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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민족의 풍속을 공부하다

 신장위구르자치구 박물관
 신장위구르자치구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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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산 천지 구경을 마치고 다시 우루무치로 돌아온다. 이번에 찾아갈 곳은 서북로 132번지에 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 박물관이다. 이곳은 성급 박물관으로 4만점의 유물을 전시·보관하고 있다. 크게 4개 전시실로 나누어지는데, 역사문물, 민속풍정, 고시, 혁명사료 진열이다. 여기서 고시(古尸)란 미라를 말하고, 진열이란 전시실을 말한다.

2005년 9월 현재의 모습으로 개관되었는데, 외관이 상당히 현대적이다. 우리는 안으로 들어가 안내 팸플릿을 하나씩 받는다. 박물관 전체 구조를 소개한 팸플릿은 없고, 개개 전시실별 자료만 있다. 그래서 관람 순서는 관람자 스스로 알아서 결정해야 한다. 우리는 먼저 1층 한 가운데 있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입체 지형도 앞에 서서 실크로드를 개관한다.

 민속풍정실
 민속풍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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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위구르자치구는 동쪽의 하미에서 서쪽의 카쉬가르, 남쪽의 민풍에서 북쪽의 알타이까지 이어진다. 이 지역의 남쪽에 동서로 곤륜산맥이 흐르고, 북쪽에 동서로 천산산맥이 흐른다. 곤륜산맥과 천산산맥 사이에는 타클라마칸 사막과 타림 분지가 이어지고, 천산산맥과 알타이산맥 사이로 중가르 분지가 이어진다.

지형도를 보고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왼쪽에 있는 신장 민속풍정(民俗風情)진열실로 향한다. 이곳에는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수많은 소수민족 중 12개 소수민족의 생활관련 유물이 전시돼 있다. 대표적인 민족이 위구르, 몽골, 칼카스, 타직, 타타르, 우즈벡족이다. 전시유물로는 주택, 의복, 생활용품, 예술품 등이 있다.

 사마와이
 사마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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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소수민족 대부분이 유목민이라 그런지 전시물 중에는 양털로 만든 직물류가 많다. 그들이 만든 카페트와 의류, 보자기 등이 화려하기 짝이 없다. 도자기류 역시 어떻게 색을 넣었는지 정말 아름답다. 그리고 금속으로 만든 주전자 종류도 모양이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사마와이(沙瑪瓦尔)라는 이름의 주전자가 눈에 띈다.

일반적으로 생활용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통해 문명교류를 확인하는데, 주전자도 그 중 하나로 이용된다. 그래서인지 타타르족의 주전자에도 눈이 간다. 이 주전자는 터키와 중국 사이 서역에서 비슷한 모양으로 확인된다. 물을 부어넣는 부분, 물을 따르는 부분, 물을 담는 부분이 구분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문명교류의 증거가 되는 주전자
 문명교류의 증거가 되는 주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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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우즈벡족의 다기도 상당히 좋다. 중국적인 듯하면서도 이국적이다. 검은색 바탕에 흰색 꽃을 그려 넣었고, 금색 당초문을 그릇 상단부에 둘렀다. 상당히 고급스럽게 보인다. 주전자도 한 세트인데, 현재의 것보다 더 고전적으로 느껴진다. 주전자 1개, 잔 6개, 숟가락 2개가 완벽한 모양으로 남아있다.

역사문물은 시간에 쫓겨 대충대충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역사문물 진열실이다. 이곳에는 2800년 전의 채도(彩陶)와 기원전 2500년 전의 청동기 시대 유물이 있다. 그리고 당(唐)대의 토용(土俑)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토용이란 흙을 구워 만든 일종의 인형으로 사람과 동물모습이 주를 이루고 있다. 당대의 토용은 낙양박물관에 많이 있는데, 이 박물관은 양과 질에서 그곳에 훨씬 못 미친다.

 당삼채
 당삼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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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눈에 띄는 것은 엽전이다. 엽전이라면 금속으로 만든 옛날 돈으로, 이 지역에서 번성했던 옛 나라에서 사용하던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고창국의 길리전(吉利錢), 호탄(和田)의 마전(馬錢), 구자국의 오수전(五銖錢)이다. 길리전이라면 이익을 가져다주는 돈이라는 뜻으로, 고창길리라는 네 글자가 분명하다. 마전에는 말 머리가 새겨져 있는데, 용도는 분명치 않다. 오수전은 한나라 때부터 유통되던 동전인데, 이곳에 있는 것은 북조(北朝)시대 구자국에서 사용되던 동전이다.

이들 유물을 보고 있는데, 박물관이 6시까지가 아니라 5시15분까지만 연다는 전갈이 온다. 앞당겨 문을 닫는다니 말이 안 되어서, 가이드를 통해 이의를 제기해 보지만 말이 안 통한다. 아쉽지만 이곳 역사문물실을 대충 보고 이 박물관의 하이라이트인 미라 전시실로 간다. 공식 명칭은 '고대강시(古代干尸)진열'로 2층에 있다.

누란의 미녀를 만나다

 누란의 미녀 평면도
 누란의 미녀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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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7~8기의 미라와 부장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은 영아부터 여자, 노인, 장군까지 다양하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누란(樓蘭)의 미녀다. 지금부터 3800년 전 것으로 쿠무타크 사막 지역에서 번성했던 누란국에서 발견된 미라다. 1980년 신장 사회과학원 고대역사연구원이 누란고성의 삼각지대 옛 묘지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거의 완벽하게 마른 시체는 미라 연구에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는데, 단백질과 기생충에 대한 연구가 그것이다. 그러한 연구는 미라에서 단백질과 기생충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미라는 지금 어두운 조명 속에 옷을 걸친 채 누워 있다. 또 얼굴과 뼈도 상당히 검게 변색되었다. 그러나 자료사진을 보니 몸 전체가 붉은 갈색을 띠고 있다.

 누란의 미녀 정면도
 누란의 미녀 정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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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재미있는 것은 이 미라를 복원한 모습이다. 누란미녀 복원상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살아있는 듯 의자에 앉아 측면을 주시하고 있다. 그런데 이 미녀가 너무 서구적으로 표현되었다. 턱이 지나치게 길고 코가 뾰족하고 크다. 위구르족이 약간 서구적인 모습을 가진 건 틀림없지만 기본은 동양인데 말이다.

그렇지만 이곳을 지나는 사람이면 이 복원상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삶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고, 세월의 무상함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진열실 입구에는 '덧없이 흘러갔지만 세상을 영원히 놀라게 한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래서 이 미라들을 보고 많은 사람들은 덧없음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낄 것이다. 이곳에 있는 미라들은 모두 2000년 이상 된 것들이다.

 누란의 미녀 복원상
 누란의 미녀 복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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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곳에 서역의 복식을 전시한 곳이 있지만 시간에 쫓겨 볼 수가 없었다. 복식이라면 의관(衣冠)을 말하는 것으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치장하는 물건들의 총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박물관을 나온다. 우리는 가이드에게 남은 시간을 보낼 방법을 묻는다. 그러자 그가 가까운 과일시장에 한번 가보자고 한다.

시간이 남아서 보게 된 과일시장과 어린이공원

과일시장에 간 것은 시장 구경의 목적도 있었지만, 사막에서의 갈증을 풀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과일시장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복숭아, 석류, 포도, 대추다. 품질이 아주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값이 상당히 싸다. 특히 포도가 싼데 한 상자에 우리 돈으로 3000원 내지 5000원이다. 우리나라 가격의 1/5밖에 안 되는 싼 가격이다. 맛을 보니 괜찮다.

 다양한 과일들
 다양한 과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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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 8명이 밤에 야간열차를 타야 하니 나눠먹으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옆에 있는 살구와 자두도 샀다. 그런데 살구는 괜찮은 편인데, 자두는 좀 시고 떫은맛이 좀 있다. 싼 맛에 조금은 충동구매를 한 것 같다. 그리고 또 괜찮은 것이 대추다. 이곳에 진열된 것은 호탄 대추와 하미 대추다. 호탄은 우루무치 서남쪽 타클라마칸 사막 너머에 있는 도시고, 하미는 동쪽 쿠무타크 사막 끝에 있는 도시다.

호탄은 옥이 유명하고 하미는 하미과가 유명한데, 대추도 유명한가 보다. 그런데 이 대추가 장난이 아니게 크다. 요즘 충북 보은에서 왕대추가 생산되고 있는데, 이곳 호탄이나 하미 대추와 비슷해 보인다. 허나 맛을 보니 정말 달고 맛있다. 내가 아내에게 제사에도 쓸 겸 한 상자 사자고 했더니 두 가지 이유에서 반대한다.

 왕대추
 왕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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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여행의 시작인데 짐이 많아진다는 것이고, 둘째는 제사에 중국산을 놓기는 좀 그렇다는 것이다. 그 말도 일리가 있어 대추는 다시 생각하기로 했다. 가게 주인들은 물건을 팔기 위해 애를 쓰기도 하고, 이들 건과류를 깨끗이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작업을 한다. 그리고 가게의 한쪽에서는 어른과 아이들이 장기도 두고 카드놀이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이들 과일시장을 보고 났는데도 시간이 남는다. 우리는 다시 어린이공원으로 간다. 서울의 어린이대공원 정도에 해당하는 곳이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공원 안은 한가한 편이었다. 공원은 아이들을 위한 볼거리, 놀거리, 체험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볼거리로는 꽃으로 장식한 동물들이 있다. 꽃으로 장식한 행운구(幸運球), 꽃으로 만든 닭, 석고나 나뭇가지로 만든 새집(鳥巢)이 눈에 띈다.

 새집
 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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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모래를 이용해 만든 조형물도 여러 점 있다. 모스크, 돌고래, 제후와 신하, 스핑크스 등이 보인다. 놀거리로는 배타기, 말타기, 요술궁 들어가기 등이 있다. 체험거리로는 그림그리기, 만들기, 연극 관람 등이 있다. 이들을 즐기지 못하는 아주 작은 어린애는 부모와 함께 잔디밭에서 놀기도 한다. 이곳이 지금은 한산한 편이지만, 어린이날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한다.

 어린이공원의 아기
 어린이공원의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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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에게는 우루무치 역으로 옮겨 유원행 야간열차를 타는 일만 남았다. 기차가 밤 11시46분에 떠나니 아직도 시간 여유가 많은 편이다. 중국에서 시간이 남으면 하는 일이 마사지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전신 마사지가 20달러에 가능하다고 한다. 사실 야간열차가 4인1실의 연와(軟臥)로 시설이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세수하고 손발 씻는 데는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마사지를 받으면서 밤에 할 일을 미리 해두기로 한다. 이것은 여행을 함께 한 여성 회원들의 의견이었다. 1시간30분을 편하게 쉬고는 10시가 되어 기차역으로 떠난다. 우루무치 남역에 도착하니 역 앞에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우루무치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중심도시여서 사방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역 2층 휴게소에서 잠시 쉰 뒤, 11시30분이 되어 플랫폼으로 나간다. 우리가 탈 기차는 쿠차(庫車)에서 출발 이곳 우루무치를 거쳐 샨시성 시안(西安)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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