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325명 홈팬들 앞에서 믿기 힘든 펠레 스코어 극장 결승골이 VAR 판독 끝에 확인됐다. 시즌 장기 레이스 반환점을 돌면서 벌써 승점 50점을 따냈으니 아스널 FC의 우승 트로피를 향한 열망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것이었다. 2003-04 시즌 무패(26승 12무) 우승 위업을 이룬 당시의 승점이 90점이었으니 그들은 이미 더 놀라운 역사를 보태고 있는 셈이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이끌고 있는 아스널 FC가 한국 시각으로 23일(월) 오전 1시 30분 런던에 있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2-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홈 게임에서 짜릿한 3-2 펠레 스코어 승리를 거두고 승점 50점(16승 2무 1패 45득점 16실점) 리그 선두를 내달렸다.

은케티아의 발날차기, 태권도 기술? 족구 기술?
 
 에디 은케티아

에디 은케티아 ⓒ 아스날 FC


최근 토트넘 홋스퍼와의 북런던 더비 매치 어웨이 게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아스널은 예상했던 스타팅 멤버를 그대로 내보냈다. 그만큼 아르테타 감독이 짜놓은 유연한 4-3-3 포메이션이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런데 골은 어웨이 팀 맨유가 먼저 넣었다. 게임 시작 후 17분만에 마커스 래시포드의 벼락같은 중거리슛이 홈팀 골문 왼쪽 구석으로 기막히게 빨려들어간 것이다. 최근 연속골 기록을 자랑하던 마커스 래시포드의 폼이 최고조에 이르렀다는 것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시원한 순간이었다.

아스널의 동점골이 7분만에 나왔으니 이 게임이 결코 싱겁게 끝날 리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진첸코와 외데가르드의 중원 연결이 예사롭지 않았고 왼 측면으로 나간 공이 그라니트 샤카의 정확한 크로스로 넘어왔다. 이 순간 맨유 풀백 완-비사카 뒤에 숨어있던 은케티아가 솟구쳐 헤더 골을 터뜨린 것이다.

놀라운 게임 결과를 감안하면 에디 은케티아의 골 감각이 바로 이 골부터 남달랐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근래에 보기 드문 흥미로운 흐름은 후반전 반전 드라마로 찍혀나왔다. 

53분에 또 하나의 놀라운 중거리슛 골이 들어갔다. 맨유의 페널티 구역 오른쪽 모서리 밖에서 토미야스의 짧은 패스를 받은 부카요 사카가 유연한 드리블 실력으로 에릭센을 따돌리더니 예상 못한 각도에서 낮게 깔리는 왼발 중거리슛을 꽂아넣은 것이다. 골키퍼 입장에서 전반전 래시포드의 오른발 중거리슛과 후반전 사카의 왼발 중거리슛 둘 중 어느 골이 더 막기 힘든 것인가를 논쟁할 정도로 막상막하 구도로 보였다.

전반전 동점골이 7분만에 나온 것처럼 후반전 동점골도 단 6분만에 또 나왔다. 59분, 맨유의 왼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홈 팀 골키퍼 램스데일이 글러브로 어설프게 쳐낸 공을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몸 날리는 다이빙 헤더로 성공시킨 것이다. 골 라인으로 뒷걸음질하던 마갈량이스가 머리로 걷어내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리고 30분 뒤 극장 결승골이 펠레 스코어로 찍혀나왔으니 6만이 넘는 관중들은 모두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아스널의 새 가족이 된 교체 선수 레안드로 트로사르 효과가 빛난 90분이었다. 그가 왼쪽 측면으로 빼준 패스 타이밍이 주효했고 진첸코의 컷 백 크로스를 받은 외데가르드가 왼발 슛을 시도했는데 슬라이딩 태클로 막으려는 맨유 미드필더 프레드의 발에 맞고 살짝 떠오른 공이 애매하게 골문 쪽으로 날아갔다.

이 순간 모든 축구팬들의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에디 은케티아의 짜릿한 오른발 결승골이 나왔다. 몸 중심을 잔뜩 낮춘 자세부터 남달랐으며 공 표면을 깎아내듯 발날차기가 기막히게 들어간 것이다. 태권도 발날차기 기술인지, 족구 공격 마무리 역할을 맡은 에이스의 발날차기 기술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절묘한 터치였던 것이다. 

맨유 수비수들은 은케티아의 오프 사이드 반칙을 주장했지만 VAR 시스템은 은케티아의 위치가 맨유 풀백 완-비사카보다 뒤에 있었다는 것을 정확하게 판독해 주었다. 이렇게 아스널 FC의 50점 승점이 찍혀나왔다.

이제 선두 아스널 FC는 다음 달 4일(토) 강등권에 내려가 있는 에버턴 FC(19위)을 만나기 위해 구디슨 파크로 찾아가며, 4위 맨유는 그 다음 날 12위 크리스탈 팰리스를 올드 트래포드로 불러들인다.

2022-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결과
(1월 23일 오전 1시 30분, 에미레이츠 스타디움-런던) 

아스널 FC 3-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득점 : 에디 은케티아(24분,도움-그라니트 샤카), 부카요 사카(53분,도움-토미야스 다케히로), 에디 은케티아(90분) / 마커스 래시포드(17분,도움-브루누 페르난데스), 리산드로 마르티네스(59분)]

아스널 4-3-3 포메이션
FW : 가브리엘 마르티넬리(82분↔레안드로 트로사르), 에디 은케티아, 부카요 사카
MF : 그라니트 샤카, 토마스 파르티, 마르틴 외데가르드(90+3분↔롭 홀딩)
DF : 올렉산드르 진첸코,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윌리암 살리바, 벤 화이트(46분↔토미야스 다케히로)
GK : 아론 램스데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4-2-3-1 포메이션
FW : 부트 베르호스트
AMF : 마커스 래시포드, 브루누 페르난데스, 안토니(71분↔프레드)
DMF : 스콧 맥토미니, 크리스티안 에릭센
DF : 루크 쇼,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라파엘 바란(90+2분↔알레얀드로 가르나초), 아론 완-비사카
GK : 다비드 데 헤아

2022-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순위표
1 아스널 FC 50점 16승 2무 1패 45득점 16실점 +29
2 맨체스터 시티 45점 14승 3무 3패 53득점 20실점 +33
3 뉴캐슬 유나이티드 39점 10승 9무 1패 33득점 11실점 +22
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39점 12승 3무 5패 32득점 25실점 +7
5 토트넘 홋스퍼 33점 10승 3무 7패 39득점 31실점 +8
6 브라이튼&호브 알비온 31점 9승 4무 6패 37득점 27실점 +10
7 풀럼 31점 9승 4무 7패 32득점 29실점 +3
8 브렌트포드 30점 7승 9무 4패 32득점 28실점 +4
9 리버풀 29점 8승 5무 6패 34득점 25실점 +9
10 첼시 29점 8승 5무 7패 22득점 21실점 +1
11 아스톤 빌라 28점 8승 4무 8패 23득점 27실점 -4
12 크리스탈 팰리스 24점 6승 6무 8패 18득점 27실점 -9
13 노팅엄 포레스트 21점 5승 6무 9패 16득점 35실점 -19
14 레스터 시티 18점 5승 3무 12패 28득점 35실점 -7
15 리즈 유나이티드 18점 4승 6무 9패 26득점 33실점 -7
16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18점 5승 3무 12패 17득점 25실점 -8
17 울버햄튼 원더러스 17점 4승 5무 11패 12득점 30실점 -18
18 본머스 17점 4승 5무 11패 19득점 42실점 -23
19 에버턴 15점 3승 6무 11패 15득점 28실점 -13
20 사우스햄튼 15점 4승 3무 13패 17득점 35실점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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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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