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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70주년 맞짱 토론회 참석한 패널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심재철 의원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포럼 주최로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맞짱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자유민주진영 이주천 전 원광대 사학과 교수,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이날 토론 사회자로 나선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진보민주진영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 심용환 성공회대 외래교수. ⓒ 남소연
"건국을 방해한 세력으로는 공산주의적으로 통일을 하려고 했던, 소련에 추종하는 세력이 있다. 그리고 거기에 동조하는 중도파 세력, 통일 지상주의 민족주의 세력이 있다. 민족주의이기는 한데, 공산화 통일도 좋고 민주주의 통일도 좋다는 통일시장주의이다. 그 대표적인 게 김구이다. 공산주의 세력에 동조하고 농간당하는 중도파 정당, 그 단체들의 구성원들, 통일지상주의 민족주의자들이 대한민국 건국 방해세력이다."

"김구는 건국 방해세력"이라는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의 말에 플로어에서는 박수가 터졌다.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이 "위험한 발언"이라고 비판했지만, 양 교수는 "뭐가 위험하냐"고 반문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포럼이 주최하고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기념위원회가 주관한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맞짱 토론회'의 분위기는 일방적이었다. '1948년 8월 15일'이 대한민국의 건국절이라고 주장하는 이들과 이에 반대하는 이들 사이의 '맞짱 토론'을 표방했지만, 청중들은 일방적으로 1948년 건국론자들의 발언에 환호하고 반대론자들의 발언을 훼방 놓는 분위기였다.

13일 오후 2시에 열린 토론회에는 총 6명의 토론자가 참석했다. 1948년 건국론을 지지하는 패널로는 양동안 명예교수를 포함해 이영훈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이주천 전 원광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나섰다. 반대쪽에는 김민철 연구위원과 함께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 심용환 성공회대학교 외래교수가 자리했다.
건국 70주년 맞짱 토론회 참석한 김병준 위원장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심재철 의원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포럼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맞짱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1919년을 우리나라 건국일이라고 하든 아니면 1948년이라고 하든, 한 번은 뜨겁게 논쟁을 해볼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먼저 행사장을 떠나는 과정에서 기자들이 질문을 던지자 "김대중 정부때나 노무현 정부때나 다 (1948년으로) 그렇게 해왔다"라고 말했다. 또 이같은 답변에 기자들이 재차 질문을 이어가자 "역사를 뒤져 보시라"라고 반응하기도 했다.

"헌법이 대한민국의 설계도"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맞짱 토론회'에 참석한 자유민주진영 측 패널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맞짱 토론회'에 자유민주진영 측 패널로 참석한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왼쪽부터),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 이주천 전 원광대 사학과 교수. ⓒ 남소연
토론회는 대부분 '대한민국의 건국일은 언제인가'를 논의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양동안 교수는 "국가에 있어서 건국일은 생일과 같은 것이고, 건국의 과정은 인간의 출생 과정과 같은 것"이라며 "임신해서부터 열 달이 지나서 아기의 전신이 어머니 뱃속에서 완전히 노출된 것이 생일이다"라고 설명했다.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은 건국되었다"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우용 교수는 사례를 들어 반박했다. 그는 "미국은 1776년, 13주 대표들이 독립선언한 날을 (건국일로) 기념한다"라며 "미국의 독립정부가 열강으로부터 승인 얻은 것은 1783년으로, 그 후로 7년이 지난 다음"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프랑스는 혁명기념일을 (건국절로) 기념한다"라면서 "정부수립일을 건국 기념으로 하는 건 북한 정도"라고 지적했다.
 
진보진영측 항의받은 유동열 원장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심재철 의원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포럼 주최로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맞짱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 사회자로 나선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의 발언을 듣고 있다. 유 원장은 '편파사회'로 이날 토론에서 전 교수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 남소연
그러면서 전 교수는 제헌헌법의 전문인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들 대한국민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에 있어서"를 낭독하며 1919년 건국론을 뒷받침했다.

이에 이영훈 교수는 "단어 자체에만 주목하지 않고, 전체적인 문맥의 흐름을 잡아야 한다"라며 "달을 보라고 했는데 손가락을 보고 시비를 거는 것"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제헌헌법의 해당 표기는 "이승만 대통령이 그야말로 개인적인 의지로 관철한 것"이며 "초안에는 없던 표현"이라는 것이다. 이에 김민철 연구위원은 "제헌의회에 대한 모욕"이라고 재반박했다.

심용환 교수는 "마치 1948년 8월 15일 자르면 깔끔하게 해결될 것처럼 보이지만, 애매한 부분이 있다"라면서 "장준하나 조소앙이라든가 해방공간에서 우익 민족주의자 행보를 보더라도 1948년 당시 정부 수립에 참여했다가 빠지기도 하고, 반대로 참여 안 했다가 나중에 참여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왜 그날만이 대한민국이 태어난 날이라고 집착하는지 조금 의문"이라는 맥락이었다.

심 교수는 또한 "대한민국의 설계도가 헌법이고, 과거 군사정권이든 민주정권이든 이 문제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다"라면서 "왜 갑자기 지금 새삼스레 (이 사안에 관해) 묻느냐"라고 반문했다. 김민철 위원과 심용환 교수는 건국을 이어지는 과정으로 봐야지 특정한 날만을 건국절로 지정해 분리하는 건 단선적인 관점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단독정부 수립에 참여 안 하면 건국방해세력?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맞짱 토론회'에 참석한 진보민주진영 측 패널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맞짱 토론회'에 진보민주진영 측 패널로 참석한 김민철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왼쪽부터),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 심용환 성공회대 외래교수. ⓒ 남소연
전우용 교수는 더 나아가 1948년이 아닌 1919년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이라는 국호 자체가 3‧1운동으로 만들어졌다"라면서 "제헌의회에서 임시정부를 법통으로 계승하고, 그때 만들었던 국호와 국기를 계승하는 나라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헌법정신을 지키는 게 독립정신을 지키는 거로 생각한다"라며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계승하고, 이걸 임시로 위임받은 임시정부를 계승한다고 함으로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보다 민족사에서의 정통성을 가져가는 것"이라고도 덧붙이기도 했다.

이주천 전 교수는 "3‧1운동을 강조하는 건 좋은데, 그게 국가냐 아니냐고 하는 건 다른 문제"라며 "사실적으로 국가는 아니지 않았나. 학자로서 양심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후 논의는 '대한민국의 건국세력은 누구이고, 건국방해세력은 누구인가'로 넘어갔다. 이에 1948년 건국론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위시하여 단독정부 수립에 찬성한 이들만이 건국세력이라고 주장했다. 북쪽으로 넘어간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들뿐만 아니라, 김구와 김규식 등 중도파도 '건국방해세력'으로 규정한 것이다.
 
건국 70주년 맞짱 토론회 참석한 진보진영 측 패널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심재철 의원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포럼 주최로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맞짱 토론회'가 열렸다. 진보민주진영 측 패널로 참석한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왼쪽)와 심용환 성공회대 외래교수가 자유민주진영 측의 발언을 듣고 있다. ⓒ 남소연
김민철 위원은 "이렇게 잘라내고 저렇게 잘라내고 나면 남은 사람들이 누구냐"라며 "그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민 아닌가? 대한민국 만들었던 사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김구는 건국 유공자가 아니다. 대한민국 만드는 데 참여 안 했으니까'와 같은 전형적인 논법으로 가면, 이 사회에서 자기 입장과 다른 사람은 다 주체 세력이 될 수 없는 거다"라고 경고했다.

3시간 가까이 펼쳐진 토론회는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끝났다. 토론 막바지, 플로어에서 청중들에게 질문을 받았지만 "다양성 너무 존중하면 대한민국 가치관 흔들린다",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대한민국의 정당성을 인정하기는 하느냐" 등 1948년 건국론 반대 패널을 향한 질책이 대부분이었다.
건국 70주년 맞짱 토론회 기념사진 찍는 참석자들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심재철 의원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포럼 주최로 열린 '대한민국 건국 70주년 맞짱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심재철 의원, 김문수 전 서울시장 후보, 유기준 의원, 이영훈 서울대 명예교수, 이종명 의원,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이주천 전 원광대 사학과 교수.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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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