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사회

포토뉴스

정연욱 KBS 기자 "부당한 인사 조치 철회하라"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 개입에 대한 KBS 보도를 비판해 보복성 인사 발령을 받은 정연욱 KBS 기자(오른쪽)가 21일 정오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보도지침 및 부당인사 조합원 결의대회'에 참석해 부당한 인사 조치 철회와 불법적인 보도지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하루아침에 제주에서 근무해야 할 처지가 된 서울내기 기자가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많은 격려를 받았다. 대단한 일 아닌데, 민망한 마음이 크다"라고 쑥스럽게 말했다. 이어 "어떻게든 일련의 조치가 잘못됐고 언론인한테 이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꼭 입증하겠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정연욱 KBS 기자다. 8년차 기자인 그는 지난 13일 <기자협회보>에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개입에 침묵하는 KBS 보도본부를 비판하는 글을 쓴 뒤, 이틀 뒤인 15일 제주방송총국 발령을 받았다. 그의 집은 서울 도봉구다(관련 기사 : '청와대 보도개입 침묵' 비판한 KBS 기자, 제주도 발령).

정 기자의 제주 발령은 '사드 보도지침' 논란과 함께, 경영진과 보도본부 간부에 대한 KBS 구성원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1일 낮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노조) 주최로 KBS 신관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100여 명의 조합원들은 고대영 KBS 사장을 향해 보도지침과 부당인사의 철회를 요구했다.

정연욱 기자 "부당한 인사발령은 언론인에 대한 위협"
보복성 인사에 화난 KBS 새노조 21일 정오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보도지침 및 부당인사 조합원 결의대회'에 참석한 조합원(KBS 새노조)들이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 개입에 대한 KBS 보도를 비판한 정연욱 KBS 기자의 부당한 인사 조치 철회와 불법적인 보도지침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정연욱 기자는 "8년차 기자가 겪기에는 버거운 일이었다. 의연한 척 하지만 아직도 종일 가슴에 화가 쌓인 채로 힘들게 지내고 있다"라며 제주 발령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익명으로 청와대의 KBS 보도개입을 바라보는 기자의 시선으로 글을 써달라고 했다. 쓰고 나니 이름을 가릴 만한 수위의 글이 아니고 예의 바르게 썼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도본부 간부들이) 무사할 줄 알았느냐고 했는데, 무사할 줄 알았다"면서 "저보고 회사 이름을 팔아서 이름값을 올렸다고 했는데, 오히려 이번 인사 때문에 내 이름값이 올라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18일 정지환 통합뉴스룸 국장(옛 보도국장)을 포함한 KBS보도본부 국·부장단 31명이 자신을 비판한 성명을 비꼰 것이다.

이들은 성명에서 "외부 매체에 황당한 논리로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기고를 하고서 아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것은 잘못이다", "한국방송을 팔아 이름값을 올렸으면 당당하게 뒷감당을 하는 게 당연하다"라고 비판했다.

정 기자는 "최선을 다해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하겠다. (제주 발령은) 제 개인적인 인사 발령이지만, 기자 사회와 언론인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언론인에게 징계라는 독배가 축배가 될 수 있을 때까지 미약한 힘을 보태겠다"라고 말했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정연욱 기자와 관련해, 당장 가처분 신청을 할 것이고 부당인사 구제 신청도 할 것이다. 모든 수단을 다해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성 한국기자협회장은 "한국기자협회는 정연욱 기자를 반드시 지킬 것이다. 약속하겠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사드 배치 관련해, 청와대 전화 받았나?"
격려 받는 정연욱 기자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보도 개입에 대한 KBS 보도를 비판해 보복성 인사 발령을 받은 정연욱 KBS 기자가 21일 정오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보도지침 및 부당인사 조합원 결의대회'에 참석해 동료들로부터 격려를 받고 있다. ⓒ 유성호
구성원 사이에서는 '사드 보도지침'에 대한 우려도 컸다.

지난 11일 오전 <뉴스광장> 해설에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의 신중한 배치를 주문한 김아무개 해설위원은 보도본부 밖으로 인사조치됐다. 또한 19일 KBS 메인뉴스인 <뉴스9>에는 기자들의 반발에도 윗선의 지시로 "성주 시위 외부단체 인사 참가 확인"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갔다(관련 기사 : '성주 외부세력 부각' KBS 보도지침 논란).

성재호 KBS본부장은 "지난 월요일부터 해설위원들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30년이 넘은 기자들을 상대로 줄줄이 감사실로 불러서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다고 추궁하고 조사를 하는지 모르겠다. 감사를 벌이려면 사장부터 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시청률 1위인 KBS 뉴스가 공정보도를 하지 않고 오히려 여론을 왜곡하는 보도를 하고 있다. 참으로 유감스럽다"면서 "(KBS 윗선에서) 외부세력이 개입했다는 보도를 지시했다고 한다. KBS 뉴스가 이래서는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보도본부 간부들을 향해 "사드 배치 관련해서 청와대로부터 전화받았나. 그것에 대해서 답을 하라. 성명을 보면 날마다 여러 차례 전화 받은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조합원들은 투쟁결의문에서 "'국민의 방송' KBS의 중립성을 훼손한 자들이 책임을 지기는커녕 이를 지적하고 저항하는 이들에게 부당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국민들은 목격하고 있다"면서 "KBS가 바로서고 국민 앞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을 때까지 투쟁할 것이며, 우리들의 정당한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1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