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카이 귄도안

일카이 귄도안 ⓒ 맨체스터 시티


축구 도사 귄도안의 양발 발리슛 두 골이 또 하나의 놀라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라이벌 둘 다 시즌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노리고 부딪친 자리였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맨체스터 더비였다. 맨체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이어 FA컵까지 품었으니 이제 이스탄불까지 하늘색으로 뒤덮을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끌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 FC가 한국 시각으로 3일 오후 11시 런던에 있는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23 잉글리시 FA(축구협회)컵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결승전에서 주장 일카이 귄도안의 2골 활약에 힘입어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이어 시즌 두 번째 트로피를 멋지게 들어올렸다.

맨체스터 시티는 일주일 뒤에 인테르 밀란(이탈리아)을 상대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뛰기 때문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트레블 위업까지 단 한 계단 남겨놓게 되었다.

13초, 일카이 귄도안의 슈퍼 골

폴 티어니 주심의 킥 오프 휘슬이 울리고 겨우 13초만에 웸블리 스타디움이 들썩거렸다. 맨체스터 시티 골잡이 엘링 홀란과 유능한 공격형 미드필더 케빈 데 브라위너가 차례로 가담한 높은 공 다툼에서 떨어지는 공을 축구 도사 일카이 귄도안이 기막힌 오른발 발리슛으로 꽂아넣은 것이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키퍼로 뽑힌 다비드 데 헤아도 손을 쓸 수 없는 오른쪽 톱 코너로 빨려들어간 작품이었다.

양보할 수 없는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따라붙었다. 30분에 완 비사카의 헤더 패스를 막던 맨시티의 잭 그릴리쉬가 왼손을 쳐들며 막는 바람에 VAR 판독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다. 이 기회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오른발 킥(32분 4초)으로 침착하게 차 넣었다.

그런데 후반전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하나의 발리슛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이번에도 주인공은 일카이 귄도안이었다. 케빈 데 브라위너가 오른쪽에서 차 올린 프리킥 세트 피스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페널티 에어리어 밖으로 향했고 일카이 귄도안이 기다렸다는 듯 이번에는 왼발 발리슛(50분 45초)을 내지른 것이다. 13초 첫 골만큼 시원하게 맞은 것은 아니었지만 귄도안의 왼쪽 발등을 떠난 공은 수비수들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하여 빨려들어갔다. 순발력 뛰어난 데 헤아가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시야가 가리는 바람에 막아낼 수 없었다.

후반전 추가 시간까지 또 하나의 동점골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라이벌 팀을 위협했지만 끝내 그 뜻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추가 시간 2분 맨유 센터백 라파엘 바란의 골문 바로 앞 오른발 슛이 막힌 순간은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 대회 통산 일곱 번째 우승 트로피를 받아든 맨체스터 시티는 이제 튀르키에 이스탄불로 날아가 오는 11일 인테르 밀란을 상대로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까지 노린다. 라이벌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998-99 시즌에 믿기 힘든 트레블(프리미어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룬 뒤 24년만에 똑같은 역사를 눈앞에 두고 있으니 축구팬들의 마음은 이미 이스탄불에 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2-23 잉글리시 FA컵 결승전 결과(3일 오후 11시, 웸블리 스타디움 - 런던)

맨체스터 시티 2-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득점 : 일카이 귄도안(13초,도움-케빈 데 브라위너), 일카이 귄도안(50분 45초,도움-케빈 데 브라위너) / 브루노 페르난데스(32분 4초,PK)]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3-2-4-1 포메이션)
FW : 엘링 홀란
AMF : 잭 그릴리쉬(89분↔나단 아케), 일카이 귄도안, 케빈 데 브라위너(76분↔필 포든), 베르나르두 실바
DMF : 로드리, 존 스톤스
DF : 마누엘 아칸지, 후벵 디아스, 카일 워커(90+5분↔아이메릭 라포르테)
GK : 스테판 오르테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4-2-3-1 포메이션)
FW : 마커스 래시포드
AMF : 제이든 산초(78분↔워웃 베호르스트), 크리스티안 에릭센(62분↔알레얀드로 가르나초), 브루노 페르난데스
DMF : 프레드, 카세미루
DF : 루크 쇼, 빅토르 린델뢰프(83분↔스콧 맥토미니), 라파엘 바란, 완-비사카
GK : 다비드 데 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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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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