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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새누리당 13일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사에 마련된 제20대 총선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 원유철 원내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 권우성
유권자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심판을 선택했다.

대통령의 선거개입도 북풍도 힘을 못썼고, 새누리당 전가의 보도인 읍소전략도 통하지 않았다. 승리한 것 같은 더불어민주당도 자세히 살펴보면 지지자들의 경고장을 받은 결과다.

16년만의 여소야대 국면, 2008년부터 8년 간 새누리당이 누려온 의회 과반의석 권력이 무너진 결과가 나왔다. 이제 여당 단독으로는 법안 처리가 어려워졌다. 그동안 국회선진화법 폐기를 주장하면서 외쳐왔던 '다수결의 원칙'도 더 이상 꺼내들 수 없게 됐다. 2년이 채 남지 않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부산의 반란'이다. 부산 18석 중 5곳에서 더민주가 승리했다. 2곳만 내줬던 19대 총선 결과에 비하면 큰 약진이다. 대구에선 처음으로 더민주 후보가 당선됐다. 당선된 무소속 3명 중 1명은 더민주 출신이고 2명은 새누리당 출신이어서 대구 12석 중 야당 쪽 당선자가 2명이다.

부산·경남·대구·경북·울산 등 영남 전체 65석 중 야당과 무소속에 내준 의석이 17석이다. 전통적 텃밭이었던 곳에서 4분의 1에 이르는 의석을 내준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표를 몰아주며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오랜 지지자들 중 상당수가 새누리당 지지를 거두어 들였다고 볼 수 있다.

'선거의 여왕'에 매달린 선거, 알고보니 필패 전략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비박계 공천 학살'로 인한 새누리당 공천파동이 꼽힌다. 친박계의 오만과 독선이 전통적 지지층도 참아주기 힘들 정도였다는 것이다. 대구 지역의 이른바 '진박' 후보들은 모여서 무릎꿇고 사죄하고, 거적을 깔고 매일 100배를 올리기도 했지만 떠난 민심을 되돌릴 순 없었다.

'선거의 여왕'이라 불린 박근혜 대통령도 별 수 없었다. 박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경제 행보'를 명목으로 대구·부산·충북·전북을 방문하고 선거 하루 전까지도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하는 등 온갖 선거개입 꼼수를 부렸지만 결과는 여당의 참패였다. 유권자들은 새누리당만 아니라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심판한 것이다.
환하게 웃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 등 지도부가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4.13 총선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박수치고 있다. ⓒ 남소연
이는 이번 선거에서 상징적인 인물들의 당선으로도 증명된다. 대통령의 대선공약 파기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가 새누리당으로부터 공천도 못받고 탈당을 강요당한 유승민 무소속 후보와 진영 더민주 후보가 당선됐다.

'대통령 비선 실세 국정 농단' 문건의 유출자로 지목 당해 사표를 쓰고 검찰 수사와 재판까지 받았던 전 박근혜 대통령 공직기강비서관 조응천 더민주 후보의 당선도 박 대통령을 향한 성난 민심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어 달라"며 표를 호소한 새누리당의 전략은 애초부터 필패 전략이었던 셈이다.

호남에서 심판받고 비례대표 투표에서 경고장 받은 더민주

국민의당과 당 차원의 단일화를 하지 않고도 새누리당의 패배를 이끌어낸 더민주의 성과는 분명 '선전'이며 '승리' 평가도 가능하다. 하지만 희희낙락할 순 없는 형편이다. '절대 텃밭' 호남 지역을 고스란히 국민의당에 뺏겼기 때문이다. 이같은 호남 선거 결과는 '더민주가 호남에서 심판받았다'는 평가로 이어진다.

지역구 투표에서 승리한 지역에서도 더민주가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것은 아닌 걸로 나타난다. 국민의당과 더민주의 득표수가 비슷한 수치를 보인 정당투표 결과를 보면 야권 지지자 상당수가 '지역구는 더민주를, 비례대표는 국민의당을' 뽑았다는 결론이다. 

결국 더민주로 향한 표심 중 상당수가 '더민주가 좋아서가 아니라 새누리당 승리를 저지하기 위한 한 표'였던 것이고, 더민주로선 의석은 챙겼지만 민심의 경고장도 함께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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