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협찬사 명단

20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협찬사 명단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영화제 유지하는 게 힘들다는 거 조금은 안다. 그래도 명색이 '환경영화제'인데, 환경을 파괴하는 기후 악당 기업들의 후원을 받는 건 좀 남우세스럽지 않나?"

 
20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개막한 1일 이송희일 감독이 소셜 미디어에 남긴 쓴소리다(세계 각국의 영화를 통해 환경 이슈를 다룬다.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영화제가 열린다-기자주).
 
올해 환경영화제의 후원 기업에 전 세계적인 탄소 감축에 역행하는 삼척화력발전소의 1대 주주로 참여한 투자자, 국내 온실가스 배출 1위 기업, 인도네시아 팜유 생산으로 숲을 파괴하고 강물을 오염시키는 등 심각한 환경파괴를 일삼고 있는 기업 등이 포함됐다.
 
이송희일 감독은 이들 기업을 언급하면서 "빈자의 환경주의가 아니라 부자의 환경주의, 그린워싱영화제라는 소리 안 들으려면, 조금 부족해도 정도를 걸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환경재단이 주최하는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기후문제를 일으키는 기업들의 후원을 받으면서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사실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기업의 후원을 받은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9회 때도 구럼비 파괴 기업 협찬 논란
 
지난 2012년 9회 영화제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제주 구럼비를 파괴한 기업의 후원을 받아 비난을 받았다. 당시 개막작으로 선정됐던 <아! 굴업도>는 상영권 문제로 취소되기도 했다. 영화는 대기업의 굴업도 개발을 반대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담고 있다(관련기사 : '구럼비 파괴' 삼성물산 후원 받은 환경영화제 유감)
 
당시 비난이 거셌으나 환경재단은 이들 기업의 후원에 대해 크게 문제의식을 갖지 않은 모습이었다.

환경재단은 2002년부터 민간 기업들과 환경운동 파트너십을 맺어보자는 아이디어를 통해 매출 1만분의 1을 환경기금으로 내는 기업들의 모임을 만들었고 최근 기업에서 강조되는 ESG(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열풍을 환경재단과 최열 이사장의 선견지명으로 평가하고 있다.
 
당시에도 환경영화제 관계자는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는 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 영화제들이 기본적으로 외부의 후원을 받는 현실에서, 환경영화제 역시 기본적인 후원 유치 활동을 했고, 여러 후원사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설명이었다. 이 기조가 지금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20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포스터

20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포스터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하지만 환경에 대한 정체성을 갖는 영화제의 특성상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그린워싱(환경문제를 일으키는 기업들이 광고나 홍보수단 등을 이용해 친환경적인 모습으로 포장하는 '위장환경주의' 또는 '친환경 위장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송희일 감독은 "다른 나라의 기후운동 진영에서는 기후악당 기업들의 후원을 받는 행사와 이벤트에 대해서는 다방면으로 압박하고 있는데, 무려 '환경영화제'라는 타이틀을 단 조직이 '환경 범죄 기업'들의 알리바이를 서준다는 게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정재승 공동집행위원장은 "(감독님이) 해주신 말씀 깊이 새기겠다"고 답했다.
환경재단 서울국제환경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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