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베테랑 선수라고 해도 연봉 삭감을 피할 수 없었다. NC 다이노스의 내야수 박석민은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NC는 27일 "올해 신인 및 FA(자유계약선수) 선수를 제외한 총 62명과 연봉협상을 마쳤다"고 알렸다. 최근 6+1년 최대 132억 원의 다년계약을 체결한 좌완투수 구창모를 제외하면, 투수와 야수에서 각각 김시훈(기존 3000만 원→올해 9000만 원, 200%↑)과 오영수(기존 3000만 원→올해 6000만 원, 100%↑)가 최고 인상률을 나타냈다.

이밖에 투수 김영규(기존 9500만 원→1억 4000만 원, 47%↑)와 김진호(기존 3000만 원→올해 6000만 원, 100%↑) 등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받은 가운데, 지난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이적한 투수 심창민은 46% 삭감된 1억 5000만 원에 계약했다. 여기에 박석민은 무려 93%가 깎인 5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NC 다이노스 베테랑 내야수 박석민

NC 다이노스 베테랑 내야수 박석민 ⓒ NC 다이노스

 
방역수칙 위반으로 꼬였던 박석민, 존재감이 사라졌다

2015시즌을 끝으로 삼성 라이온즈에서 FA로 NC 유니폼을 입게 된 박석민은 줄곧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삼성 왕조를 이끌었던 전성기의 박석민에 비하면 타율, OPS 등 수치상 하락세가 나타나기는 했어도 꾸준히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팀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한 2020시즌에는 4년 만에 3할이 넘는 타율(0.306)을 기록하면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볼넷(75개) 개수가 삼진(62개)보다 더 많은 시즌을 보냈다. 덕분에 NC 이적 이후 가장 높은 출루율(0.436)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2021년, 예상치 못했던 경기 외적인 변수가 NC를 덮쳤다. 7월 초까지 59경기 171타수 44안타 타율 0.257 10홈런 41타점의 성적을 남겼는데, 원정 숙소에서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로 인해 박석민을 포함한 주전급 선수 4인방이 한꺼번에 전력에서 이탈했다.

결국 박석민은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고, 소속팀 NC로부터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부과돼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했다. 이듬해 정규시즌이 시작하고 나서도 징계가 이어진 박석민은 6월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1군에 올라온 이후에도 이렇다 할 활약이 없었다. 전반기 14경기서 45타수 7안타 타율 0.156 2타점 OPS 0.509에 그친 박석민은 7월 26일 KIA 타이거즈전을 끝으로 더 이상 1군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7월 27일 KIA와 원정 경기 이전에 수비 훈련을 하다가 허리를 다쳤고, 오랜 기간 재활에 전념해야 했다. 퓨처스리그 경기로 복귀에 시동을 거는 듯했으나 또 부상이 재발해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박석민의 책임감이 더 커진 2023시즌이다.

박석민의 책임감이 더 커진 2023시즌이다. ⓒ NC 다이노스


자존심 회복에 나서는 박석민의 2023시즌

지난해 7억 원의 연봉을 받은 박석민의 올 시즌 연봉은 5000만 원에 불과하다. 단순한 삭감이 아니라 억대 연봉이 깨질 정도로 삭감 폭이 컸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에도 보여준 게 없는 박석민으로선 이 금액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렇다고 해서 박석민이 올 시즌에도 '전력 외'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다. 몸 상태에만 문제가 없다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내야 자원이다. 무엇보다도, NC는 3루수와 유격수를 소화했던 내야수 노진혁(롯데 자이언츠)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전 유격수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김주원, 올겨울 호주프로야구(ABL) 질롱코리아서 기량을 갈고 닦은 서호철 등 젊은 내야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박민우와 함께 내야에서 확실하게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하다. 박석민이 핫코너를 책임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또한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이적, 외국인 타자 교체 등 타선이 안고 있는 변수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팀에 몇 남지 않은 우타 거포 중 한 명으로서 박석민이 중심타선의 한 축을 맡아줘야 한다.

명예회복을 바라보는 2023년, 선수 본인과 팀 모두에게 중요한 시기다. 팬들도 박석민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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