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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찾아 산티아고 번외편 인생의 여름방학, 순례길을 즐기는 법 ⓒ 정효정
2015년 9월과 10월 산티아고 순례를 하고, 2016년 6월부터 12월까지 오마이뉴스에 <남자찾아 산티아고>(☞클릭 연재 페이지 가기)라는 글을 연재했습니다. 연재의 마무리 의미로 많은 분들이 가고 싶어하는 산티아고 순례길 정보를 정리해 봅니다. - 기자 말

산티아고 순례길. 성 야고보의 유해가 묻힌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가는 800km의 길이다. 이 길은 오늘날은 수많은 여행자가 찾는 세계적인 도보여행길이 되었다. 서점에는 연일 산티아고에 관한 책이 쏟아져 나오고, 전혀 인기 있으리라 생각지도 않던 산티아고 관련 영화가 몇 만 관객을 가뿐히 돌파한다.
용서의 언덕에서 매년 23만명의 사람들이 찾는 산티아고 순례길, 사람들은 대체 왜 이곳으로 향하는 걸까? ⓒ 정효정
사실 실제로 그곳을 걷기 전에는 '저길 저렇게 걸어서까지 가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혀를 차는 이른바 '냉담자'였다. 하지만 작년 9월 '남자를 찾는다'는 다소 황당한 목적으로 장난반 진담반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본 후, 그 길의 매력에 대해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는 입장이 되었다.

남자를 찾는 것에 대해선 지난 연재에서도 밝혔지만, 유니콘을 잡으러 가는 정도의 황당한 시도였다. 하지만 그런 개인적 실패에도 산티아고 순례길의 매력은 변하지 않는다. 그 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자, 산티아고 순례길의 준비부터 여행 후유증 치료까지 한 번에 정리해보았다.
맘에 드는 남자를 찾아 떠난 800km의 길 차라리 유니콘을 찾는 게 나을 뻔 했다 ⓒ 정효정
1. 산티아고 여행 준비
산티아고 순례길은 국내에서는 보통 '산티아고'라고 불리지만, 공식명칙은 '성 야고보의 길'이라는 뜻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다. 현지에서는 보통 '카미노'라고 한다. 스페인어로 길이라는 뜻이다.

- 계절과 루트
가장 우선 고려해야할 것은, 계절과 루트다. 대부분의 시간을 바깥에서 활동하니 만큼 계절이 중요한데,  보통은 4~6월, 9~10월을 가장 활동하기 편한 시기로 본다. 가장 순례객이 몰리는 시즌은 7~8월이다. 하지만 이 시기는 사람이 너무 몰리다보니 숙소 잡기가 힘들다. 겨울순례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겨울에는 알베르게가 문을 닫는 경우가 많고 또 인적이 드물다보니 늘 주의하며 걸어야 한다.
가을의 산티아고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을 걷게 된다 ⓒ 정효정
산티아고로 향하는 루트는 다양하지만, 가장 대중적인 루트는 프랑스길이다. 장점은 많은 사람이 찾는 만큼 정보가 많고 편의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다. 단점은 많은 사람이 찾기에 번잡스러운 감이 있다.

‧프랑스 길 : 프랑스 국경마을인 생장피데포드에서 산티아고까지 약 800km를 걷는다.
‧북쪽 길 : 프랑스 국경마을 이룬에서 출발하여 북부의 해안선을 따라 약 815km를 걷는다.
‧은의 길 : 스페인 남부 세비야에서 아스트로가까지 북진한 후 산티아고까지 약 1003km를 걷는다. 
‧포르투갈 길 :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산티아고까지 약 606km를 걷는다.
프랑스길에서 만나는 부르고스 대성당 산티아고 순례길은 단순히 트레킹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함께 즐기는 길이다 ⓒ 정효정
프랑스 길에서 만나게 되는 도시 폰페라다 템플기사단의 요새를 방문해볼 수 있다 ⓒ 정효정
- 준비물

루트를 정하고 항공권을 샀으면, 이제 짐을 쌀 순간이다. 순례길의 짐은 당연히 가벼워야한다. 짐이 무거우면 순례가 아니라 고행이 될 것이다. 물론 현지에서 짐을 다음날 도착지로 미리 보내는 택배 서비스(Donkey Service)를 이용할 수 있기도 하다. (1회 5~8유로) 

필수 : 배낭, 등산화, 경량침낭, 우비, 바람막이(방한복), 의류(속옷, 양말, 상하의 각 두 벌씩),  슬리퍼, 세면도구, 선크림, 선글라스, 빨래집게, 상비약 (두통약, 감기약, 바늘, 실, 알코올, 밴드) 
선택 : 등산스틱, 전자제품(카메라 등), 한국 음식재료(라면스프, 고춧가루 등), 가이드북(가이드 어플), 와인오프너, 헤드랜턴, 귀마개, 세탁용 가루세제(액체세제) 등
배낭을 쿠션삼아 쉬고 있는 순례자 순례길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가 배낭과 등산화다. ⓒ 정효정
‧배낭 : 보통 많이 사용하는 배낭은 35~50리터 정도다. 반드시 어깨끈과 허리를 받쳐주는 벨트가 튼튼한 배낭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 비가 올 때 배낭을 보호하는 레인커버도 필수다
‧등산화 : 방수가 되고 발이 편한 등산화를 준비한다.
‧침낭 : 알베르게에서는 따로 침대시트를 주지 않으므로 대부분의 수면은 침낭 안에서 이루어진다. 겨울이 아니라면 너무 무겁지 않는 경량 침낭이 좋다.
‧우비 : 배낭을 메고 입을 수 있는 아웃도어용 판초 우의가 필요하다.
발에 맞는 튼튼한 등산화가 가장 중요하다 길을 걷다보면 미처 다 걷지 못하고 신발을 버리는 경우들이 있다 ⓒ 정효정
‧의류 : 면제품보다 빨리 마르는 재질을 준비한다.
‧슬리퍼 : 숙소에 도착했을 때 등산화는 바로 벗어 한곳에 두고 실내에서는 슬리퍼를 신게 된다.
‧가이드북 :  요즘은 E-book이나 스마트폰의 가이드앱을 이용하기도 한다. (추천 스마트폰 어플 : Santiago Pilgrim 프랑스길이 소개되어 있다. 지명과 지도, 편의시설이 알기쉽게 정리되어 있다. 지도는 오프라인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매일 반복되는 길 위에서의 일상 중 가장 큰 고민은 세탁이다. 알베르게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지만 사용하는데 각각 1.5~3유로가 든다. 매일 양말과 속옷 등 작은 빨래를 하게 되므로, 빨래집게(옷핀)와 세탁용 가루세제(액체세제를 작은 병에 담아 오는 것도 좋다) 등 이 필요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작은 와인오프너를 가져가서 유용하게 활용했다. 와인을 마실 기회는 많은데 와인오프너가 없어 곤란한 경우가 있다. 이럴때 주머니에서 '척' 하고 와인오프너를 꺼내면 친구들의 환호성에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 다음 화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법과 여행 후유증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빨래가 중요하다 거의 매일 세탁을 해야하니 옷을 걸 수 있는 빨래집게나 옷핀을 준비하자 ⓒ 정효정

덧붙이는 글 | '산티아고에 괜찮은 남자가 많다'는 말만 듣고 800km를 걸어버린 한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태그:#산티아고, #까미노, #CAMINO, #순례길, #남자찾아산티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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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 여행작가. 저서 <당신에게 실크로드>, <남자찾아 산티아고>, 사진집 <다큐멘터리 新 실크로드 Ⅰ,Ⅱ> "달라도 괜찮아요. 서로의 마음만 이해할 수 있다면"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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