옥수수 밭에서 군인들이 소를 몰고나와 풀을 뜯기고 있다.ⓒ 이정희
아이들은 강에 나가 멱을 감고, 어른들은 강가에서 고기를 잡는다. 그들은 고무 대야에 먹을 것을 가득 담아놓고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의 일상, 우리의 행복이 곧 그들에게도 일상이며 행복처럼 보였다. 한결같이 다를 바 없는 남과 북의 일상이었던 것이다.

불과 수십 미터 앞에서 펼쳐지는 그들의 일상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부모님에게 영상통화로 보여주거나 손을 흔드는 아이도 있었지만, 대부분 아이들은 평생 한 번 볼까 말까 한 광경을 경험하고도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아 보였다. 눈시울이 붉어져 있는 아이들, 물끄러미 강 건너를 응시하고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압록강의 북한 어부들 압록강에서 그물을 쳐놓고 배를 이용하여 물고기를 잡는 북한 어부들. 경운기에서 사용하는 엔진을 동력으로 이용하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이정희
오래된 마을 압록강변을 따라 드문 드문 국경초소가 보이고, 기와집이 모여있는 몇몇 마을이 있었다.ⓒ 이정희
오토바이를 탄 군인들 강가에서는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군복을 입은 두 사람이 오토바이를 타고 어디론가 질주하고 있다. 앞자리 군인은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이정희
자전거 일상 트럭이 지나가고 먼지가 자욱한 압록강변 길을 한 여인이 자전거를 타고 가고 있다.ⓒ 이정희
오는 9월이면 남북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린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들이 지금 우리 민족에게 다가오고 있다. 하루빨리 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다음 번 기행에는 우리아이들이 중국이 아닌 북한 땅을 밟고 역사기행을 떠날 날을 기대해 본다.

한편, 충남교육청이 매년 실시하는 창의융합형 인문학기행은 학생들에게 중국과 러시아 일대에 산재해 있는 우리 민족의 지리, 문학, 역사 체험을 통해 동북아시아의 역사문제에 대응하고, 평화와 번영의 통일 한반도를 이끌어갈 인재 육성하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기사는 추후에 연재할 예정이다.

[소감문] 북녘의 아이가 안녕이라고 대답했다. 내 눈에는 하염없는 눈물이 흘렀다.
서해 삼육고등학교 배혜서 학생
배혜서 충남 서해삼육고등학교 1학년ⓒ 이정희
나는 이번 창의융합형 인문학기행 평화통일단의 모든 일정 중에서 압록강에 갔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압록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한 바퀴 돌때 건너편의 북한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빨래를 하고 있는 어른들, 낚시 하고 있는 남자들, 그리고 팬티만 입고 물놀이를 하고 있는 남자아이들이 있었습니다. 나는 그중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는 남자아이들이 가장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는 너무 반가운 나머지 "안녕!"이라고 소리쳤습니다. 계속 소리 쳤습니다. 그들이 내 목소리가 들리기를, 내가 보이기를 간절히 염원하면서... 한편으로 나는 소리 치면서 그 남자아이들의 대답을 기대하는 한편 설마 들리겠어? 설마 대답을 해주겠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아이들이 "안녕"이라고 손을 흔들며 큰소리로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 너무 기쁘면서 감격스러웠습니다.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이제 인사를 했으니 다음을 기약하며 다시 만나자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또 "우리 또 만나!"라고 소리쳤습니다. 끊임없이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로 소리쳤습니다. 이번에는 방금 전에 한 인사보다 더 대답을 듣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소리를 지르느라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후에 다른 친구들이 말해주었는데 그 남자아이들이 우리들에게 또 만나자고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소리를 지르느라 그들의 대답을 듣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 중에서 가장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너무 슬펐습니다. 당장이라고 물에 뛰어 들어가 헤엄쳐서 그들을 안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서로 멀리서 쳐다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슬펐습니다.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서 그들을 가까이서 보고,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우리 꼭 다시 만나 인문학 기행단 아이들이 북녘 땅의 아이들을 향해 통일해서 꼭 만나자고 손을 흔들고 있다. 상대편에서 손을 흔들며 화답하자 아이들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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