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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영상]경찰 방패에 맞아 코뼈 내려앉은 윤덕찬씨 2일 새벽 1시경, 서울 세종로 이순신 동상 앞. 경찰은 피를 흘리며 쓰러진 윤씨를 방패등으로 구타했다. 윤씨는 <오마이뉴스>동영상을 보고서야 자신이 얼마나 어떻게 맞았는지 알 수 있었다.
ⓒ 김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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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지 마세요... 으악!"

2일 새벽 1시경, 서울 세종로 이순신 동상 앞에서는 갑자기 전투경찰의 방패가 시민들 얼굴 앞에서 휘둘리기 시작했다. 미처 피하지 못한 윤덕찬(35)씨는 코 부위를 직격으로 맞았다. 윤씨는 짧은 비명소리와 함께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얼굴과 바닥에는 붉은 피가 흥건히 젖어들었으나 윤씨는 뜨거운 감촉만 느꼈을 뿐 앞을 볼 수가 없었다.

"정신이 없었어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고요. 벗겨진 안경을 찾느라 손을 더듬거렸지만 찾을 수 없었죠. 쓰러진 상황에서도 발에 밟히고, 방패에 찍히고, 눌리고..." 

마이너스 6도의 안경을 잃어 버린 윤씨는 아무 상황도 볼 수 없었다. 쓰러지고 나서도 누군가에게 짓밟히고 있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어떻게 된 상황인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응급실에서 치료를 한 다음 인터넷을 통해 벌건 피가 흥건한 자신의 모습을 본 그는 경악했다.

"저의 사진이 인터넷에 있더라고요. 또 <오마이뉴스> 동영상을 보니 제가 당할 때의 모습이 그대로 올라와 있어서 그걸 보고 어떻게 된 상황인지 알 수가 있었죠. 허리랑 등 쪽이 왜 이렇게 당기나 했더니 그 당시 쓰러져 있을 때 맞은 거였더라고요."

방패로 가격당해 피 흘리는 시민 2일 새벽 서울 태평로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이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방패로 얼굴을 가격당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 방패로 가격당해 피 흘리는 시민 많은 사람들을 분노와 경악으로 들끓게 했던 문제의 윤덕찬씨 사진. 그는 4일 내려앉은 코뼈를 세우는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 연합뉴스 박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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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외치던 시민에게 방패 휘둘러"

3일 오후 <오마이뉴스>가 만난 윤씨는 코 부위를 밴드로 여러 번 감싼 상태였다. 눈 주위 등 얼굴 곳곳에도 크고 작은 상흔이 남아 있었다. 윤씨와의 만남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윤씨의 회사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그는 유럽 환경규제와 국제수출통제를 연구하는 연구원이다.

윤씨는 전경이 휘두른 방패에 맞아 코뼈가 내려앉았다. 수술을 받기 위해 4일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할 예정이다. 애초에 3일로 수술 날짜가 잡혀 있었으나 코 주위의 붓기가 아직 가라앉지 않아서 하루 늦춰졌다.

그가 밝힌 당시의 상황은 이렇다. 윤씨는 일요일(1일)에도 업무가 있어서 회사에 나와 일을 하던 중이었다. <아프리카 TV>로 '촛불 시위대'의 모습을 생방송으로 지켜보며 야근을 하던 윤씨는 일이 끝난 밤 10시 30분께 시민들이 몰려 있던 세종로로 뛰어갔다.

"지난 5월 넷째 주부터 시민들이 연행되는 모습을 보며 발끈했죠. 이거는 아니다 싶고, 이제는 행동해야 될 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주말마다 나오게 됐죠. 직장인이다 보니 평일에는 참여하기 어렵더라고요."

윤씨는 "세종로 이순신 동상 부근에서 우리 시민들은 계속해서 '비폭력'을 외치며 전경들과 대치했다"며 "우리가 상대하려는 것은 전경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자정이 지나고 2일 새벽 1시경이 되자 전경버스 사이로 방패를 든 전투경찰들이 밀고 나오기 시작했다. 앞에 서있던 시민들과 몸싸움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서로 감정 섞인 욕설도 오갔다.

"아마 당시부터 진압작전이 시작됐던 것 같아요. 물대포 쏜다는 방송이 나왔고, 기자들 보고 전경버스에서 내려가라는 말도 들렸죠. 그러더니 갑자기 방패를 들고 앞쪽으로 밀고 나오더라고요. 10미터 이상 시민들이 뒤쪽으로 밀리는 상황이었고, 여자들도 많고 힘으로 안 되니까 '밀지 마라' '뒤로 후퇴한다'라고 외쳤는데 갑자기 뛰어들면서 방패를 휘두르더라고요."

맨 앞쪽에서 시민들과 전경과의 몸싸움을 말리던 윤씨는 결국 뛰어드는 전경의 방패에 코 부위를 정면으로 맞고, 바닥에 쓰러진 채 철철 흐르는 코피를 손으로 막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는 전경에 의해 전경버스 뒤쪽으로 옮겨졌고, 응급처치도 없이 그곳에서 10여 분간을 누워 있었다. 윤씨를 옮겨 놓은 전경은 그를 내려놓자마자 다시 진압작전에 투입된 상황이었다.

"앞쪽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막 터지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고는 기자로 추측되는 한 분이 119에 전화를 걸어 "이순신 동상 부근에 있으니 앰뷸런스가 전경을 뚫고 뒤쪽으로 와야 한다"고 신고해주었죠. 병원 응급실에 들어간 것은 새벽 1시 30분 정도였던 것 같아요."

서울의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겨진 윤씨는 수십 바늘을 꿰매는 응급처치를 받아야만 했다.

"다친 건 괜찮지만 경찰의 잘못된 강경 진압 알리고 싶다"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민이 2일 새벽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에게 연행되고 있다.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민이 2일 새벽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에게 연행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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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둘리는 전경의 방패에 크게 한 방을 맞은 기분은 어땠을까?

"정신이 없어서 기억도 안나요. 맞아서 아픈 것은 둘째치고라도 다친 것에 대해 다친 만큼 교훈이 되고, 값어치가 되어야 하지 않겠어요(웃음)?"

윤씨는 "때렸던 전경 친구에 대해 악한 감정도 있지 않고, 억울하지도 않다. 동생 같고, 조카 같고 자식 같은 사람들 아니냐"며 "다만 알리고 싶은 것은 어청수 경찰청장을 비롯하여 경찰 수뇌부들의 바뀌지 않는 시위 진압 문화"라고 말했다.

윤씨는 또 "시민들이 폭도이기 때문에 그 정도의 폭력은 정당하며 경찰의 폭력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는 (경찰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며 "방패는 막으라고 있는 것인데 가진 것 없는 시민들에게 마구 휘두르는 것을 보니 전경들을 폭도로 만드는 경찰 수뇌부의 교육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 번 호되게 당한 만큼 그는 더 이상 '촛불'을 들 용기가 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정부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판이죠. 저는 사람들이 연행되는 모습을 보고 나왔어요. 어린 중고생들, 아줌마들도 끌려가는데 우리 사회의 젊은이로서 안 나갈 수가 없잖아요. 강경진압을 통해 막을 수 있는 목소리라면 시민들이 이렇게 떠들지도 않을 거예요."

윤씨는 "수술하고 몸이 좀 나으면 또 나올 것이다. 물론 그 전에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도 없지 않다"며 "나는 운이 좋아서 살짝 다친 것이고, 나보다 더 심하게 다친 분들도 있는데 이런 식으로 진압한다고 해서 시민들의 분노가 가라앉을 것이란 생각은 초등학생들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또 "회사 업무에 지장을 주고 해서 죄송하긴 한데 다행이도 대표를 비롯해서 모든 분들이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몸조심하지 그랬냐'며 많이들 걱정해 준다"면서 "내가 회사 대표라 생각하면서 나가고 있다"며 살짝 웃었다.

 2일 새벽 서울 세종로 프레스센터 앞에서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및 재협상을 요구하며 밤샘시위를 벌인 학생과 시민들을 경찰들이 강제해산시키고 있다.
 2일 새벽 서울 세종로 프레스센터 앞 상황. 윤씨는 이날 전경의 방패에 코뼈가 내려앉는 부상을 입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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