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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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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하나 내보겠습니다. OO안에 들어갈 단어를 고르시면 됩니다. 보기는 많이 드리도록 하지요.

'예향 OO' '맛과 멋의 고장 OO' '선비의 도시 OO'.

자, 어떠신가요. 답이 쉽게 나오시나요? 아마 이 정도 보기로는 절반 정도 맞히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힌트를 더 드리고자 합니다. 이곳에선 지난 2000년도부터 매년 국제영화제가 열립니다. 또, 이제는 꽤 많은 지역으로 퍼진 전통시장 속 청년몰이 바로 이곳에서 최초로 만들어졌어요.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에 있어서는 최초의 순교지가 바로 이곳에 있답니다.

이제 확실히 눈치를 채셨나요? 혹~시라도 '여전히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또 다른 결정적인 힌트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옥마을로 유명한 곳입니다.'

확실히 아시겠지요? 네, 맞습니다. 전주입니다. 전라북도의 중심도시, 한정식과 비빔밥, 콩나물국밥이 알아주는 맛의 고장.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 봉안된 경기전과 형형색색 한복을 입은 시민들이 어우러진 한옥마을이 있어 전통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멋의 도시. 국제영화제를 통해 <자백>(감독 최승호PD) <7년 그들이 없는 언론> <천안함 프로젝트> 등 다양한 목소리가 담긴 상영물의 첫 선을 보였고, 최근엔 <노무현입니다> 제작 지원에 나서 영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예술의 도시, 바로 전주입니다.

전주의 매력은 이처럼 다양합니다. 그래서 한해 1000만 명가량의 관광객들이 몰리곤 하지요. 하지만 이렇게나 많은 인파가 모이는 만큼 어딜 가던 북적이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정작 전주 시민들 사이에서는 한옥마을 등 유명 관광지는 가급적 안 간다는 것이 불문율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전주 시민들은 주로 어디서 오붓한 시간을 보낼까요? 소박하지만 조용하고 분위기 있게 즐길 수 있는 전주시 내 몇몇 곳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직접 둘러봤습니다. 혹시라도 전주 여행을 계획 중이시거나, 오늘 전주에 계시다면 한 번쯤 가볍게 들르실만한 장소를 소개합니다.

청년들의 열정에 고풍스런 분위기가 더해진 곳 '객리단길'

다가동 객사 1∼2길. 이곳은 1970, 1980년대만 해도 유흥가와 주택가가 몰려 꽤 잘나가는 동네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전북대학교 앞과 서부신시가지 등에 중심상권이 형성되면서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016년, 일대 재개발구역이 해제되면서 상권이 다시 형성됐는데요. 소자본 청년 창업가들이 저마다의 개성과 아이디어를 무기로 이곳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화려한 네온사인은커녕 어둠만이 드리웠던 골목골목에 서서히 빛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인근에 위치한 조선시대 유적인 '객사'와 서울의 '경리단길'을 합쳐 '객리단길'이라 불리는 이곳. 직접 가봤습니다. 객리단길에 있는 상점들은 커피는 물론 와인과 파스타, 멕시코 음식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입니다.

객리단길은 고요합니다. 조금은 허름해 보이는 건물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해가 지고 저녁이 되면 서서히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잔잔한 음악이 들려 옵니다. ⓒ 주현웅
보시다시피 대부분의 상점들이 규모가 큰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오붓하게 즐기기에 더 좋습니다. 물론 이 근방에는 꽤 큰 레스토랑도 몇몇 있습니다. ⓒ 주현웅
약간은 이국적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만화영화 속에서 등장할 법한 모습이기도 하고요. 직접 가서 보시면 은은한 분위기에 매료되실 수도 있습니다. ⓒ 주현웅
객리단길만의 또 다른 매력은 드문드문 위치해 있는 카페들입니다. 각 골목골목마다 어두운 골목에 홀로 불빛을 밝히는 카페들이 있습니다. 카페의 분위기나 느낌도 제각각이라 나름 골라가는 재미도 있답니다. ⓒ 주현웅
캠퍼스의 낭만 + 전주 한옥 스타일 = 전북대 인문대 앞

단순한 캠퍼스 산책이라고 하면 재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덕진동 1가에 있는 전북대학교는 조금 남다릅니다. '전주'에 있는 대학이기에 느낄 수 있는 캠퍼스 분위기가 따로 있습니다.

전북대학교는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조성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합니다. 그 일환으로 학교 정문은 물론 캠퍼스 내부의 단과대학 및 각종 매장들을 한옥 형태로 바꾼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몇몇 건물들은 이미 시공에 착수한 상태인데요. 완성된 모습이 어떠할지를 인문대 앞에 가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전북대학교 옛 정문 앞은 젊음의 거리입니다. 만약 이곳에서 식사를 했다면 소화도 시킬겸 전북대학교 신정문 일대 산책로에서부터 인문대 일대 한 바퀴 산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주현웅
전북대 신정문 바로 옆에 샛길이 있습니다. 이 길로 들어서면 이 같은 숲길이 조성돼 있습니다. 이 길을 쭉 따라 걸으시면 구간마다 색다른 매력의 거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 주현웅
전북대 신정문에서 캠퍼스 내부로 향하는 산책로입니다. 조용한 숲 속을 걷는 듯한 기분도 낼 수 있고요, 사진 속 빨간 색 컨테이너도 나름의 구경거리입니다. 이곳은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도전의 장이기도 하고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학생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 주현웅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앞 마당이 나옵니다. 좁다란 길의 끝에서 만나는 이 드넓은 공간에는 역시 음악과 사람이 있습니다. 이 마당을 바라보는 레스토랑도 이곳에 있으니 커피 한 잔 하시는 것도 좋은 생각입니다. ⓒ 주현웅
계속 조명을 따라 걸으시면 됩니다. 위와 같은 한옥식 조명이 캠퍼스 내부까지 이어져 있거든요. 다른 사진에는 빛이 번지는 바람에 조명의 모양이 잘 나오지를 않았군요. 하지만 위 사진 속 모양의 조명만 따라 걸으시면 됩니다. 코스가 짧지 않으니 싱겁지 않게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 주현웅
신축 인문사회대학 앞의 모습입니다. 평소에는 학생들로 복잡한 길이지만 밤이 되면 비교적 한산해집니다.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고 귀가하는 학생들이 가끔 보이는 정도랄까요. ⓒ 주현웅
물론 이렇게 분위기 좋은 길은 사랑하는 이와 걸을 때 더 기분좋겠지요. 기분탓일 테지만 이 길을 걸으면 괜히 솔직함을 가장한 오글거리는 표현이 튀어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괜찮겠지요? ⓒ 주현웅
걷다가 지친다면 잠깐 앉아서 쉬어 가세요. 흔들 의자가 중간에 배치돼 있습니다. 옛 사회대와 인문대 건물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있어서 위치도 좋습니다. 원래 사랑하는 사람과는 높은 곳에 있을 때 마음이 더 깊어진다죠? ⓒ 주현웅
전북대학교 신축 인문사회대 및 국제교류어학원은 이처럼 한옥스타일입니다. 전북대가 추진 중인 한옥형 캠퍼스의 조성의 일환으로 가장 먼저 완성된 단과대학 중 한 곳입니다. 캠퍼스의 낭만을 느끼는 동시에 소박한 관광도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 주현웅
이 사진은 전북대 모습은 아닙니다. 전북대학교 캠퍼스를 쭉 돌고 신정문 반대편 입구로 나와 보시면 바로 만날 수 있는 덕진공원입니다. 덕진공원 중앙에는 호수가 있는데요, 시간을 잘 맞춰서 가신다면 음악분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행사도 자주 열리는 편이라 미리 일정을 찾은 뒤 들르시면 깨알 나들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 주현웅
황금연휴입니다. 남은 기간 전주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꼭 들어야 하는 곳들이 있겠죠? 한옥마을과 남부시장 야시장, 그리고 청년몰과 동물원 야간개장 등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행이란 구석구석까지 다 살펴 봐야 제맛 아니던가요. 객리단길과 전북대 둘레길, 깨알같은 장소까지 다 둘러 보셔서 즐거운 추억 쌓으시길 바랍니다.
태그:#객리단길, #전북대인문대, #전주, #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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