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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돌봄교실의 행정업무를 누가 할 것인가'에 대해 노사가 첨예한 대립을 하는 가운데, 교원·학부모단체가 성명을 통해 '돌봄행정업무는 원래부터 돌봄전담사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1일 충북교사노조,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 충북초·중등교감협의회는 '2월 13일 교육공무직 파업예고 당장 철회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국가 돌봄정책의 불안정한 운영체계로 10년이 넘는 긴 기간 동안 교사들이 고통을 감내하며 돌봄전담사의 업무를 대신 떠안는 불합리한 학교교육 시스템이 지속되었다"라며 "이제는 본래 돌봄 업무 담당자에게 고유 업무를 되돌려 주는 것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본래 업무 담당자가 업무를 하지 않다가 이제 시작하는 것이 업무추가이고, 부당노동행위이고, 근로조건 저하인가?"라고 반문하며 "학교는 학생을 위한 교육기관이지 경제적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민간사업장이 아님을 돌봄공무직 종사자들은 자각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직종 간 업무갈등을 유발하는 노조활동을 지양하고 돌봄전담사가 속한 충북교육공무직노조는 파업예고를 당장 철회, 본연의 업무인 돌봄 행정업무를 더 이상 교사에게 미뤄서는 안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행정업무, 원래 돌봄전담사 일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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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는 성명 내용이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돌봄 행정업무가 원래부터 돌봄전담사들의 몫이라는 주장이다. 유윤식 충북교사노조 위원장은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충북 돌봄전담사들의 근무조건은 전국에서 최고다"라며 "자신들은 돌봄만 하고 행정업무는 교사들에게 하라는 돌봄전담사들의 주장은 말도 안 된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학교는 교육기관이지 보육기관이 아니다. 돌봄전담사들의 행정업무는 당연하다"며 "행정업무를 교사에게 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당초 학교돌봄은 공간만 빌려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육공무직본부 윤송희 돌봄분과장은 "무조건 돌봄행정업무를 교사들에게 떠넘기려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행정업무를 원래대로 돌려놓는다는 표현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즉 돌봄전담사들은 채용 당시 행정업무를 자신들의 고유 업무라고 안내받은 적도 없고, 지시받은 적도 없다는 얘기다. 그동안 학교에서는 돌봄전담사를 보조인력 또는 임시인력으로 취급해놓고 이제 와서 행정업무가 돌봄전담사 본연의 업무이고 원래대로 돌려준다고 하니 황당하다는 것.

윤 분과장은 "과거 일부 돌봄전담사들 중에는 스스로 행정업무를 하겠다고 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때 학교 관리자들은 돌봄전담사들에게 책임이나 권한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없다며 행정업무를 주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원래부터 행정업무가 돌봄전담사들의 일이라고 하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돌봄전담사 처우는 지역마다 천차만별

두 번째는 충북의 근로조건이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주장이다. 충북교사노조 등 4개 단체는 성명에서 '전 김병우 교육감의 친 공무직 정책으로 전국 최고 근무협상타결로 파업은 더 이상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이 또한 노조는 돌봄전담사들의 노동을 무시하는 발언이자 상황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돌봄전담사들의 복지 등 처우는 각 지역마다 천차만별로 비교할 수 없다는 것. 실제 서울지역 돌봄노동자들은 1유형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고 있지만, 충북지역 돌봄전담사들은 2유형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고 있다. 1유형과 2유형의 가장 큰 차이는 2유형 기본급이 1유형에 비해 20만 원 가량이 적다는 점이다.

윤 분과장은 "다른 지역 돌봄전담사들이 행정업무를 수용한 것은 시간과 임금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북은 근로조건의 아무런 변화 없이 업무만 가져가라고 한다. 있을 수 없는 일"라고 반박했다.

"윤건영 교육감 결단 없다면 2·3차 파업도 불사"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는 지난 3일 한벌초등학교 앞에서 처우개선없는 돌봄교실 행정업무 이관 반대와 충북초등교육감협의회 해체를 주장했다.(교육공무직 충북지부 제공)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는 지난 3일 한벌초등학교 앞에서 처우개선없는 돌봄교실 행정업무 이관 반대와 충북초등교육감협의회 해체를 주장했다.(교육공무직 충북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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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교원·학부모단체 성명에 분노하고 있다.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돌봄전담사들의 투쟁과 파업을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돌봄전담사들은 도교육청과 윤건영 교육감이 처우개선 결단 없이 강제로 행정업무를 이관할 경우, 오는 2월 13일 1차 파업에 이어 2·3차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노조는 임금유형 변동 없이 행정업무 이관을 조건으로 기본급 15만원 인상을 도교육청에 제시한바 있다.

윤 분과장은 "우리도 갈등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는다. 20만원 인상에서 15만원으로 양보했다. 임금명목이 아닌 매달 정산을 보고해야 하는 활동비 명목으로 지급한다는 조건도 수용했다. 여기에서 더 깍으려고 하는 것은 돌봄전담사 노동의 가치를 무시하는 행위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교사들에게 불만이 없다. 도교육청과 윤건영 교육감이 이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후에도 교육청과 교육감이 파행 또는 강제적으로 행정업무를 떠넘긴다면 2·3차 파업도 불사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도교육청은 돌봄전담사 처우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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