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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철도의 매력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어린 시절 은하철도 999의 추억 찾기 놀이"라고 답합니다. 그 정도로 일본에는 수많은 종류의 열차들과 에끼벤(열차도시락)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라기 보다는 관광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한 철도 강국 일본의 철도여행.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서 앞으로 다양한 철도여행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 기자 말
주상절리가 아름다운 일본 3대 협곡 기요츠쿄. ⓒ 서규호
오늘 소개해 드릴 열차는 2016년 4월 29일에 데뷔, 니가타현(新潟県) 에치고유자와역(越後湯沢駅)에서 출발해 니가타역(新潟駅)을 왕복하는 예술 열차 겐비신칸센(現美新幹線 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겐비신칸센은 세계 최초로 고속열차내에 미술관이 있는 열차입니다. 에치고유자와역을 가기 전 니가타의 아름다운 비경 기요츠쿄(清津峡)를 소개해 드립니다. 에치고유자와역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에 위치한 기요츠쿄는 일본의 3대 협곡(도야마현의 구로베 협곡 黒部峽谷, 미에현의 오오스기다니 大杉谷)으로 니가타현의 아름다운 협곡입니다.

높이가 무려 50m에서 100m에 이르는 주상절리 형태의 협곡은 그야말로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주차를 하고 천천히 협곡을 걸어 들어가면 좌측으로 기이한 바위 절벽이 보이는데 그야말로 과거의 자연현상이 그대로 녹아 있는 모습입니다. 협곡 입구에서 터널을 만나게 되는데 거기서 입장료(대인기준 600엔)를 지불하면 750m의 터널 속으로 들어갑니다. 터널을 통하지 않으면 이 장관을 볼 수 없으니 꼭 입장료를 지불하고 안으로 들어가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터널 안에서 만나는 기요츠쿄 곰 두 마리 박제. ⓒ 서규호
남성적인 웅대한 경관을 만들어 내는데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국가지정명승천연기념물로 보호되는데 터널을 지나면서 만나는 네 군데의 전망소에서 이런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습니다. 터널 내에는 기요츠쿄의 동식물 생태를 전시해 놓았는데 곰 두 마리의 박제가 깜짝 놀라게 합니다. 실제로 이 기요츠쿄에서 잡은 곰이라고 합니다. 가을날의 기요츠쿄는 정말 멋진 단풍과 협곡의 아름다움을 함께 즐길 수 있으니 꼭 가 볼만한 니가타의 비경지대입니다.

다시 열차를 타기 위해 에치고유자와역으로 향합니다. 이 곳 에치고유자와는 일본의 대표적 소설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 1899~1972)의 소설 <설국>의 배경이 되는 고장입니다. 온천으로도 유명한 관광지라 곳곳에 온천료칸이 있습니다. 겨울에는 스키를 타려는 수도권 관광객들이 편하게 신칸센을 타고 바로 이곳 에치고유자와역으로 모입니다.
사케의 고장 니가타의 에치고유자와 1층 모습. ⓒ 서규호
에치고유자와역에 도착해 1층에 위치한 사케 박물관 폰슈칸(ぽんしゅ館)에 잠시 들러봅니다. 500엔을 내고 117종의 사케 중 5가지의 사케를 자판기를 이용해 드셔 보실 수 있습니다. 몇 달 전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소개가 되기도 했으며, 애주가들의 발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코시노슈·쿠라의 여운이 남기도 전에 또 새로운 관광이벤트 열차를 타러 갑니다. 바로 겐비신칸센입니다. 앞에서도 소개해드렸듯이 겐비신칸센은 세계 최초의 고속열차 미술관입니다.

겐비(現美)는 현대 미술의 약자로 조에츠신칸센(上越新幹線) 에치고유자와와 니가타 구간을 왕복 운행하는 미술관 열차입니다. JR동일본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겐비신칸센은 어떻게 생기게 됐을까요? 호쿠리쿠신칸센(北陸新幹線) 개업으로 인해 조에츠신칸센 에치고유자와-니가타 구간의 열차 배차의 여유가 생겼고, 정기열차 사이에 관광열차를 투입하게 되는데 이 열차가 바로 겐비신칸센입니다. 세계 최초 초고속 열차 미술관은 이렇게 탄생되었습니다.
외관마저 예술작품인 겐비신칸센. ⓒ 서규호
아름다운 예술작품 열차 겐비신칸센의 외관. ⓒ 서규호
외관마저 예술작품인 겐비신칸센. ⓒ 서규호
겐비신칸센이 에치고유자와역으로 입선하면서 열차 여행이 시작되는데 외관이 정말 화려한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랩핑되어 있습니다. 7명 작가의 현대 미술 작품이 6량의 열차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지정석은 11호 차의 20석 정도이고 나머지는 전부 자유석이어서 각 호 차를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작품 감상을 하게 한 배려가 돋보입니다. 전시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한 쪽의 창은 없애버린 것도 특징 중 하나입니다.

외관은 사진작가 니나카와 미나(蜷川 実花)씨가 11호 차는 마츠모토히사시(松本尚), 12호 차는 고무타 유스케(小牟田悠介), 13호 차는 고부케 켄타로(古武家賢太郎), 14호 차는 이시카와 나오키(石川直樹), 15호 차는 하루카 코진(荒神明香), 16호 차는 브라이언 알프레드(ブライアン アルフレッド) 등 내로라 하는 현대 미술 예술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운행합니다.

열차의 출발과 동시에 니가타역으로 향하는 아름다운 열차 여행이 시작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주에 계속 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서규호 기자는 일본철도여행 전문가로 엔트래블스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본 취재는 JNTO(일본정부관광국)의 협조로 이루어진 취재입니다.

태그:#기요츠쿄, #니가타관광열차, #겐비신칸센, #니가타예술열차, #일본철도여행전문가서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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