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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성 후보 '엄지척'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31일 가락시장역 인근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5월 30일,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 위치한 최재성 캠프 사무실.

최재성 : "아니 어머니들이 찾아오셨는데 후보가 나가보라고 할 때까지 멀뚱히 서 있는 게 말이 돼요? 저분들이 이 날씨에 찾아왔다가 그냥 돌아가면 기분이 어떻겠어요. 아 이것 참..."

캠프 직원 : "죄송합니다. 다음부터 주의하겠습니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송파을 국회의원 후보가 옆에 있던 기자를 발견하고는 "좀 앞서고 있다고 해서 느슨하게 하면 선거에서 무조건 져요"라며 멋쩍게 설명했다. <오마이뉴스>가 최 후보를 공식선거운동 돌입 전날인 5월 30일 만났다. 인터뷰가 예정된 캠프 사무실에선 지역 주민 20여 명과 최 후보의 면담이 이어지고 있었다.

- 바빠 보인다.
"바빠야 한다. 주민들이 많이들 찾아 오신다. 대부분 지역 문제다. 동네 단체의 젊은 분들도 있고 안보 단체에서 오신 나이 드신 분들까지 다양하다. 인터뷰 끝나면 또 바로 일정이 있다. 원래 조금, 뭐랄까... 이쯤 되면 언론에서 후보들 지지도 같은 게 많이 나오지 않나. 근데 거기서 조금 앞서고 있다고 하면, 사람이란 게 머리하고 몸하고 붙어 있어서 그런지 여유 공간이 생기고 느슨해져 버린다. 캠프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 때 봉하에 갔다 온 바람에 하루 주민들을 못 만나서 며칠 전엔 무박 2일 유세도 했다."

최 후보는 사무실 끝자락에 있는 야외 베란다에서 전자담배를 피웠다. 괜찮으면 날씨도 좋은데 여기서 바깥 공기 쐬면서 인터뷰 하면 어떻겠냐고 했다. 간이 의자를 드르륵 끌고 앉은 최 후보는 "상대 후보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도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는 "텅빈 어항",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는 "내용이 없다"고 했다.

3선 의원 출신답게 그는 노련했다. 경기 남양주갑 17·18·19대 국회의원으로 송파을 연고가 없지 않냐는 지적엔 "서울은 팔도에서 사람들이 다 올라오기 때문에 원래 연고를 묻지 않는다, 연고주의·지역주의 하라는 거냐"라고, 최근 북미정상회담 일정 정보누설 논란엔 "그 정도도 몰랐던 정치인들은 공부를 안 한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최저임금 등 경제 정책을 두고 정부여당 내 이견이 발생한 데 대해선 "역풍과 반대가 두려워 개혁 드라이브가 흔들려선 안 된다"며 강단도 보였다.

"왜 송파을이냐고? 그럼 다시 남양주 기웃거리란 거냐... 이게 좋은 정치"

- 남양주갑에서 내리 3선을 했다. 이번에 송파을에 출마한 이유가 뭔가.
"저한테만 하는 질문이 아예 새로 생긴 것 같다. 송파에 무슨 연고가 있냐는 질문들이다. 하지만 그건 좀 아니라고 본다. 예전부터 연고를 안 묻는 데가 여기 서울이었다. 서울은 팔도에서 다 올라오는 곳이지 않나. 근데 이번에 나한텐 아무렇지도 않게 묻더라. 연고주의, 지역주의 하라는 것인가. 그만큼 제게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좋긴 하지만,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질문이다. 서울 출마자들에게 그런 질문을 하는 게 처음 아닌가 싶다. 왜 나한테만 묻나. 그런 식이면 배현진한테도 물어야 하고, 박인숙(송파갑 자유한국당 의원), 남인순(송파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도 다 물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 국회의원이 지역 유권자를 대표하기 때문에 그런 질문이 나오는 것 아닌가.
"나는 19대 때 일찌감치 남양주갑 지역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남양주 정치는 이미 내려놓은 것이다. 공천을 못 받거나 잘못된 일에 연루돼 재판을 받아 못 나오는 경우는 있었지만, 나처럼 다시 당선될 수 있었고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도 불출마한 사람은 없었다. 역으로 제가 남양주에 다시 출마한다고 하면 납득이 되겠나? 남양주 유권자들에게 그렇게 어렵게 말씀 드렸고 조응천(현 남양주갑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의원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다시 내가 기웃거리는 게 말이 되냐는 것이다. 그게 제일 나쁜 정치다. 제가 지금 하는 게 좋은 정치다. 송파을 같은 험지, 더 어려운 곳에서 도전한다는 점을 평가해줘야 하지 않나."

- 송파을엔 애초 송기호 변호사가 민주당 후보로 터를 닦고 있었다. 추미애 대표 등 당 지도부에서 최재성 후보 출마에 대해 부정적이었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그건 얘기였을 뿐이다. 부정적 의견도, 출마 의견도 다 자유 아닌가. 저는 출마하겠다고 했고, 경선을 했고, 경선을 통해 공천을 받았을 뿐이다. 누가 출마한다고 하면 '그래 너 해봐라' 혹은 '난 너 안 했으면 좋겠다' 양쪽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그게 뭐가 중요한가."

최 후보는 지난 3월 29일 출마 기자회견 때도 "저는 못 들었다"며 이와 관련한 취재진 질문을 웃어 넘겼었다(관련 기사 : 최재성 송파을 재보궐 출마 "배현진, 한국당 최선 후보 아냐").

"송파표 '진보의 토목'... 올림픽대로·탄천, 녹지 공원으로 만들겠다"

인사하는 최재성 후보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31일 가락시장역 인근에서 출근하는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 송파의 문제와 그에 대한 대안, 딱 한 가지만 댄다면.
"가장 중요한 공약이라고 한다면 송파를 강남 3구의 끝자락이 아니라 최고의 주거 경쟁력을 갖춘 '송파 유일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게 '숲과 생태의 송파'다. 올림픽도로 2km, 탄천 8km를 전부 친환경 공간으로 만들고 관련된 도로를 모두 지하로 놓겠다. 지하는 달리고 지상은 녹지로 만들어서 집에서 도로를 거치지 않고도 한강과 탄천을 가게 하겠다는 '나의 정원 프로젝트'다. 다른 지역은 그런 잠재력이 없기에 하고 싶어도 못한다. 돈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 송파는 이걸 활용해야 한다."

- 선언뿐인 토목 공약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나는 19대 국회부터 '진보의 토목'을 주장해 왔다. 4대강 같은 토목 말고 진보의 토목을 하겠다. 이 프로젝트가 그 전형이다. 진보의 토목은 친환경적이고 친인간적이라 돈은 더 든다. 그냥 도로를 까는 게 아니라 그걸 아래로 묻고 그 위를 녹지 공원으로 만드니, 평소보다 3~4배는 돈이 더 드는 거다. 그러나 사람이 중심이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 3~4배라면 예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제가 한 예산하지 않나(웃음). 서울시는 특히 국고 지원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 구청들이 쓸 돈이 없다.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 의정보고서만 봐도 구의원·시의원과 비슷하다. 국가 예산을 못 쓰니 규모 있는 사업을 못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예산을 확보하는 게 진짜 능력이다. 그만큼 명분과 가치와 의미가 준비된 사업이어야만 한다. 숲과 생태의 송파 프로젝트는 충분히 그런 가능성이 있다. 자신 있다."

"배현진·박종진 다 내용 없어... 야권 단일화? 내가 언급할 일 아니다"

이날 오후 인터뷰가 시작되기 직전, 송파을 여론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최재성 후보가 54%의 지지를 받아 경쟁자인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19.1%)와 바른미래당 박종진 후보(11%)를 크게 앞서고 있다는 소식이었다(tbs가 의뢰해 리얼미터가 5월 29일 실시한 여론조사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유선 40%·무선 60% 조사, 응답률은 3.6%.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방금 여론조사가 발표됐다고 하자 최 후보는 곧장 핸드폰을 꺼내 결과를 확인했다. 두 개비째 전자담배를 입에 물었다.

- 여론조사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나머지 두 후보를 평가한다면.
"배현진 후보는 자신이 아무것도 없는 '흰 도화지'라고 하더라. 나도 똑같이 말할 수는 없어서 '텅빈 어항'이라고 했다. 본인도 흰 도화지에 새로이 그려나가겠다는 거니까, 나도 채워나갈 것들을 채워 나가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흰 도화지론'에 대해선 덧붙일 게 있다. 국회의원 하겠다는 사람이면 밑그림을 그려서라도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정치 소신이나 지역 비전을 제시하고 판단을 구할 일이지, 그냥 맨 도화지로 나가겠다는 건 너무 무책임한 일이다. 출마한 분들은 적어도 뭔가 자기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게 좀 아쉬운 후보다. 자신을 언론 탄압의 피해자라고 내세우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없지 않나. 그것마저 시시비비의 문제에서 또 다른 부분이 있고... 그것만으로 시민들이 어떻게 판단하라는 것인가."

-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는.
"사실 이분이 더 재미있다. 물불 안 가리는, 아주 재미있는 후보다. 역동적인 분이다. 안철수 대표가 3등할 사람 어떻게 내보내냐, 손학규로 내보내야 한다고 하니까 자기가 3등 하면 석촌 호수에 뛰어들겠다고 했더라(웃음). 그러고 나선 우여곡절 끝에 공천을 받으니 당장 안철수의 시장 당선을 위해 온몸을 불사르겠다고 했다. 아주 재미있는 분이다. 다만 배 후보와 마찬가지로 비전과 정책 문제가 보완돼야 한다. 역시 무슨 정치를 할 건지, 내가 국회의원으로서 어떤 국가 비전, 지역 비전을 제시하고 입법 활동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은 잘 안 보인다. 유권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메시지는 제공해야 한다. 그게 국회의원의 책무다."

- 배현진 후보와 박종진 후보의 단일화 얘기도 있다.
"그 부분은 제가 언급할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 의사가 영향이 미치지 않는 일이다."

박종진 후보는 지난 1일 배현진 후보와의 단일화를 제안하려는 기자회견을 계획했다가 당 지도부의 만류로 급히 취소하기도 했다(관련 기사 : '30분 해프닝' 박종진의 단일화 제안, 배현진 반응도...).

- 혹시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두 후보 중 어떤 분이 더 위협적인가.
"마찬가지로 답하겠다. 나는 아직 오지 않은 현실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내가 작용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 말할 필요는 없다."

선문답 같은 답변이 이어졌다. 최 후보는 대학에서 불교철학과를 전공했다.

- 두 후보 모두 정치 신인이다. 3선인 최 후보가 나서는 게 체급이 안 맞는다는 얘기도 있었다.
"체급이 뭐가 중요한가. 그런 체급을 내가 맞출 수는 없지 않나. 그럼 초선 의원은 생전 나오지 말라는 건가. 정치가 그렇다. 늘 변화가 많고 자연스럽게 정치를 오래한 사람과 신인이 격돌하는 것이 빈번하다. 그중 하나일 뿐이다. 왜 저한테만 그러나. 이번에 손학규도 처음 도전하는 분과 붙은 것 아닌가."

- 손학규 위원장과 박종진 후보가 송파을 공천을 두고 시끄러웠던 건 어떻게 봤나.
"너무 좀... 엉뚱했다. 상식적으로 진작에 박종진으로 공천했어야 했다. 마감 당일 날까지 그렇게 끌고... 내가 보기엔 최근 한국 정치에서 가장 안 좋은 모습이었던 것 같다. 왜 그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아무리 유승민-안철수가 다른 계열이라고 해도 둘 다 정당의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들이다. 한 쪽에선 경선을 진행하고 한 쪽에선 그거 하지 말고 전략공천 하자고 하는 게, 이게 지금 시대에 있을 법한 일인가. 보궐선거 공천이 마지막 날까지 정리 안 됐던 건 전무후무한 일 아니었나 싶다."

"당권 도전? 송파을부터 하고... 지선 후 야권 개편 있겠지만 실패할 것"

필승 다짐하는 최재성 후보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가 31일 잠실새내역 인근에서 열린 송파 갑을병 합동출정식에서 남인순 의원, 박성수 송파구청장 후보와 함께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남소연
- 3월 29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당 대표 출마도 시사했다(당시 자리엔 '친문' 핵심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는 물론 황희·권칠승·박병석·전재수·이수혁·심기준 등 현역 의원 다수가 참석했다).
"출마한다고 하니 언론이 모두 예외 없이 한 줄씩 썼더라. 하지만 나는 내가 뭔가를 목적하는 정치는 안 하기로 한 지 오래다. 뭘 하겠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당 대표 선거가 8월이니 1년 전부터 뭘 준비하고 이런 건 이제 안 통한다고 본다. 시대가 변했다. 지식과 정보의 격차가 없어진 세상이고, 내가 권력 의지를 갖고 뭘 해야 겠다고 하는 순간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고 좋은 정치가 안 된다. 그런 거 다 옛날 해석법이다. 다들 대통령 되겠다고 목적 세우고 별 짓 다 하면서 4선, 5선 넘기고... 이런 건 이제 옛날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도 그렇고, 노무현 대통령도 마찬가지 아닌가. 모두 대통령 되려고 정치한 게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심지어 정치 자체를 안 하겠다고 했는데 엄청난 설득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정치에 발을 들인 케이스다. 왜 그럴까. 한 사람이 막 어거지로 목적 달성을 위해 질주하는 정치를 국민들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당 대표 출마도 그렇다. 송파을 출마 선언하면서 초기에 능동적으로 하겠다, 이 정도만 밝혔지 그 이후론 당권에 대해선 정지했다. 여기 선거, 송파을 선거 해야지 않나. 여기부터 열심히 하고 그런 다음에 상황이 오면 판단을 해야 한다. 마다하지는 않겠다고 한 것일 뿐이다."

- 당권 도전을 내비치는 여당 주요 인사들이 많다.
"원래 그렇다. 그러다 조정도 되고 정리도 된다."

- 당내 일각에선 15명이 넘는다는 말도 있더라.
"그중에 반 정도는 언론이 막 쓰는 것 아닌가(웃음)."

- 지방선거 이후 정계 개편 예측도 많이 나온다.
"야당에서 정계 개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패한다. 우선 인위적 정계 개편에 대해선 아까와 똑같은 설명이 가능하다. 뭔가 정치적 목적을 갖고 인위적으로 하는 게 옛날엔 좀 통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안 된다. 그게 2015년부터다. 2016년 총선 때 야당(민주당과 구 국민의당)이 분열됐는데도 여소야대가 만들어졌다. 시민들이 스스로 전략적 조합 투표를 한 거다. 누가 뭐래도 알아서 새누리당은 안 된다고 했다. 옛날이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차단됐던 정보가 풀리고 소통 수단이 급격히 발전한 지금의 문명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때부터 이미 정치권의 해석과 문법이 다 틀려왔다.

촛불 때도 어땠나. 뉴스에서 뭐라고 하든, 국민들이 각자의 소통 수단을 확보해 상식으로 여론이 정리됐다. 박근혜가 최순실로 흔들리던 초기, 국회에 와서 그렇게 반대하던 개헌을 갑자기 하자고 했다. 판을 흔든 거다. 심지어 우리당 정치인들도 그거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흔들렸다. SNS에 올리고 난리였다. 그런데 여론이 안 좋으니 금세 수정하더라. 국민이 그때 뭐라고 했나. 최순실 덮으려는 꼼수라고 했다. 그게 상식이다.

이후 박근혜가 국회의 총리 추천 받을 테니 추천해달라고 했을 땐 어땠나. 정치권이 또 요동쳤다. 당내에서도 양론이 있었다. 다들 자기 식대로 계산하고 있는 거다. 박지원 같은 이들이 판을 흔들려고 동조했다. 근데 그때 국민들이 또 뭐라고 했나. 국정부터 손 떼라고 했다. 헌법에 규정된 총리의 역할을 국민들이 외우진 못하더라도 상식과 집단 지성이 꿰뚫은 거라고 본다. 정치인만 왔다 갔다 한 거지 국민 민심은 그대로였다.

끝이 아니다. 대선 때 인위적으로 등장했던 '개헌을 매개로 한 제 3지대론'도 돌이켜 보라. 문재인 대세론 흔들자고 완전히 새로운 정치적 모색이 일어난 거였다. 국민의당, 새누리당, 김종인 같은 거물들이 회동을 하고 난리를 쳤다. 옛날 같으면 여론이 좌지우지되고 전국이 들썩들썩 해야 하는데 찻잔 속의 태풍도 안 됐다. 인위적이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늘 자신들의 이해를 계산해서 워딩(wording)을 던지고 정치를 하는데, 이젠 국민들의 상식이 그걸 압도하는 것이다.

지방선거 후 정계 개편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야권 연대도 인위적으로는 안 된다. 그런 시대는 지났다. 야권이 이번 지선에서 지면 총선을 앞두고 어떻게든 몸집을 불리고 합치기를 시도할 것이다. 그러나 실패한다."

-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연대나 합당을 의미하나.
"합당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간단치는 않을 것이다. 어렵게 하더라도 반쪼가리 합당일 게 뻔하다. 설령 양당이 한몸이 돼도 국민들 눈길을 잡긴 어렵다."

"6월 12일 회담 날짜가 기밀? 자기들이 게을렀던 것... 북미대화는 끝 아닌 시작"

지지 당부하는 최재성 후보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31일 가락시장역 인근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최 후보는 최근 요동쳤던 북미정상회담 일정에 대해 두 번이나 정확히 예측해 입길에 올랐다. 6.12 북미정상회담 계획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던 지난 5월 1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소는 싱가포르가 될 수밖에 없지 않나 싶고 시기는 6월 12~13일을 넘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실제 북미회담 일정을 발표하기 하루 전이었다.

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24일 북미회담을 돌연 취소한 직후 최 후보가 5월 25일 SNS에 "북미회담은 결국 될 것"이라고 쓴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했고 큰 이변이 없는 한 6.12 회담은 예정대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공식 논평까지 내 "친문의 힘 자랑이다", "국가의 비밀 정보를 누설해 선거운동의 재료로 썼다"면서 최 후보를 비판했다.

- 6.12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맞춰 정보누설 논란이 일었다.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이 엄청난 세계적 전환기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나름의 분석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나는 그간 남북문제에 대해 전문가들과 계속 토론해왔다. 정치하겠다는 사람한텐 가장 중요한 문제니까. 단지 나 혼자만의 상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한반도 정세에 중차대한 북미정상회담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열리냐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공부해온 걸 근거로 말했을 뿐이었다. 우리 언론이나 판문점과 평양을 기대했지 미국 조야나 전문가들은 모두 싱가포르에서 열린다고들 했다. 싱가포르는 박지원도 얘기했다."

- 논란이 된 건 장소가 아니라 북미회담 날짜까지 맞췄기 때문이다. 6월 12일 날짜는 어떻게 알았나.
"6월을 넘기지 않는다는 건 예정된 것이었다. 그건 기밀도 아니고 정보도 아니었다. 상식이었다. 조금만 공부하고 연구한 사람들에겐 이미 다 알려진 것이었다. G7 정상회의(6월 8~9일) 이후 일정 중 빠른 시간 안에 열린다고 하면 12일쯤이었다. 그게 무슨 대단한 기밀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 자유한국당은 논평을 내 "친문 진영의 힘 자랑"이라며 "비밀 정보를 누설해 선거운동의 재료로 썼다"고 비판했다.
"자기들이 게으른 걸 왜 나한테 그러나. 기밀이 아닌 걸 기밀이라고 한 게 바보들이다. 완전 '오바'다. 이게 왜 기밀인가. 나도 어떤 문서나 근거를 갖고 얘기한 건 아니지만, 자기들이 탐문하고 연구하고 논의하고 고민할 일을 안 해놓고 그렇게 말하는 건 어폐가 있다."

- 곧 있을 북미정상회담을 예측한다면.
"세계사적으로 엄청난 전환점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우여곡절이 많을 것으로 본다. 북미회담만 되면 다 될 거라고 생각하나. 그렇게 간단한 문제였다면 북미회담 얘기조차 꺼내지 못했던 지난 70년의 역사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제 겨우 시작이다. 그동안 시작도 못한 첫 발을 내디딘 것 뿐이라는 거다.

북핵 폐기와 체제 보장,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연계해서 할 거냐, 이건 정말 엄청난 국가적 이해관계의 충돌이 맞물려있다. 이제서야 그 긴 터널에 들어섰다. 앞으로도 몇 번이나 테이블이 뒤집어질 수 있다고 본다. 그건 미국도 마찬가지다. 남·북·미·중까지 이 긴 터널을 빠져 나와야 하는 어려운 과정들이 기다리고 있다. 인내할 일들이 앞으로도 몇 번이고 발생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트럼프가 갑자기 북미회담을 취소한다고 했을 때(5월 24일) '그것 봐라'하고 비난한 이들은 정말 잘못된 사람들이다. 남북정상이 두 번째로 비공개 회동했을 때 어느 언론에서 뭐라고 했나.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의 완전한 핵폐기 의사를 김정은으로부터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CVID에 대해선 우리도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었다. 특히 우린 중재자고 역할이 중요한데 이 복잡한 과정에서 왜 일방의 얘기를 요구하나. 그게 불리하다는 걸 모르나?

그런 것도 생각하지 않고 김정은의 선언을 받아냈냐고 묻는 게, 이게 말이 되냐는 거다. 설령 확인했더라도 우리 입장에선 말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확인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말자는 얘기와 똑같다. 답답하다. 정말 협상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얘기다. 이 문제를 마침표 찍는 데까지 가려면 그런 힘든 과정들이 앞으로도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반대 두려워 개혁 드라이브 흔들려선 안돼... 최저임금, 노동계와 대화 아쉽다"

지지 호소하는 최재성 후보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31일 가락시장역 인근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 문재인 정부가 1년을 넘겼다. 어떻게 평가하나.
"국민들이 보낸 가공할 지지율이 입증한다고 본다. 이랬던 적이 없지 않나. 잘하고 있다는 게 국민적 평가고 저도 그렇다. 민주당 내에서도 '생각보다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물론 동시에 숙제도 계속 발생하겠지만."

- 숙제라면.
"어떤 정책이든 다 양면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그 정책이 성공하고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중요한 정책일수록 더 그렇다. 그게 문화로까지 안착돼야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저임금 문제도 그렇고 문재인 정부는 경제 정책 자체를 사람 중심 경제로 바꾸려고 하는 건데 이건 기존의 방식과 아예 궤를 달리하는 것이다. 이런 큰 변화가 실증되고 효과를 얻으려면 무수한 난관을 거쳐야 한다. 그동안 역풍도 있을 수 있고 반대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이견이 있는 세력이 생기는 게 두려워서 조급하게 일관성을 흔들어선 안 된다. 그런 난관을 잘 해결하는 게 과제다."

- 여권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정부 탄생되기 전을 한번 생각해보라. 모든 사람들이 이명박·박근혜의 경제와 복지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럼 지금 와서 다시 옛날의 경제 정책 기조를 그대로 답습하겠다는 것인가? 그렇게는 이미 한계에 왔다고 입증한 것 아닌가. 모두가 동의했는데도 당장 어렵다고 못 기다리는 게 더 문제다. 아니, 뭐, 사람 중심 경제가 1~2년 만에 성공하겠나? 길 하나 놓고 도로 하나 놓으려고 해도 보통 10년이 걸린다. 하물며 국가의 주요 정책을 내고 개념을 바꾸고 방향을 바꾸는 데는 얼마나 오래 걸리겠나.

그런데도 정치권에서 롱텀(long-term)으로 참지 못하고 굉장히 짧은 시간에 왔다 갔다 하는 건 다 정치적 이해 관계 때문이다. 표 떨어질까 봐 반대 목소리를 두려워하는 거다. 반대나 우려는 당연한 건데 그럼 그때마다 흔들릴 것인가."

- 얼마 전 여당이 주도해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최저임금은 올려야 한다. 다만 올리면 반드시 후유증이 있다. 그에 대한 일종의 보완책으로 그런 법안이 통과됐다고 본다. 사실 대통령제가 제왕적이라고들 하지만 임기 5년은 굉장히 짧다. 정책 내놓다가 볼 일 다 보는 기간이다. 특히 단임제는 효과를 확인하고 확신하는 데 턱없이 짧다. 그러니 임기 초반에 정책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는 거다. 개헌이 필요한 이유다. 중임제만 했어도 최저임금을 보다 천천히 올릴 수 있었을 거다. 임기가 짧기 때문에 최저임금 1만 원 시대를 열기 위해선 첫해부터 많이 올려야 한다. 부동산 규제 문제도 마찬가지다. 임기가 길다면 훨씬 연착륙시킬 수 있을 거다. 본질적인 어려움이다."

-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 법안에 대해 노동계는 물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개인적 견해를 얘기하고 싶진 않다. 다만 구조적으로 정책 시행의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 앞서 말한 권력구조 문제로부터 기인하는 근본적인 문제들이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추진 과정에서 노동계와의 대화는 좀 더 충실히 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은 있다."

"대통령 국정 책무 함께 지는 사람들이 '친문'이다"

한 시간여 지나자 사무실 안쪽이 시끌시끌했다. 간담회를 신청한 지역 주민 십여 명이 최 후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최 후보는 세 개비째 전자담배를 피워 물고 있었다. 마지막 질문이었다.

- 본인이 '친문'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걸 내가 어떻게 할 것인가. 할 수 없지 않나. '친문'도, 이번에 쓴 '복심'도 내가 먼저 만든 말이 아니다. 정치적 상대방들이 공격하기 위해 만든 말이다. '호위무사'란 말도 지지자와 언론이 먼저 만들었다. '친문'으로 딱지 붙인 걸 내가 어떻게 하겠나.

다만 이젠 '친문'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정권교체를 이뤘다. 대통령을 배출한 당이라면 대통령이 나라를 망치거나 현격한 국정농단을 저지르지 않는 한 대통령과 같이 가야 한다. 친문은 이제 '대통령 문재인과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해야 하는 사람들' 정도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집권당이 '친문'이 돼야 한다. 무거운 책무를 함께 져야 한다. 그게 '친문'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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