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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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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사회적인 논란이 거셉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은 노동자들의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지켜주는 버팀목"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보수진영과 재계는 최저임금 인상이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 나아가 한국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여기 두 도시 이야기를 내놓습니다. 미국 대도시 가운데 가장 먼저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를 도입한 시애틀. 이제 갓 7530원이 된 한국의 서울. 최저임금 인상은 이들 두 도시 노동자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그들의 삶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또 경제는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여기 두 도시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편집자말]
3년 간 시급이 6달러 올랐다. 미국 시애틀로 이민을 와서 11년째 살고 있는 김아무개(24)씨 이야기다. 2015년 9.5달러(약 1만119원)였던 대학 도서관 아르바이트 시급이 2018년 현재는 15.46달러(약 1만6467원)가 됐다. 큰 폭으로 오른 최저임금이 김씨의 삶을 얼마나 바꿨을까? 김씨는 "2015년과 2018년을 비교하면 돈을 더 많이 버는 건 확실하다"면서도 "돈을 더 모으지는 못 한다"라고 말했다.

시애틀 최저임금이 3년 사이 58.4%(501인 이상 고용, 건강보험 혜택 있는 사업장 기준) 올랐지만, 시애틀 20대 한인 청년들은 "변한 게 별로 없다"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이들이 '최저임금 15달러' 효과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건 시애틀과 그 인근 지역에 본사를 둔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식비와 주거비 등 시애틀 생활 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아마존 성장의 명과 암
워싱턴대 기숙사 1인실 모습 월세로 90만 원 넘게 내는 워싱턴대 기숙사 1인실의 모습ⓒ 김선윤 제공
시애틀에서 발행되는 일간지 중 구독자가 가장 많은 <시애틀 타임즈>에 따르면, 시애틀의 주거비는 2016년 1월에 비해 2017년 7월 13.5% 올랐다. 같은 시기 미국 평균 주거비는 5.9% 상승했다. 워싱턴대학교 기숙사비로도 주거비 상승을 엿볼 수 있다. 김씨의 경우 현재 워싱턴대 기숙사 1인실에 살며 한 달에 850달러(약 90만5420원)를 내고 있다. 1년 전에는 780달러~800달러(약 83만856원~85만2160원)였다.

김씨는 "3~4년 전만 해도 월세 800달러(약 85만2160원)인 집들이 꽤 많았는데, 지금은 1000달러(약 106만5200원) 이하로 집을 구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라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시애틀 타임즈>는 지난해 7월 "IT기업들의 시애틀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인구 유입에 비해 주거용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주택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상업용 임대료도 마찬가지다. <시애틀 타임즈>는 지난 2월 20일 "시애틀은 역사적으로 임대료가 싼 지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아마존을 비롯한 테크 회사가 일으킨 호황은 지난 3년 동안 시애틀을 임대료가 가장 비싼 도시로 만들었다"라며 "사무실 임대료는 전국 평균보다 약 2.5배 빠른 31%나 증가했다"라고 보도했다.

김씨는 "아마존이 시애틀 여기저기에 새 빌딩을 짓고 구글도 들어오면서 시애틀로 유입되는 인구가 급격하게 늘었다"라며 "가난한 사람들이나 예술가들이 많이 살던 노스시애틀 같은 곳들도 집값이 엄청 뛰었다"라고 시애틀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김씨는 "아마존, 구글 같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돈을 많이 받고 많이 쓰니 물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오죽했으면) 사람들이 아마존 나가라고 시위를 했겠느냐"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저임금 상승이 팁 문화와 결합되면서 식비를 올린 것이다. 김씨는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웨이터도 15달러 받고 나도 15달러 받는데, 팁까지 줄 필요가 있나'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팁을 안 주겠다는 사람이 많아졌다"라고 했다.

소비자가 식당, 호텔 등에서 각종 서비스를 받으면 물건 값이나 서비스 가격의 10~20% 정도의 팁을 고용주가 아닌 직원에게 주는 게 미국의 문화다. 그러다보니 팁은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전해주는 기능도 한다.

김씨는 "그랬더니 자체적으로 음식 값에 20% 정도의 팁을 추가하는 음식점들이 조금씩 늘어났다"라며 "학생인 나는 예전에는 팁을 10% 정도 줬는데 음식점에서 마음대로 20%로 계산하니 내 입장에서는 가격이 많이 올라가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를 끌어올린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시애틀의 최저임금 효과를 연구한 UC버클리대학 최저임금팀과 워싱턴대학 최저임금 연구팀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최저임금 안 올랐으면 더 가난했을 것"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이 치솟는 물가의 버팀목 역할을 하기도 했다. 김아무개씨는 "(물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조차 오르지 않았다면 더 가난했을 것"이라며 "최저임금이 올라 물가가 올랐다기보다, 물가가 올라 최저임금도 오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미미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청년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소득이 늘면서 청년들은 지출을 늘렸다.

"한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는 돈을 버는 속도에 비해 쓰는 속도가 더 빨라 힘들었는데, 시애틀에서는 신났다. 최저임금이 오르니 손에 쥐는 돈이 많아지고 지출이 조금 쉬워지기도 했다."

미국 시애틀 이민 7년차인 강아무개(23)씨는 말했다. 2014년 한국에서 5210원을 받은 그는 1년 뒤인 2015년 시애틀에서 그 2배가 넘는 11달러를 받고 일했다. 그 후로도 시애틀 최저임금은 1년에 2달러씩 올랐다. 강씨는 "돈이 훨씬 빨리 벌려 쓸 수 있는 돈이 많아지니 좋다"라고 밝혔다. 워싱턴대 유학생 소현정(24)씨도 "최저임금이 15달러로 올라, 예전보다 100달러(약 10만6520원) 정도 쇼핑을 더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20대 청년이 부모로부터 자립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소씨의 경우, 시급이 늘어나는 만큼 부모에게 손을 덜 벌릴 수 있었다. 시급 11달러짜리 아르바이트 하나를 했던 2015년 소씨는 월세를 감당하기도 벅찼다. 2016년 3월부터 아르바이트 하나를 더 했지만 부모님에게 생활비 일부를 도움 받아야 했다.

소씨가 일한 사업장은 직원이 501명 이상이면서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곳이라, 2017년 최저임금으로 15달러를 받았다. 그 덕에 소씨는 완전히 자립할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 하는 시간을 5시간 정도 늘리기도 했지만, 최저임금이 15달러로 올라 손에 들어오는 돈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소씨는 "(최저임금이 15달러가 됐을 때) 식생활이 변하거나 문화생활을 더 하거나 하진 않았다"라며 "학교랑 일을 병행하면 여가 시간도 별로 없고, 임금이 오르고 일을 더 많이 하게 되면서 생활비와 집값을 제가 내려고 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최저임금 기획 - 두 도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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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원       
    총괄 김종철 취재 선대식, 신나리, 신지수(시애틀) 신상호, 박정훈(서울), 권우성, 남소연(사진) 데이터 기획 이종호 디자인 고정미 개발 박준규

덧붙이는 글 | 기사에서 언급된 시애틀 최저임금은 사업장의 규모나 건강보험 제공 여부 등에 따라 나눈 4가지 유형 가운데, 전 세계 501인 이상 고용사업장,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노동자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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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신지수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