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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된 권인숙 명지대 교수(오른쪽)와 이다혜 프로바둑기사가 19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마친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된 권인숙 명지대 교수(오른쪽)와 이다혜 프로바둑기사가 19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마친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 ⓒ 남소연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아래 민주당 선대위)에는 정치권 밖 인물 두 명이 포함돼 있다. 바로 권인숙(48)·이다혜(33) 공동선대위원장이다.

권 위원장은 여성학을 전공한 교수(명지대), 이 위원장은 바둑 프로기사 4단이다. 두 사람은 민주당이 지난 7일 선대위 구성안을 발표하며 이력을 별첨할 정도로 정치권에선 다소 생소한 인물이다. 대중에겐 '부천 성고문 사건' 피해자, 이세돌-알파고 대결의 심판·해설로 더 익숙하다. 선대위는 두 위원장을 각각 여성과 청년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19일 오전, 민주당 당사 지하 1층의 '문라이브 스튜디오'에서 두 위원장을 동시에 만났다. 권 위원장은 지난 달 8일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후 첫 인터뷰였고, 이 위원장은 지난 7일 선대위에 이름을 올린 뒤 두 번째 인터뷰였다. 물론, 두 명이 동시에 하는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터뷰 초반, 두 사람은 아직 정치부 기자와의 인터뷰가 익숙하지 않은 듯 어색한 모습이었다. 당연히 "위원장님"보다 "교수님", "사범님"이란 호칭에 편하게 반응했다. "가장 힘든 점은 실수할까봐 조마조마하다는 점이다"(권), "제가 말 꾸미는 걸 잘 못해서 속마음 그대로 말하는데 그게 민폐가 될까 걱정이다"(이) 등의 말에서 두 사람의 조심스러움이 느껴졌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다혜 프로바둑기사(왼쪽)와 권인숙 명지대 교수가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다혜 프로바둑기사(왼쪽)와 권인숙 명지대 교수가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남소연
하지만 인터뷰 말미에는 거침없는 말들이 쏟아졌다. 권 위원장은 "정치권, 특히 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진흙탕 싸움인데, 혼란스럽지 않나"라는 질문에 "그게 재미 아닌가"라며 웃음을 내보였다. 물론 "검증과 악의적 네거티브는 구분해야 한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바둑 용어인 '수읽기'를 사용하며, "대선 승리 외에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제 수읽기는 대선 날까지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 때까지는 수읽기를 해본 것인가"라고 묻자 "(당선)될 거니까"라며 웃음을 내보였다.

"지난 4년 정말 못살겠더라", 촛불 떠올리며 눈물도

정치권 외부인사, 특히 선거를 앞두고 영입된 이들에겐 '구색 맞추기 아니냐'는 시선이 쏟아지곤 한다. 두 사람에게 이와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가, 권 위원장에게 되레 한 방 먹었다.

- 공동선대위원장이란 중책을 맡았다. 일부에선 구색 맞추기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권인숙(이하 권) "구색 맞추는 게 중요하지 않나(웃음)? 안 맞추는 것보단 맞추는 게 낫다. 여성이든 청년이든 이런 외부자들을 영입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는 게, 그들의 이야기를 듣겠다는 것 아닌가. 그런 의지를 갖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것 같다. 그리고 구색으로 쓰이면 좀 어떻나(웃음).

이다혜(이하 이) "내가 실수할까봐 걱정하지, 내가 어떻게 활용될지는 걱정하지 않는다. (나를 영입할 때) 문 후보의 열린 자세가 좋았다. 사실 나보다 유명한 사람도 훨씬 많은데, 내 잠재력을 봐주시고 함께 하자고 말해준 것 같아 좋았다."
문재인의 유세는 '스킨십'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전주 전북대 입구에서 거리유세에 나서, 문 후보를 향해 손을 뻗는 시민들과 일일이 스킨십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경수 대변인.
문재인의 유세는 '스킨십'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전주 전북대 입구에서 거리유세에 나서, 문 후보를 향해 손을 뻗는 시민들과 일일이 스킨십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경수 대변인.ⓒ 남소연
두 사람은 "문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한다"며 자신의 감정을 매우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권 위원장은 "지난 4년은 정말, 정말 못 살겠더라"라며 "정권교체 못하면 죽어버릴 것 같아서 문 후보의 요청에 곧바로 응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선까지의 각오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어떻게든 다 할 것이다"라며 "제가 냉소적인 사람이어서 웬만하면 좋은 이야기를 안 하는데, 문 후보도, 당도 정말 다들 열심히 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리고 지난해에도 상처를 너무 많이 받았다"라며 "그 동안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때문에 '나라가 이 지경까지 왔는데 나는 그 동안 너무 방관한 것 아닌가'라고 자책하고 있을 때 문 후보에게 연락이 왔다"라고 떠올렸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은 (문 후보를) 돕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난 3월 초 제안이 왔다. 개인적인 어색함이나 '내 인생이 어디로 갈까',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닌가' 등의 판단보다는 대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혀 계산하지 않았다. 계산할 상황도 아니었다. 예전엔 사진 찍히는 게 정말 싫었고, 지금도 싫은데 이젠 '어떻게든 쓰라'고 한다(웃음)."

"지난 2월 말 문 후보 측에서 연락이 왔더라. '유명하지도 않은데 왜 하필 저냐'라고 물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유명한 사람을 원하는 게 아니라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할 사람을 원한다. 많이 도전하고, 많이 실패하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사람을 원한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제 이력에는 화려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 군부대, 다문화가정에 바둑을 기원 형태가 아닌 젊은 층이 바둑을 둘 수 있는 '꽃보다 바둑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바둑과 코딩을 결합하는 스타트업 기업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점을 좋게 봐줬다는 점에서 제안을 받아들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다혜 프로바둑기사가 19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문 후보를 지지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던 중 눈가에 눈물이 맺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다혜 프로바둑기사가 19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문 후보를 지지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던 중 눈가에 눈물이 맺히고 있다. ⓒ 남소연
이 위원장은 인터뷰 도중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그는 "촛불정국을 어떻게 바라봤나"라는 질문에 "정치에 관심 없이 살다가, (이번 사태를 겪고) 너무 화가 났다. 그래서 광화문에 나갔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마음을 추스른 그는 "(정부가) 너무 국민을 무시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라며 다시 입을 뗐지만, 결국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권 위원장은 이 위원장을 대신해 "진짜 절박했던 것 같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잘못을 인정했던 날 밤은, 정말 악몽이었다. 이런 사실이 폭로됐다는 건 어찌 보면 반가운 일인데, 반갑기 전에 내가 어떤 세상을 살았나 싶더라"라며 말을 보탰다.

"듣는 귀가 있는 사람"... "걱정 품고 만난 후보, 나중엔 아빠 같아"

두 사람은 문 후보의 장점을 '듣기'로 꼽았다. 권 위원장은 "듣는 귀가 있는 사람", 이 위원장은 "처음엔 무서웠는데, 나중엔 아빠랑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라고 표현했다.

"(문 후보에게) 듣는 귀가 있다는 점에 굉장히 놀랐다. 60대 남성, 특히 좀 위에 있는 분들은 주장이 많지, 잘 듣지 않는다. 특히 그들이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여성과 이야기할 땐 여성 입장에선 평등하게 이야기하는 느낌을 받기가 참 어렵다. 근데 문 후보는 그런 느낌을 주더라. 민주주의 지도자는 여러 의견 중 합리적인 것을 모아 판단할 수 있는 중심이 잡혀 있으면 된다. 본인이 모든 걸 다 알고 있어야 하고, 독선적으로 판단하는 건 민주주의 지도자에 맞지 않다."

"저는 정치에 거리감과 무서운 감정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걱정을 품고 문 후보를 만났다. 그런데 조금 이야기해보니 너무 편했다. 정말 아빠와 이야기하는 것처럼 요즘 힘든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눴다. 제일 좋았던 것은 말하는 비율이 제가 7, 문 후보가 3이었다는 점이다(웃음).

권 위원장은 자신이 문 후보 캠프에 영입된 여성의 날(지난 달 8일)에 "대통령 후보인 장년의 남성이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모습을 보며, '페미니스트가 되긴 어려우시겠으나 노력해보시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기호 1번 문재인' 연호한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인숙 명지대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20일 오전 강원 춘천시 중앙로 브라운5번가 앞에서 열린 문 후보의 유세에 함께해 '기호 1번'을 뜻하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있다.
'기호 1번 문재인' 연호한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인숙 명지대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20일 오전 강원 춘천시 중앙로 브라운5번가 앞에서 열린 문 후보의 유세에 함께해 '기호 1번'을 뜻하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있다. ⓒ 남소연
이 말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그는 "(문 후보가 페미니스트를 자처한다는 말에) 반갑기도 하면서, 말만 해서는 안 된다는 따끔한 조언을 드리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페미니스트가 되는 게 그렇게 쉽진 않다(웃음). 우리 사회가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데 익숙하지 않고, 불편함에 관대하지도 않다. 그 사회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저도 사람들이 페미니스트라고 하지만, 저도 부족할 수 있다. 그런데 문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유일하게 페미니스트를 자처하지 않았나. 그걸 보며 중심은 잡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60대 이상의 남성이 그런 의지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고마웠다. 우리 사회가 한 발짝 나아가는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노력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따끔한 조언도 하고 싶어 ('페미니스트가 되긴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문 후보가 공공부문 일자리를 강조하며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에 좋은 점수를 줬다.

"제 주변 친구들을 보면 취직 때문에 대부분 힘들어한다. 정규직도 별로 없고, 그나마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솔직히 취업 포기자도 많다. 백 번 이력서를 넣어봐야 안 되는데 어쩌겠나. '노력해라, 꿈을 가져라' 지금 시점에서는 (일자리 문제를) 더 이상 민간에 맡겨선 안 된다고 본다. 점차 경제가 좋아진 뒤엔 방법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정부가 신경을 써서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린다는 공약은 지금 시기에 딱 맞다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인숙 명지대 교수(오른쪽)와 이다혜 프로바둑기사가 19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인숙 명지대 교수(오른쪽)와 이다혜 프로바둑기사가 19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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