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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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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아니, 끝낼 수가 없다. "정치생명을 걸겠다"며 스스로 배수진을 치고 시작한 싸움이기 때문이다.

전여옥 의원은 25일 자신의 저서 <일본은 없다> 표절 의혹 보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관련 대법원에 상고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 이대로는 많은 문제가 있다"며 여권에서 제기된 '사법부 흔들기'에도 가세했다.

앞서 전여옥 의원은 <오마이뉴스> 등을 상대로 한 5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5년여에 걸친 소송을 진행하면서 이미 수많은 의혹이 법정에서 사실로 밝혀졌다. 전 의원은 법원의 잇따른 패소 판결에도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전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세종시를 반대하면서 의원직 사퇴를 내걸었던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말에 책임지고 (의원직을) 당연히 사퇴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던 당사자가 바로 전여옥 의원이기 때문이다.

"제 자긍심을 그 어떤 것도 손상시킬 수는 없었다"

당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전여옥 의원은 25일 KBS라디오에 출연, "저 개인적으로는 참 힘든 일이었다"며 <일본은 없다> 표절 의혹 논란에 대한 소회를 피력했다. 특히 전 의원은 손해배상청구 소송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한 것과 관련 "대법원에 상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의 재판을 처음 받았다"며 "'법이라는 것이 너무 억울한 사람들을 많이 양산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많은 깨우침과 깨달음을 갖게 돼서 제 자신의 성장에 굉장히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형 받은 사람도 있으니, 너무 억울해도……. 이 고통과 역경을 통해서 더 일어서야 된다"는 한 지인의 말을 언급한 뒤, "담담하게 나아가겠다. 성장의 걸음으로 삼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전 의원은 사법부의 편향성을 지적하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 일련의 법원 판결로 촉발된 여권 내부의 사법개혁 주장과 관련 "사법부의 독립은 사법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독립이어야 된다"며 "법관의 자의적인 개인의 양심, 자신의 이념이라든가 가치, 이런 것으로부터 진짜 국민을 위한 독립, 법률의 지배를 실현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사 단독 재판을 선임 판사들이 맡는 방안에 대해서도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은 되지 않겠느냐"며 "지금 이대로는 많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홈페이지(www.oktalktalk.com)에 올린 글에서 "'힘내라'는 수많은 격려에 더 많은 다짐과 용기를 얻었다"며 "저는 당당하다. 제 자긍심을 그 어떤 것도 손상 시킬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사랑하고 존경하고 또 미더운 우리 OK친구들, 저 때문에 마음고생 심하셨지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함께 분노하고 가슴 아파해 주셨습니다. 저 역시 쉽지 않은 일주일이었지만, 잘 견디고 그리고 일어섰습니다."

그는 또 "정치를 하는 것은 고난의 길인가 보다"며 <맹자>의 글을 인용, 자신의 잇따른 패소를 '장차 큰 임무를 맡기려는 하늘의 뜻'으로 해석했다.

 2007년 7월 1심 선고 직후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은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 입장을 밝혔다. (전여옥 의원 홈페이지 캡쳐사진)
 2007년 7월 1심 선고 직후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은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 입장을 밝혔다. (전여옥 의원 홈페이지 캡쳐사진)



"국회의원 사퇴가 애들 장난도 아니고..."

사실 2심 재판 패소에 대한 전 의원의 입장 표명은 1심 재판 패소 때와 비교하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 셈이다.

유재순씨 등은 전여옥 의원의 저서 <일본은 없다>가 자신의 취재 내용을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해왔고, <오마이뉴스>는 지난 2004년 인터뷰 기사 등을 통해 표절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전 의원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 유재순씨 등이 "허위 사실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5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전 의원은 2007년 7월 1심에서 패했다. 전 의원은 1심 선고 당일 오후 "(판결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며 곧바로 항소 의지를 피력했다. 당시 전 의원은 "친노매체 주장을 일방적으로 편들어준 매우 편파적인 판결이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정치적, 공작적 판결이라고 말한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었지만 전 의원은 항소심에서 다시 패소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전 의원의 반응에 주목했다. 특히 1심 판결에 이어 2심 판결 역시 단순히 <오마이뉴스> 등의 관련 기사에 대한 보도의 공익성뿐 아니라 진실성 부분까지 인정하고 있었다. 전 의원의 표절 의혹을 뒷받침하는 유재순씨의 주장이 상당수 사실로 인정된 것이다. 다음은 2심 판결문 내용 중 일부다.

"원고(전여옥 의원)는 일본에서 피고 유재순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중 피고 유재순이 일본사회에 관한 책을 출간할 예정이라는 사정을 알면서도 그로부터 전해들은 취재내용, 소재 및 아이디어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이를 인용하여 이 사건 책 속의 글들 중 일부분을 작성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인터뷰기사 및 칼럼 중 위 쟁점에 관한 부분은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에 부합하거나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피고들이 이 사건 인터뷰기사와 칼럼을 보도함으로써 원고의 명예가 훼손된 바 있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에 위법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재판부는 전 의원이 유씨와 친하게 지내면서 유씨의 취재내용을 듣거나 유씨의 초고를 보고 그 일부를 복사해간 것, 1993년 11월 <일본은 없다>가 출간된 뒤 일본 유학생 사이에 표절 의혹이 일자 1994년 출판사 부사장이 유씨를 만나 요구조건을 물어본 것 등을 모두 사실로 인정했다. 또한 '전여옥 의원이 유재순씨가 잘못 쓴 부분까지 고스란히 옮겨 적었다'는 증언 등도 재판부 사실판단의 근거가 됐다.

전여옥 의원의 '완전한 패배'를 인정한 판결 내용도 내용이지만, 형사사송과 달리 민사소송의 경우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법원은 사건 쟁점에 대해 2심 법원이 인정한 구체적인 사실에 대해 재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법리적용 상의 문제만을 심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심 판결 이후 줄곧 침묵을 지키던 전 의원이 1주일 만에 내놓은 결론은 '끝까지 싸우겠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의 비난 의견이 쇄도했다. 한 누리꾼은 "참으로 끝까지 뻔뻔하다"고 꼬집었다.

"'표절'하여 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그 덕에 정치적 입지도 굳힌 전여옥은 참으로 끝까지 뻔뻔하다. …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거짓된 모습으로 등장했던 정치계를 조용히 떠나는 것이 반성하는 자의 제대로 된 모습이겠거늘 감히 맹자님의 말씀을 운운하며 스스로를 끝까지 변호하고 미화하려 한다." - ID : '깔깔마녀(chulbuzi61)

지난 2005년 3월 2일 한나라당 의원총회. 세종시 특별법 처리에 반기를 든 일부 의원들이 사퇴 의사를 밝히자, 당시 대변인이었던 전여옥 의원은 그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거론하며 이렇게 '비수'를 날렸다.

"말에 책임지고 당연히 사퇴해야 한다. 국회의원 사퇴가 애들 장난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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