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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위례·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수사와 관련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위례·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수사와 관련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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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조사 도중인 28일 오후 1시 20분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A4기준 33쪽 분량의 진술서 원본 전문을 공개했다.

이날 오전 10시 22분 검찰청 포토라인에 선 이재명 대표는 "대장동과 위례 사업에 관한 제 입장은 검찰에 제출할 진술서에 다 담았다. 곧 여러분께도 공개하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로부터 불과 3시간 뒤 이 대표는 자신의 말대로 진술서 원본 전문을 전격 공개했다.

같은 날 오전 10시 27분, 이 대표 측은 검찰 청사 입장과 동시에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 검찰진술서 서문'이라는 제목의 1778자짜리 글을 올렸다. 

서문에서 이 대표는 "중립성을 잃고 이미 기소를 결정한 검찰은 진실과 사건 실체에 관심이 없다. 어떤 합리적 소명도 검찰의 결정을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고, 검찰은 이미 결정한 기소를 합리화하기 위해 진실을 숨기고, 사실을 왜곡하며, 저의 진술을 비틀고 거두절미하여 사건 조작에 악용할 것"이라고 밝히며 "검사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은 진술서로 갈음할 수밖에 없음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란다"라는 적었다. 

그러면서 "형사사법권은 오직 증거에 입각하여 행사되어야 한다"며 "증거가 없음에도 여론을 동원해 혐의를 주장하는 것은 공권력의 비정상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로 세상이나 제도를 바꾸려 하면 '검찰 파쇼'가 된다"는 말은 시대를 막론하고 늘 되새겨야 할 경구"라고 검찰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숨기지 않았다. 

"'김만배, 나를 공산당 같은 XX'라고 칭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위례·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수사와 관련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는 가운데, 청사앞에 지지자들이 모여 '이재명 사수, 정치검찰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위례·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수사와 관련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는 가운데, 청사앞에 지지자들이 모여 '이재명 사수, 정치검찰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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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표는 진술서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이 배분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자신이라는 의혹에 대해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모략적 주장"이라고 적었다. 

진술서는 크게 서문과 대장동 택지개발 사업 관련 내용, 위례신도시 주택분양 사업에 관한 내용으로 구분된다.

1페이지부터 5페이지까지는 이날 오전 검찰 출석과 동시에 공개한 진술서 서문이 담겼다. 6페이지부터 29페이지까지는 대장동 택지개발 사업과 관련해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 경위와 검찰과 언론의 잘못된 주장에 대한 의견, 대장동 관련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입장 등이 차례대로 이어진다. 30페이지부터 마지막 33페이지까지는 위례신도시 주택 분양 사업과 비밀누설 관련된 '진술인 이재명'의 입장이 담겼다. 

진술서에서 이 대표는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 등이 추가 부담으로 이익이 줄자 나를 'X 같은 놈, 공산당 같은 XX' 등으로 거칠게 욕했다고 한다"면서 "내가 그들(대장동 일당)과 결탁했거나 사업이익 일부를 취하기로 했다면 내 이익을 줄이는 일을 왜 하겠냐"라고 자신에게 적용된 배임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구체적으로 이 대표는 "성남시의 민관공동개발은 철저히 시민 이익을 위한 방향으로 추진됐다"면서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시장의 배임이 성립하려면 시장의 의무에 반해 시에 손해를 입히고 민간사업자에게 이익을 줘야 한다. 그런데 저는 투기 세력의 이익을 위해 시에 손실을 입힌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민간사업자에게 1120억 원을 추가 부담시켜 그들에게 손실을 입히고 시와 공사 이익을 더 확보했다"라고 설명했다. 

"2015년 2월경 민간사업자를 경쟁 공모해 3개 컨소시엄 중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공사는 25억 원만 부담하고 일체의 위험부담을 하지 않고, 1조 3000억 원에 이르는 개발자금의 조달과 사업 시행, 사업 실패나 손실 발생 위험 모두를 민간사업자가 떠안는 한편, 민간투자자가 2561억 원으로 1공단을 공원화하고, 공사에는 임대아파트부지나 1822억 원을 배당하기로 해 총 4583억 원의 공익 환수를 확정했다. 또 성남시는 대장동 사업자에게 920억 원 상당의 터널공사, 배수지, 진입도로를 만들어 기부채납하도록 인가조건에 부가하였고, 1공단 지하주차장 공사비 200억 원도 추가 부담시켰다."

이어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업자가 막대한 이익을 얻고 성남시 측은 충분한 이득을 얻지 못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지가 폭등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비난은 부당하다"며 "미래의 경기를 정확히 예지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 항변했다.

"내가 주인이면 김만배가 함부로 쓸 수 있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위례·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수사와 관련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는 가운데, 경찰이 청사 경비를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위례·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수사와 관련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는 가운데, 경찰이 청사 경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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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논란에 대해서도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모략적 주장"이라면서 "정영학 녹취록을 보면 대장동 일당은 성남시가 부담시킨 추가부담금을 사업종료 후 소송을 해서 되찾아가려고 모의한 사실도 나온다. 이들이 욕을 하며 반발하고 나중에 소송을 통해 반환받으려고까지 한 추가부담금 부과는 천화동인 1호가 제 것이라는 것과 양립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사업에서 모두 2018억 원을 배당받았는데 배당이 이뤄지자마자 수백억 원이 김씨의 대여금 형식 등으로 새 나갔고, 주식 투자나 부동산 구입에 수십억 원이 사용됐으며 그중 일부는 손실 처리됐다고 한다. 만일 제 것이라면 김씨가 천화동인 1호의 돈을 그렇게 함부로 써버릴 수 있었을까?"

이 대표는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유동규가 범죄행위를 저지르며 범죄사실을 시장인 제게 알릴 이유도 필요도 없다"며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이나 정영학 녹취록을 봐도 전 이들의 부정비리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정민용씨와 같은 부수적 역할을 한 사람이 100억 원을 받고, 김씨 학교후배로 화천대유 실무를 챙긴 이모씨도 120억 원을 받는다고 한다"며 "이들보다 큰 역할을 했다는 유동규씨의 지분이 아예 없다는 것이 상식이겠느냐"고 했다. 천화동인 1호 지분 주인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라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 대표는 진술서 말미 위례신도시 사업 비밀누설 의혹에 대해 "유동규씨가 비밀정보를 대장동 사업자에게 제공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스로 저지른 불법행위를 시장인 제게 보고한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고 언급하며 "대장동 일당이 위례신도시 아파트 분양사업에 관여한 사실을 알지 못했고, 그들에게 사업 관련 비밀을 유출할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비롯해 대장동 일당 5인(정민용·김만배·남욱·정영학 등)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하며 A4용지 57쪽 분량의 공소장을 새로이 만들었다. 공소장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름도 146차례나 언급됐다. 

검찰은 "2015년 4월 논의에서 대장동 사업 배당이익을 김씨 49%, 남욱 변호사 25%, 정영학 회계사 16% 등으로 정하고, 김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이 대표 측에 자신의 지분 절반을 주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서 이익배당 과정에서 이 대표 측 지분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금액이 확정되면 그 금액을 교부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했다"면서 "유 전 본부장은 정 전 실장을 통해 이 대표에게 보고해 승인을 받았다"라는 내용을 명시했다. 사실상 이 대표를 천화동인 1호의 주인이자 대장동 사업의 몸통 '그분'으로 지목한 것이다.

태그:#이재명, #검찰, #김만배, #유동규, #진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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