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LG와의 주말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확보하며 4위 자리를 탈환했다.

강인권 감독이 이끄는 NC다이노스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때려내며 7-3으로 승리했다. 전날 9-2 승리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LG를 잡은 NC는 이날 최하위 kt 위즈에게 3-13으로 대패를 당한 두산 베어스를 5위로 끌어 내리고 4일 만에 4위 자리를 되찾았다(25승23패).

NC는 에이스 에릭 페디가 평소보다 많은 투구 수에도 5이닝2피안타2사사구4탈삼진2실점으로 시즌 9번째 승리를 챙겼고 4명의 불펜투수가 남은 4이닝을 책임졌다. 타선에서는 서호철이 시즌 첫 홈런을 포함해 3타점2득점,손아섭도 멀티히트로 활약한 가운데 4회초에 터진 이 선수의 솔로 홈런이 결승타가 됐다. 불과 4개월 전까지만 해도 'FA미아'가 될 위기에 놓였던 베테랑 외야수 권희동이 그 주인공이다.

박민우-구창모에게만 272억 투자한 NC
 
 지난겨울 최대 7년 132억 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한 NC 구창모

NC 구창모 ⓒ NC다이노스


2021 시즌이 끝나고 팀의 간판타자였던 나성범(KIA 타이거즈)을 붙잡지 못한 NC는 작년 시즌이 끝난 후에도 주전포수이자 중심타선 한 자리를 지키던 양의지(두산)의 이적을 막지 못했다. NC 입장에서도 양의지는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였지만 양의지 입장에서는 새해가 되면 만36세 시즌을 맞는 자신에게 4+2년이라는 장기계약을 조건으로 내민 '친정' 두산의 제안을 거절하기란 쉽지 않았다.

NC는 잔류 1순위 목표였던 양의지뿐만 아니라 NC에서 활약한 9년 동안 82세이브86홀드를 기록했던 베테랑 불펜투수 원종현(키움 히어로즈)과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 노진혁(롯데 자이언츠)까지 팀을 떠나고 말았다. 양의지 이적 후 급하게 두산으로부터 FA포수 박세혁을 4년 총액46억 원에 영입하고 작년까지 LG에서 활약했던 퓨처스FA 한석현을 데려온 것이 NC가 스토브리그에서 했던 외부영입의 전부였다.

나성범이 팀을 떠나고 손아섭과 박건우라는 대형FA를 차례로 영입하며 전력손실을 최소화했던 2021년 FA시장과 달리 NC는 작년 겨울 '집토끼 단속'에 집중하느라 과감한 투자에 나서기 힘들었다. NC는 작년 11월 내야수 박민우를 5+3년 총액 140억 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안기며 잔류시켰다. 나성범이 떠난 상황에서 박민우마저 이적을 한다면 창단 초부터 팀을 이끌었던 스타들이 아무도 없어지기 때문에 NC로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작년 12월에는 2020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인 좌완 토종에이스 구창모에게 6+1년 총액 132억 원의 '비FA다년계약'을 안겨줬다. 구창모는 아직 병역의무도 해결하지 못했고 프로 입단 후 7년 동안 규정이닝을 채운 시즌도 없었지만 건강만 보장된다면 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활약할 수 있는 투수라고 판단했다(하지만 구창모는 지난 2일 LG전에서 0.1이닝 만에 자진강판돼 왼팔 전완부 미세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지난 겨울 박민우와 구창모에게 무려 272억 원을 투자한 NC는 2013 시즌 신인왕이자 NC의 창단 첫 토종에이스 이재학과 2013년부터 10년 간 NC에서만 활약한 권희동에게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그나마 이재학은 작년 12월 2+1년 총액 9억 원에 NC와 FA계약을 체결하며 너무 늦지 않게 잔류가 확정됐지만 권희동은 스프링캠프가 한창 진행되던 2월 말이 되도록 계약소식이 들리지 않으며 'FA미아'가 될 위기에 빠졌다.

스캠도 거른 권희동, 5번타자로 맹활약
 
 험난한 외야 주전 경쟁을 극복해야 하는 NC 권희동

NC 권희동 ⓒ NC다이노스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84순위로 NC의 지명을 받은 권희동은 낮은 순번의 지명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루키 시즌부터 1군에서 활약했다. 루키시즌 외야 세 자리를 모두 소화하며 121경기에 출전한 권희동은 타율이 .203로 낮았지만 15홈런54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선보였다. 그리고 프로에 적응이 된 2년 차 시즌에는 타율을 .285로 끌어 올리며 더욱 성장한 기량을 선보였다.

2014 시즌이 끝나고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권희동은 2017년에 전성기를 맞았다. NC의 주전 좌익수로 141경기에 출전한 권희동은 타율 .286 135안타19홈런86타점72득점을 기록하며 프로 입단 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권희동은 트레이드로 합류한 이명기(한화 이글스)와 외국인 외야수에 밀려 주전과 백업을 오갔지만 NC가 첫 우승을 차지한 2020년에도 12홈런50타점으로 자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권희동은 FA를 앞둔 작년 시즌 새로 가세한 손아섭과 박건우에 밀려 주전으로 출전한 경기가 58경기에 그쳤고 성적도 타율 .227 5홈런22타점으로 떨어졌다. 그렇게 FA시장에서도 찬밥신세로 전락한 권희동은 2월 말까지 계약을 맺지 못하다가 스프링캠프가 후반으로 접어들던 2월27일 1년 총액 1억2500만원에 NC와 계약했다. 그리고 권희동은 자신과의 계약이 얼마나 탁월한 선택이었는지 증명하는데 3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해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권희동은 5월4일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합류해 이날까지 단 19경기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권희동은 올 시즌 19경기에서 타율 .333(60타수20안타)1홈런8타점8득점을 기록하며 NC의 주전 좌익수로 자리 잡았다. 권희동은 3일 LG전에서도 2-2로 맞선 4회초 LG선발 임찬규를 상대로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된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렸다.

NC는 올 시즌 손아섭과 박민우,박건우,제이슨 마틴으로 이어지는 강한 상위타선을 구축했지만 중심타선 한 자리를 지켜줄 5번 타자가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권희동이 1군 등록 후 19경기 중 17경기에서 5번 타순에 배치되면서 NC의 타선은 더욱 짜임새 있게 구성되고 있다. 강인권 감독과 NC팬들은 힘들게 팀에 잔류한 권희동의 상승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시즌 내내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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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NC 다이노스 권희동 5번타자 FA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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