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 ⓒ 토트넘 공식 트위터


영혼의 단짝 해리 케인 없이도 손흥민의 실력이 충분히 빛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게임이었다. 전반전에 기록한 2개의 유효 슛 기록을 혼자서 찍어낸 손흥민이 후반전에는 정말로 2골을 몰아넣으며 팀을 16강에 올려놓은 것이다. 역시 그의 왼발 골 결정력은 차원이 다른 수준에 올라있다는 것을 말해준 셈이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이끌고 있는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홋스퍼가 한국 시각으로 29일 오전 3시 프레스턴에 있는 딥데일에서 벌어진 2022-23 잉글리시 FA(축구협회)컵 프레스턴 노스 엔드(챔피언십)와의 32강 어웨이 게임에서 손흥민의 2골 활약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두고 16강 토너먼트에 올라섰다.

알고도 막지 못하는 손흥민의 왼발

1월 마지막 토요일 밤 딥데일에는 비가 조금 내려 쌀쌀한 날이었지만 2만1219명 축구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2부리그(챔피언십) 중위권 팀인 프레스턴 노스 엔드가 1부리그 상위권 팀인 토트넘 홋스퍼에게 어느 정도 도전할 수 있는가를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두 팀의 실력차는 분명했다. 전반전에 비록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엉덩이를 뒤로 뺀 홈 팀 프레스터 노스 엔드를 상대로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은 좁은 공간에서도 슛 각도를 열어낼 수 있는 섬세한 연결을 여러 차례 시도한 것이다. 

그 중심에 에이스 손흥민이 있었다. 왼쪽에 이반 페리시치, 오른쪽에 데얀 쿨루셉스키를 두고 토트넘 공격을 이끈 것이다. 손흥민의 발끝에서 나온 전반전 2개의 유효 슛 과정만 봐도 이 게임 흐름을 짐작할 수 있었다. 16분에는 페리시치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왼발 중거리슛을 날카롭게 날렸고, 25분에는 다빈손 산체스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오른발 중거리슛을 과감하게 날린 것이다.

날씨와 피치 컨디션을 감안한 토트넘의 이러한 공격 전술은 후반전에 그대로 뜻을 이뤘다. 50분, 손흥민의 왼발 끝에서 그림같은 첫 골이 터져나왔다. 자펫 탕강가의 짧은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는 첫 터치를 밀어놓자마자 왼발 중거리슛을 기막히게 감아넣은 것이다. 골문으로부터 약 27미터 거리에서 날아간 손흥민의 왼발 슛은 홈 팀 골키퍼 프레디 우드먼이 날아올라도 막을 수 없는 궤적으로 빨려들어갔다.

69분에는 더 가까운 곳으로 파고들어가는 패스 플레이가 주효했다. 이반 페리시치의 절묘한 뒤꿈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수비수를 따돌리며 슛 각도를 확보하기 위해 오른발 아웃사이드 터치를 두 번 해낸 것이 압권이었다. 그리고 왼발 슛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묵직하게 빨려들어갔다. 또 한 번 동료들의 축하를 받은 손흥민은 활짝 웃으며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까지 보여줬다.

손흥민은 85분에 자기 임무를 모두 끝내고 브리안 힐과 자리를 바꾼 뒤 벤치로 돌아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동안 시원한 골들을 더 많이 터뜨리지 못해 쌓여있던 마음고생이 한꺼번에 몰려온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리고 토트넘 홋스퍼는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비야레알 CF에서 데려온 새 멤버 아르나우트 단주마의 오른발 쐐기골(87분)까지 묶어서 16강행 완승을 확인했다. 이제 토트넘 홋스퍼는 다시 프리미어리그 일정으로 돌아가서 다음 달 6일(월) 오전 1시 30분에 리그 2위 맨체스터 시티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불러들인다.

2022-23 잉글리시 FA컵 32강 결과(29일 오전 3시, 딥데일-프레스턴) 

프레스턴 노스 엔드 0-3 토트넘 홋스퍼 [득점 : 손흥민(50분,도움-자펫 탕강가), 손흥민(69분,도움-이반 페리시치), 아르나우트 단주마(87분,도움-데얀 쿨루셉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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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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