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사회

포토뉴스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사회적인 논란이 거셉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은 노동자들의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지켜주는 버팀목"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보수진영과 재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 나아가 한국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여기 두 도시 이야기를 내놓습니다. 미국 대도시 가운데 가장 먼저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를 도입한 시애틀. 이제 갓 7530원이 된 한국의 서울. 최저임금 인상은 이들 두 도시 노동자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그들의 삶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또 경제는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여기 두 도시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편집자말]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 권우성
"난 그래요. '최저임금 (시간당) 1만 원'이라는 말을 안 써요. 최저 연봉 2500만 원, 맞벌이 부부가 벌면 5000만 원. 이것이 (손에) 쥐어져야거든."

그의 생각은 분명했다. 그러면서도 조심스러워해 했다. 문성현 대통령직속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장. 문재인 정부 초대 노사정위원장을 맡은 그는 한때 '노동 투사'로 불릴 정도로 친(親) 노동계 인사로 알려져있다. 그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눈 지 1시간이 훌쩍 지났을 때였다. 그에게 '요즘 그 어느때보다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올 들어 최저임금부터 노동시간 단축, 한국지엠(GM) 사태 등 각종 사회경제 현안을 둘러싼 해법을 놓고 논란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는 "최저임금이나 한국지엠 사태 등 개별 사안에 대해 노사정위원회에서 직접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지금이 바로 노동이나 기업, 정부 등이 나서 사회적 대화와 타협이 가장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공약이기도 한 '최저임금 1만원 시대'에 대해, 그는 "우선 국민적 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이어 "당장 노동자 입장에선 먹고 살기 위해서 받아야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도 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기업주 등이 최저임금을 줄 수 있는데 안 주는 것인지, 주고 싶어도 주기 어려운 환경 때문에 못 주는 것인지를 면밀하게 따져야 한다는 것. 그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단지 몇 퍼센트(%)를 놓고 서로 싸우지 말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한 사회적 논의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서울 종로구 노사정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문 위원장은 "지금도 옛 전노협 진군가 등을 들으면 마음이 울컥한다"면서, 2시간여 동안 새로운 사회적 대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왜 최저임금 1만 원인지 국민적 동의 필요... 근본 해결 위한 사회적 논의로 바꿔야"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 권우성
- 시간당 최저임금 7530원으로 인상한 지 두 달 넘게 지났다. 최저임금을 놓고 물가인상, 영세 소상공인 어려움 등 여전히 논란이 뜨겁다. 최저임금 역시 사회적 대화에서 중요한 이슈가 아닌가 싶다.
"(고개를 끄덕이며) 우선 왜 최저임금이 1만 원이어야 하는지 국민적 동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 때 최저임금이 1만 원은 됐으면 하는 소박한 생각을 가졌었다. 당시 문재인 후보와도 몇 차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제 '최저임금 1만 원'은 현 정부의 공약이 됐지만, 이제부터 논의를 해나가야 한다"

- 어떻게 논의를 해나가야 하는지.
"현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하고 있는데, 그 성격이 바뀌어야 한다. 그동안 몇 퍼센트(%)를 올릴지 말지를 두고 논의했는데, 이젠 최저임금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하는 위원회로 바뀌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차라리 포괄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 포괄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자, 노동자들 입장에선 먹고 살기 위해서라도 (최저임금 1만 원은) 받아야하고, 기업이나 사용자 입장에서도 줄 수 있도록 해야한다. 사용자들이 (최저임금 1만원을) 줄 수 있는데도 안 주는 것인지, 줄 수만 있으면 주고 싶지만 여건이 안 되는 경우는 없는지...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본사에서 이익을 대부분 가져간다든지, 건물 임대료나 4대 보험료 등에서 부담이 너무 크다는지... 이런 부분을 놓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위원장은 "노사끼리 싸우지만 말고, 어떻게 하면 (최저임금 1만 원을) 줄 수 있고, 또 받을 수 있을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내놓은 일자리 안정 지원 자금 등을 보다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4대 보험이나 원하청 관계 개선을 위한 대책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한 사회적 대화를 진행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격차없는 동일노동-동일임금 실현돼야"

최저임금뿐 아니라 최근 여러 사회경제 현안을 두고 사회적 대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문 위원장의 인식은 더 절박한 듯 보였다. 그는 "당장 한국지엠 사태에서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가 날로 커지고 미래 세대인 청년들의 일자리까지 크게 위협받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 권우성
"지금 최저임금 인상 등 요구하는 이유가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 아니예요? 그동안 IMF 위기나 경기 안좋을 때 구조조정을 보면 기업만 살리는 거였지, 노동자들에게 해고는 살인이나 다름없었다고... 앞으로 올 경제 위기나, 기업 구조조정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야 하고..."

그의 말대로 '사회적 안전망'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 사회적 대타협이 절실하다. 급변하는 기술환경과 경제 상황에 따른 구조조정에 대비해,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문 위원장의 말을 옮겨본다.


"나는, '최저임금 (시간당) 1만 원'이라는 말을 안 써요. 최저연봉 2500만 원, 맞벌이 부부가 벌면 5000만 원, 이것이 (손에) 쥐어지고... 또 격차없는 동일 노동에 동일 임금을 받도록 해야한다는게 나의 생각입니다. 그렇게 해서 평균적으로 연봉 4000만 원은 보장해주고... 정부가 나서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고, 보육 문제도 적극적으로 해결하자는 거예요.



자, 그러면 어떤 사람이 무엇을 하든 연 2500만 원을 받을 수 있고, 또 어디서 일을 하든 평균 연봉 4000만 원을 받을 수 있고, 정부가 주택과 교육, 보육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합시다. 나름 사회적 안전망이 구축돼 있다고 볼 수 있죠. 이런 사회에선 노동자 뿐 아니라 기업에게도 도움이 되고, 경제위기가 오더라도 이겨낼 수가 있어요. 실제로 이미 유럽 국가들이 이렇게 하고 있어요."


"한국지엠 사태 등 사회적 대화로 풀어야... 노조가 주도적인 역할 필요"

- 위원장의 생각대로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와 조선 부문의 구조조정은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러니까 사회적 대화가 더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노동(노조)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공장 폐쇄나 한국 철수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봐야한다. 이미 자동차의 경우 전기차를 비롯해 자율주행차의 경우 완전히 개념이 다른 시대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차피 현장은 노동(노조)이 잡고 있지 않나. 노동이 이런 시대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 노조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하셨지만, 노조 조직률 등은 여전히 낮지 않은가.
"(고개를 절레 흔들며) 한국 사회에서 노조 조직률이 10%정도 밖에 안된다고 한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1000명 이상 사업장의 경우 90% 이상 조합이 결성돼 있다. 500명 이상은 70%, 300명 이상 사업장은 50% 이상 노조가 결성돼 있다. 한마디로 노조가 있을 만한 곳은 다 있다고 보면 된다. 노조가 없는 90% 사업장은 대부분 중소 영세기업들이며, 비정규직으로 돼 있다."

- 산업부 장관은 지엠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노사정위원회가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굳이 노사정위원회가 나서라는 것보다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만약 한국지엠에 노조가 없었다면, 이미 지엠 본사는 벌써 구조조정 등 자신들 맘대로 처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노조를 설득할 수밖에 없다."

문 위원장은 한국지엠 뿐 아니라 산업은행이 주채권 은행으로 매각 등을 추진중인 대우건설, 금호타이어, 대우조선해양 등의 기업 처리에 대해서도, "노사정의 책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IMF 위기는 전국적인 경제위기 상황이었는데, 요즘에는 기업별 위기로 오고 있다"면서 "예전처럼 정부나 기업이 노조의 팔을 비틀어서 (구조조정을) 해결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차 '노동(노조)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지엠 노조도 미국 본사가 군산공장에 전기차 생산 등을 배정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노조 스스로 회사나 정부보다 냉철하게 현실을 판단하고 길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하기도 했다.

"난 전투적 사회적 대화주의자... 한국형 사회적 대타협도 충분히 가능"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 권우성
그는 지금 지난 20년 동안 유명무실화된 사회적 대화를 다시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달에 노사정 6자 대화도 성사시켰다. 노사정 대표들이 합의한다면, 대화기구의 이름부터 운영까지 모든 것을 바꿀수도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사회적 대타협에 적극적이다.

"1987년 이전에 사회적 대화라는 것이 없었죠. 이후 97년까지 노동(노조)이 성장하면서, 투쟁의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IMF 등을 겪고, 신자유주의 열풍속에 노동유연화가 이어지면서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의 필요성이 제기됐죠. 하지만 그 후 20년이 흘렀지만, 제대로 된 사회적 대화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정말 (사회적 대화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이 됐어요."

그는 '조건'이란 표현을 썼다. 그의 어투에는 여전히 옛 노동운동 시절이 베어 있지만, 생각은 사뭇 달랐다. 특히 최근 사회 경제 전분야에 걸친 '양극화', '격차'를 그대로 가져가서는 미래가 없다는 절박한 인식이 있었다. 문 위원장은 "그동안 우리는 기업별로 노조를 만들면서, 각자 먹고살기에 바빴다"면서 "이제 우리 아들 딸들을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교육을 해도 10명 중에 2명만이 정규직, 대기업, 공무원이 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격차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것이 핵심이죠. (10명 중) 2명 밖에 정규직이 안되는 구조를 그냥 놔둘 것이냐, 나머지 8명이 잘 사는 구조를 만들 것이냐, 이제 결단을 해야죠. 모든 분야에서 격차를 없애고, 우리 아들 딸들이 중소기업을 다니더라도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야지 않겠어요? 광주형 일자리 사례가 그 좋은 사례예요."

문 위원장은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은 격차를 없애는 것"이라며 "기아차 등 대기업 중심의 공장과 중소협력업체들 사이의 임금 격차를 없애고, 서로 상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다른 업종, 다른 지역으로 연장해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모델의 중심에 바로 노동(노조)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단지 일부지역이나 일부 노조의 이야기가 아닌, 이를 사회적 대화로 가져오면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형 사회적 대타협 모델이 가능할까'라고 묻자, 그는 옛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기자와 이야기를 마치면서 "사회적 대타협, 이거 안되면 정말 큰일 나"라며 말을 맺었다. 다시 그의 이야기다.

"단병호 위원장에게 이런 말을 한적이 있어요. '형용 모순처럼 들리겠지만, 제가 전투적 사회적 대화주의자입니다'라고... 전태일을 통해서 노동운동에 발을 디딘 후에 전노협을 거쳐 여기까지 왔지만, 지금도 전태일의 '풀빵정신'을 갖고 있습니다.


자신이 몸을 던져 노동의 구조적 모순을 알린 전태일과, 자신의 차비를 아껴가며 풀빵을 사서 주변 동지들에게 나눠주던 연대의 전태일을 다 계승하겠다는 겁니다. 노동이 주도적으로 대화에 참여하고, 저는 그런 울타리를 쳐주고, 대화와 타협을 위한 그릇 역할을 할 겁니다."


    후원       
    총괄 김종철취재 선대식, 신나리, 신지수(시애틀) 신상호, 박정훈(서울), 권우성, 남소연(사진)데이터 기획 이종호디자인 고정미개발 박준규

댓글1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많은 분들께 배우고, 듣고, 생각하는 고마운 시간입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