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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없는 국회...흐느끼는 심상정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현관 앞에서 열린 고 노회찬 의원 국회 영결식에서 조사를 한 후 돌아서며 흐느끼고 있다. ⓒ 남소연
ⓒ 홍성민
심상정 정의당 의원 : "노회찬...대표님. 나의 동지... 사랑하는 나의 동지, 영원한... 동지여!"

언제나 당당하고 쩌렁쩌렁하던 그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검은 원피스에 흰 장갑을 낀 심 의원은 흐느꼈다.

"지금 제가 왜... 왜... 대표님께 조사를 올려야 한단 말입니까... 싫습니다. 꿈...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떨리는 목소리에 대중도 함께 울었다. "아이고, 아이고" 곡소리가 퍼졌다. 그와 함께 했던 전직 보좌진, 국회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이었다. 32℃를 웃도는 무더위에 이들 얼굴은 땀과 눈물 범벅이었다. 국회의원들과 2000명 넘게 모여든 시민들은 근조 리본을 달고 함께 눈물 흘리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10시 국회장으로 엄수됐다.

이정미의 다짐, 그리고 '동지'이자 '라이벌' 심상정의 눈물

노회찬 영결식 참석한 이정미-심상정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현관 앞에서 열린 고 노회찬 의원 국회 영결식에서 헌화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영결사 마치고 돌아오는 문희상 의장 27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영결식'에서 장의위원장을 맡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영결사를 낭독한 뒤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 유성호
노회찬 생전 모습에 터진 '눈물'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현관 앞에서 열린 고 노회찬 의원 국회 영결식에 참석한 시민들이 노 의원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며 눈물 훔치고 있다. ⓒ 남소연
인사하는 노회찬 의원의 유족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현관 앞에서 열린 고 노회찬 의원 국회 영결식에서 고인의 부인 김지선씨를 비롯한 유족들이 참석자들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조악대의 조곡에 맞춰 고 노회찬 의원의 장조카 노선덕씨가 든 영정이 한 발짝 한 발짝 국회 영결식장에 다가오자 장내 여기저기에서는 통곡이 흘렀다. 맨 앞줄엔 장의위원장을 맡은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명수 대법원장,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그리고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심상정 의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문희상 국회의장 : "제가 어떻게 하다 이 자리에서 노 의원님을 떠나 보내는 영결사를 읽고 있는 것입니까..."

이정미 정의당 대표 : "사랑하는 우리의 벗, 존경하는 나의 선배 노회찬이시여. 부디 영면하십시오. 먼 훗날 다시 만나면, 수많은 노회찬의 부활로 진보정치의 큰 꿈을 이루고 이 나라가 평등 평화의 새로운 대한민국이 됐다고 기쁘게 이야기 나눌 것입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 : "사랑하는 노회찬 동지여! 나의 동지여!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소서. 국민들과 함께 소탈하고 아름다운 정치인 노회찬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할 것입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 "국민들 가슴속에 첼로의 운율을 남긴 만큼 먼 길 돌아왔습니다. 처음처럼 아가처럼 편히 쉬십시오."


추도사 한 문희상 국회의장 문희상 국회의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현관 앞에서 열린 고 노회찬 의원 국회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눈물바다' 된 노회찬 국회 영결식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현관 앞에서 열린 고 노회찬 의원 국회 영결식에 참석한 시민들이 노 의원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며 눈물 훔치고 있다. ⓒ 남소연
합동 헌화한 여야 원내대표단... 김성태는? 여야 원내대표단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현관 앞에서 열린 고 노회찬 의원 국회 영결식에서 헌화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장병완 민주평화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영결식에 참석했으나, 여야 원내대표단 합동 헌화 의식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 남소연
여의도 국회에 모여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노 의원을 떠나 보냈다. 이정미 대표는 "그가 오직 진보정치의 승리만을 염원하며 스스로가 디딤돌이 되겠다는 선택을 할 때도 그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 당원들과 국민들께 너무나 죄송하다"라며 울었다. 그러나 고인의 뜻을 받들어 "한국정치가 투명인간으로 취급해 왔던 일하는 사람들, 소수자들, 약자들을 향해 이제 함께 나아가자"라고 할 때는 결연했다. 유시민 작가와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 말을 듣고 눈물을 훔쳤다. 국회 노동자들의 어깨도 떨렸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대성통곡했고, 윤소하 의원과 김종대 의원은 울음을 삼키며 추 의원을 껴안았다.

과거 진보진영에서 함께했던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노 의원의 배우자인 김지선씨 등 유족들과 인사하다 결국 무릎을 붙잡고 땅을 보며 한참을 오열했다. 권영길·강기갑 전 의원, 천호선 전 대표, 남인순·우원식·송영길 의원 등도 마찬가지였다.

그중에도 심상정 의원은 특히 많이 울었다. 심 의원은 영결식 내내 얼굴 한번 제대로 들지 못했다.

노회찬 의원과 심상정 의원. 사진은 지난 2011년 8월 10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 농성장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등을 촉구하며 죽염과 물에만 의존해 29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 ⓒ 유성호
"마지막으로... 생전에 드리지 못한 말을 전합니다. 노회찬...이 있었기에 저 심상정이 있었습니다. 가장 든든한 선배이자 버팀목이었습니다. 늘 지켜보고 계실 것이기에 보고 싶다는 말은 아끼겠습니다."

심 의원은 고인의 영정 앞에 조사를 바친 뒤에도 한 동안 걸음을 떼지 못했다. 심 의원이 눈을 감자 정적이 흘렀다. 좁디 좁은 대중 진보정치 진영에서 '쌍두마차'로서 동고동락한 동지이면서 또 동시에 치열한 라이벌이기도 했던 그였다. 심 의원은 눈물로 각오했다.

"대신... 더 단단해지겠습니다.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2011년 대한문 앞에서 함께 단식농성하며 약속했던 그 말, '함께 진보정치의 끝을 보자'던 그 약속, 꼭... 꼭 지켜낼 것입니다. 정의당이 노회찬과 함께 기필코 세상을 바꿔낼 것입니다."

장내는 또 울었다.

끝까지 함께한 2000여명의 시민들

고 노회찬 의원 추모 영상에 눈물 흘리는 시민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영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고인의 추모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고 노회찬 의원 추모 영상에 눈물 흘리는 시민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영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고인의 추모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고 노회찬 의원 추모 영상에 눈물 흘리는 시민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영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고인의 추모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유성호
고 노회찬 국회의원 영결식 국회서 엄수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영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고인의 넋을 기리며 추모하고 있다. ⓒ 유성호
"좋은 데 가서 행복하세요!"
"외로워하지 마세요!"
"잊지 않을게요!"
"미안해요..."


땡볕의 시민들은 비 오듯 쏟아지는 땀과 눈물을 쓸어내며 영결식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노 의원 영정이 그가 생전 일했던 국회 사무실과 정의당 당사를 다 돌 때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뒤따랐다. 근조 리본을 책가방에 달고 영결식장을 찾은 어린이와 부모도 있었다.

이날까지 노 의원의 서울 세브란스 병원 빈소를 다녀간 시민만 4만여 명에 달한다. 고인의 장조카인 노선덕씨는 "유가족을 대표해 마음으로 추모해주신 모든 국민들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노씨는 "큰 아버지의 바람대로 더 좋은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다"라고도 했다.

이제 노 의원을 영원히 떠나 보낼 시간이다. 한 시민이 떠나는 떠나가는 노 의원 영정을 향해 울먹이며 소리쳤다.

"회찬이형! 잘 가! 잘 가시오!"

고인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이후 장지인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영면한다.

고 노회찬 의원 영결식, 눈물 훔치는 추미애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영결식’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 정세균 전 국회의장, 문희상 국회의장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리며 추모하고 있다. ⓒ 유성호
고 노회찬 의원 영결식 참석한 홍영표-김성태-김관영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영결식’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리며 추모하고 있다. ⓒ 유성호
북받치는 슬픔 억누르는 유시민 유시민 작가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영결식’에서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리며 추모하고 있다. ⓒ 유성호
고 노회찬 영결식 참석한 추모객에게 감사의 인사하는 유가족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영결식’에서 부인 김지선씨와 유가족이 추모객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고 노회찬 의원 마지막 길 배웅하는 당직자들 고 노회찬 의원의 비서실장인 김종철 실장과 장례위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정의당 당사에 고인의 위패와 영정사진을 모시고 둘러보고 있다. ⓒ 유성호
고 노회찬 영정사진 모시고 당사 방문한 장례위원들 고 노회찬 의원의 비서실장인 김종철 실장과 장례위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정의당 당사에 고인의 위패와 영정사진을 모시고 둘러보고 있다. ⓒ 유성호
ⓒ 곽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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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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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