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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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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재 기사는 제주에 사는 어린여행자들이 직접 쓴 여행이야기입니다. 현재 제주시 광양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평범한 어린이들이 프로젝트 수업 과정에서 부모나 교사의 도움 없이 모둠별로 스스로 여행지를 선택하고, 교통이나 각종 정보를 조사하고, 예산을 짜고, 좌충우돌 여행을 다녀온 후에 배우고 느낀 점을 쓴, 각자 인생에서 보자면 최초의 여행기인 셈입니다.

따라서 문장의 짜임새도 부족하고 글의 연결도 투박하지만, 아이들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점을 누군가에게 전하고자 하는 마음의 진지함만큼은 부족하지 않게 담겼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왜, 어떻게, 어떤 과정을 거쳐 '스스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는지 앞뒤 맥락에 대한 설명을 그들의 교사인 제가 얼마 정도의 글을 덧붙이고자 합니다. - 기자 말
숲과 용암이 합쳐진 신기한 곳 ⓒ 대한제국
오늘은 '학부모 도우미'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다. 간혹 아이들끼리만 여행을 보낸다고 생각해 안전을 염려하시거나, 또는 학부모 안전도우미의 존재를 알게 된 경우 그 역할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아서다.

안전 문제는 사실 학기 초 프로젝트 수업을 처음 기획할 때부터 가장 고민되던 부분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학부모 안전도우미로 학교 교육활동에 참여하실 분들을 모집하는 것이었다. 아직 아이들의 판단이 덜 여물었고, 혹여나 나쁜 어른들의 손길을 탈 수도 있으니, 한 모둠에 한 분씩 학부모 안전도우미를 동행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다만 아이들이 스스로 준비한 계획에 따라 독립적인 여행을 보장하기 위해, 학부모는 자기 자녀의 모둠에는 속할 수 없음은 물론 여행 중에는 절대 앞에 나서지 않고 안전과 관련한 사항을 제외한 모든 판단은 아이들 스스로 하도록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하여 문제핵심은 모둠마다 한 분씩의 학부모들이 과연 참여해주실 거냐는 점이었다. 여행 당일은 평일이었고, 그것도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를 통째로 투자하는 일이다. 그래서 교사들은 학기 초부터 학부모 상담시간은 물론이고 교통봉사를 나오신 학부모님까지 붙잡고 프로젝트 수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결과 여행 떠나기 10여 일 전에 모둠 숫자에 딱 맞는 열세 분의 학부모가 안전도우미로 자원해주셨다. 정말이지, 이번 프로젝트 수업은 학부모님들이 함께 해주지 않으셨다면 분명 불가능한 일이었다.

흥미로운 풍경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학부모님들께서 정작 안전도우미 신청을 내고 나서 걱정이 많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의 자녀도 아닌 아이들과 하루 여행을 해야 하는 것도 그렇지만, 안전도우미 역할도 고민이셨을 것이다. 따라서 학부모 안전도우미 사전간담회를 가졌다. 옆 반 선생님과 함께 프로젝트 수업을 위해 아이들이 그동안 해온 활동들을 사진을 곁들여 소개한 후에, 본격적으로 학부모 안전도우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고맙습니다. 학부모님들 덕분에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학부모들께도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녀의 친구들과 하루를 여행하다보면 또래 아이들의 생각이나 말과 행동을 듣고 보다보면 자녀를 보다 잘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판단에 개입하지 않고 인내하는 것이 매~우 힘드시겠지만, 아이들을 지켜보는 사이에 알게 모르게 배우는 점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는 학부모 안전도우미의 역할에 대해 미리 준비해두었던 퀴즈 몇 개를 냈다.

"자~ 퀴즈 나갑니다. 여기 학교 앞 동광양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려고 합니다. 그런데 우도를 간다는 아이들이 도로를 건너지 않고 반대편에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하~ 참. 거꾸로 갈 텐데. 그래도 뭐, 그냥 둬야겠지요?"
함덕 서우봉 해변에서 버스 갈아타기 ⓒ 대한제국
"맞습니다. 그냥 둡니다. 버스를 반대 방향으로 타고 간다고 해서 아이들이 다칠 일은 없습니다. 간혹 아이들 중 한 명이 버스 기사님께 우도 가는 버스 맞느냐고 물어볼 수도 있겠죠? 그런데, 물어보는 녀석이 한 놈도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그냥 모르는 척 버스에 같이 오릅니다. 그러곤 차창 밖 풍경을 바라보고 계세요. 그러면 버스가 반대 방향으로 달리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녀석이 한 명쯤은 생기겠지요. 아이들은 그 자리에 내려 다시 반대 방향의 버스를 타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의논할 겁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배웁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버스를 놓치거나 잘못 탄다고 해서, 아이들이 다치거나 위태롭지 않습니다. 다만 우도를 여행할 시간이 줄어들겠죠. 어쩌면 우도에 배타고 들어갔다 그 배를 바로 타고 나와야 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번 여행수업은 전부 다 아이들의 몫입니다. 목적지를 선택하는 것도, 길을 잃어버리는 것도, 그리고 그에 따라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느끼게 될 지도."

학부모님들이 쿡쿡 웃으셨다. 자신들의 역할을 이해하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여행에 대한 호기심이 조금씩 생겨나는 모양이었다. 내친김에 몇 개의 퀴즈를 더 냈다.

"버스에서 아이들이 심하게 떠들고 심지어 욕을 쓰고 있습니다. 이 녀석들 어떻게 할까요? 또 탄산음료를 너무 많이 사 마신다든지 불필요할 것 같은 기념품을 마구 구입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퀴즈의 정답은 역시 끼어들지 않는 거였다. 만약에 버스에서 정말 창피하고 민망해서 견딜 수가 없다면 아무 상관없는 사이인 것처럼 앞 쪽으로 자리를 옮기라고 했더니, 학부모님들이 '와하하' 웃으셨다. 내 생각은 그렇다. 아이들 가운데 누군가 상황을 인식하고 문제를 제기하거나, 만약 아무도 그런 생각을 못한다면 주변 어른들이나 기사님께 마땅히 혼이 날 것이고, 아이들은 그 과정을 통해 또 배움에 다가설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부모 안전도우미가 나서야 할 경우는 위험하게 도로를 건너려 하거나, 배 갑판에서 난간에 기대거나, 친구들끼리 주먹다툼을 하거나 하는 오직 아동의 안전과 관계된 일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간담회를 마쳤다.
우리 모둠 화이팅~! ⓒ 대한민국
다음은 여행을 다녀온 후 학부모님들이 보내주신 소감 글들이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처음에 간다고 신청하고서는 걱정이 많이 되었어요. 우리 아이 반에 아직 모르는 친구들이 많고 반나절 이상 보내야 하는 게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런데 걱정과는 다르게 애들이랑 빨리 친해지고 재밌더라고요~. 간단하게 작은 여행을 한 것 같아서 저 또한 즐거웠습니다. 제 경우에는 코스가 좀 짧은 거리였지만 다음에는 좀 더 긴 여행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자연을 벗 삼은 아이들과 함께 한 여행은 저 개인적으로도 행복한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이 성숙한 모습을 보면서, 마냥 어리다고만 여겼었던 제 생각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보람된 시간을 갖게 해준 선생님들과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있다면 참여하겠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여행하고, 글쓰기를 하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협동하고 도전하는 수업을 많이 부탁합니다."

"덕분에 생소했던 대중교통 노선도 알게 되고 주변을 찬찬히 둘러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저에게도 의미있는 하루였습니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우리 아이 또래의 특성 파악에도 도움이 되어서 '우리 아이를 조금은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팀별 과제라서 소외되는 아이들 없이 역할을 분담하여 모두 참여하는 기회를 얻은 아이들도 스스로 뿌듯함을 느꼈을 것 같아요. 두 번 남은 여행이 벌써 기대가 됩니다. 아빠들만 도우미로 참여하는 기회도 만들면 어떨까요?"

"참 행복한 하루였네요. 지금도 앞으로도 웃음이 절로 날 것 같으니까요. 이렇게 예쁜 추억 만들어주신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실시간 카톡으로 참여해주신 우리 학부모님들도 수고 많으셨겠죠? 다음 여행은 좀 더 많은 학부모님들이 참여하실 것 같은 예감입니다~."

집에서 자녀들과 이야깃거리가 많아졌을 것 같다. 2학기에 두 번의 여행이 더 남아 있다. 그때에도 많은 학부모들이 교육활동에 참여해 주실 것을 믿고 있다.

다음은 우리 아이들의 여행기다. 글의 분량이 다소 적은 두 개 모둠의 여행기를 함께 묶었다. 4모둠 '대한제국'과 5모둠 '대한민국' 모둠이다. 우선 '대한제국'은 환경여행 주제를 숲으로 결정하였고, 그에 따라 제주민의 자랑 '동백동산(선흘 곶자왈)'을 여행지로 선택했다. 미리 말해두자면 이 모둠 친구들이 고생이 참 많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다녀오기가 성인 여행자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버스를 한 차례 갈아타야 하고 10여 분을 걸어야 하는 데다, 버스가 한두 시간에 한 대씩 띄엄띄엄 운행되는 시골길이다. 결정적으로는 여행 전 주에 '지민'이가 보드를 타다 크게 다쳐 모둠원 한 명이 빠지게 되었다.

다음으로 '대한민국' 모둠은 환경여행주제로 '제주의 지형'을 선택하였고, 그에 따라 세계자연유산 센터와 거문오름을 여행지로 결정했다. 이 모둠 아이들은 거문오름 탐방과 센터 관람을 하기로 한 바, 만만치 않게 걸어야 할 길들이 있었기에 아이들보다는 동행하게 될 학부모님이 저질체력(?)이 드러나게 될까봐 걱정이 많으셨다. 그럼 두 모둠 아이들의 여행길에서 어떤 이야기가 피어났을지 이제 그들이 쓴 여행기를 따라 가보자. 

숲과 용암이 합쳐진 신기한 곳
글 : 광양초등학교 5학년 강혜리, 김보형, 최현빈

오늘은 기!다!리!던! 여행과 글쓰기 프로젝트 2번째 날이다. 우리 모둠은 동백동산을 가기로 했다. 동백동산은 습지이다. 그리고 화산으로 만들어진 숲이다. 우리가 동백동산에 간 목적은 숲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싶기 때문이다. 동백동산에 갈 때 우리는 메모지와 샤프, 도시락, 물, 돗자리를 챙기고 갔다. 그런데 우리의 모둠장 지민이가 팔을 다쳤다고 하여서 걱정을 하였다. 지민이가 여행에 참여하지 못해 너무 마음이 아쉬웠다.
해설사 선생님과 함께 동백동산 걷기 ⓒ 대한제국
우리 모둠은 8시 45분에 모이려고 했다. 그런데 8시 45분보다 빨리 만났다. 그래서 그냥 다른 모둠과 함께 출발을 하였다. 다른 모둠이 모두 버스를 타고 나서야 20번 버스가 왔다. 우리 모둠과 같이 가는 학부모님께서 "드디어 왔다"라고 하셨다. 그리고 돈을 내고 버스를 탄 뒤에 30분 정도 가다가 '함덕서우봉해변'에 내려서 30분을 더 기다린 후에야 갈아타야하는 981번 버스가 도착했다. 그리고 웃가름 정류장에 내려서 10분 정도 걸어갔다. 헉헉. 동백동산을 찾는 게 정말 어렵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다.

동백동산에 도착한 우리는 해설사 선생님과 만났다. '코스 1'과 '코스 2' 가운데 어느 코스를 갈 거냐고 물으셔서 우리는 짧은 코스인 '코스 2'를 가기로 했다. 동백 동산을 걷기 시작하는데 해설사 선생님이 이상하게 뿌리가 옆으로 자란 나무 앞에서 "곶자왈이란 무엇일까?"라고 물어보았다. 혜리가 "나무뿌리가 옆으로 자라는 곳이요."라고 했다.

하지만 해설사 선생님이 아니라고 했다.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곶'과 용암으로 인해 만들어진 지형인 '자왈'이 합쳐진 거야."라고 하셨다. 숲과 용암이 합쳐지다니 신기했다. 그리고 보형이가 질문을 하였다. 4.3 유적지가 왜 여기에 있냐고 물었더니 여기가 사람들이 숨었던 곳이라고 하였다.

우리가 설명을 듣고 멋진 풍경을 보며 가는데 흙에 발이 조금씩 빠졌다. 그리고 돌이 울퉁불퉁하여 엎어질 뻔도 하였다. 그때 현빈이가 갑자기 엎어졌다. 그래서 우리 모둠원 모두가 깜짝 놀랐다. 그래서 보형이가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고 안전도우미 선생님께서 현빈이의 바지를 물티슈로 닦아 주셨다.

그리고 동백동산의 정상인 상돌언덕이 보였다. 예전에 선흘리 주민들이 나무를 동백동산에서 베어다가 썼는데 상돌언덕은 다른 동네 주민들이 동백동산에서 나무를 베어갈 때가 있어서 사람들이 번갈아 가면서 지켰던 곳이라고 했다.

계속 걷는데 숲이 밝아졌다가 안 밝아졌다가 했다. 동백동산의 동백나무는 동백나무보다 키가 큰 나무가 많아서 키 크는 데 모든 힘을 쏟기 때문에 키가 크고 동백꽃이 별로 안 핀다고 한다.
동백동산 숲에서 나와 엄마가 사주신 도시락~! ⓒ 대한제국
그러다가 숲의 끝에 도착했다. 어딘지 모르겠지만 자리를 깔아서 엄마가 싸주신 도시락을 먹었다. 완전 기대되던 밥 먹기였을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계속 밥을 먹는데 벌레도 많고 진드기가 있었다. 그래서 그냥 길바닥에서 먹었다.

밥을 먹고 지도를 보면서 버스정류장을 가고 있는데 '함덕초등학교 선흘분교'가 있어서 그냥 구경만 하고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는데 3분 뒤쯤에 981번 버스가 왔다. 20분 후에 함덕 서우봉 해변에 도착하여 버스를 한 8분 정도 기다린 후에 20번 버스가 왔다. 우리 모둠은 20번 버스를 타고 동광양에 도착해서 5분 정도 걸은 다음에 학교에 도착했다.

우리가 계획했던 시간보다 더 빨리 왔다. 도착을 하고 나니 좋기도 했고,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계획대로 되진 않았지만 정말 재미있고 즐거웠다. 그리고 정말 멋진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 프로젝트 수업에는 어디를 여행갈지 벌써 궁금하다.

세계자연유산센터와 거문오름
글 : 광양초등학교 5학년 김주현, 신동헌, 진호연, 현지수

우린 프로젝트 학습과 조사를 위해 거문오름으로 여행을 떠났다. 왜냐하면 제주의 지형을 모둠친구들과 함께 알아보고 생각을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거문오름은 세계자연유산센터 옆에 있고 많은 굴들이 있다. 그리고 해발 약 400미터이다. 항상 그렇듯이 모이고, 타고, 체험하고의 반복이 여행이다. 그 사이사이에 어떤 일들이 담겨지느냐에 따라 여행이 달라질 것이다.

처음 지수가 학교 오는 길에 720번 버스를 보았다고 해서 우리들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 버스를 놓치면 20분 뒤에 버스를 타야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720번 버스를 탔다. 지루했다. 호연이는 창밖을 보면서 점심밥을 생각했다. 머릿속에 점심밥을 먹고 싶은 생각 밖에 없었다. '거문오름' 입구에서 하차 후, 거문오름까지 걸어갔다. 생각보다 너무 일찍 도착해서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하나씩 샀다. 9시30분이 되자 탐방을 시작하였다.
너무 일찍 도착했나? ⓒ 대한민국
세계자연유산센터 앞에서 '대~한민국' 모둠 ⓒ 대한민국
해설사 선생님이 얘기를 너무 오래 하셔서 시작도 하기 전에 다리가 좀 아팠다. 1코스는 필수였고, 2코스는 설명을 들으며 가고, 3-4 코스는 개인적으로 다니는 코스였다. 우리는 상황에 맞춰서 가기로 했다. 첫 설명은 제주도에 바람이 많이 불어 거문오름의 돌이 풍화작용으로 조금씩 깎여나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돌이 귀신과 사람의 결계를 이루어 귀신은 그 결계를 넘을 수 없는데 그러면 귀신이 외로우니까 무언가 만들어주었다고 했다.  

드디어 거문오름 1코스를 탐방하고 있었다. 그 순간, 지수와 동헌이의 '멘탈'이 깨지는 일이 일어났다. 다리가 길고 몸집이 큰 거대한 거미가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으아~~~!!!' 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으나……… 해설사 선생님과 다른 사람들이 있어서 그렇게 하지 못하였다. 아무튼 둘이는 호들갑을 떨었다.

우리는 체력이 좋지 않아 1코스만 돌았다. 내려오는 길에 은빛 지네를 보았다. 참 신기했다. 우리는 나가면서 벌과 나비, 달팽이 등 많은 곤충들도 보았다. 곤충들을 보고 동헌이가 소리를 질러서 깜짝 놀랐다. 힘들지만 탐방을 마치고 나니 뿌듯했다.

세계자연유산센터 옆에 있는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었다. 그런데 너무 오래 먹어서 4D영상을 보지 못하였다.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국수 먹으러 가는 길엔 '콩벌레'와 '뱀 딸기'가 무척 많았다. 오름지기 국수집에 가서 고기국수 3개, 멸치국수 1개를 주문하였다. 옆에 예약석이 있어서 생각보다 국수가 늦게 나왔다. 20분 안에 국수를 다 먹고 영상을 보려고 했는데 음식이 너무 늦게 나와서 또 보지 못하였다. 밥을 다 먹고 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나왔다.
제주의 지형-주상절리 모형 앞에서 ⓒ 대한민국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담배꽁초가 있어서 동헌이가 "담배다."라고만 했는데 호연이가 "으악~!!" 하고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웃기고 당황스러워서 우리는 발걸음을 멈췄다. 계속 길을 걸었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달팽이를 봤다. 좀 컸다. 버스를 타고 이러쿵저러쿵해서 학교에 도착하였다.

돌아보면 힘들었지만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벌레가 많아 조금 아쉽긴 했다. 다음에 여행갈 때는 벌레가 없었으면 좋겠다. 이번 여행은 우리에게 힘든 시련이 있어야 재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했다. 여행을 실제로 해보니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재미있고 힘든 하루였다. 하지만 하루만의 짧은 여행이 우리에게 남겨주는 느낌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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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섬 제주에서 살고 있다. 나이 마흔이 넘어 초등교사가 되었고, 가끔 여행학교를 운영하고, 자주 먼 곳으로 길을 떠난다. 아내와 함께 한 967일 동안의 여행 이야기를 묶어 낸 <길은 사람 사이로 흐른다> 이후, <시속 4킬로미터의 행복>, <아이들, 길을 떠나 날다>, <여행자의 유혹>(공저), <라오스가 좋아> 등의 책을 썼다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