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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설 연휴 첫날인 21일 유족에 사전 통보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설 연휴 첫날인 21일 유족에 사전 통보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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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설인데, 저렇게 많은 아이들이 없죠? 가족과 (함께) 못 지내고 있죠?"
이상민 장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충분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족: "글쎄요... 뭘 할 수 있는데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설 연휴 첫날 예고도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가 "도둑 조문"이란 항의를 받았다. 이 장관은 "유족 요청을 듣기 위해 왔다"고 말했지만 정작 유족 측에 사전 통보도 없이 '일방 조문'을 한 것이다. 유족 측은 "보여주기식 조문"이라며 이 장관 측이 허락 없이 가족 텐트를 들추려 한 행동 등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 장관은 21일 오전 10시 41분 예고 없이 녹사평역에 차려진 분향소에 나타났다. 설 연휴 첫날이라 분향소엔 유족 2명과 이미현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소수의 자원봉사자만 있었다.
 
▲ [단독영상] "도둑 조문" 논란 이상민, 사퇴 여부 묻자 "나중에 이야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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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유가족협의회는 설 당일인 22일 오후 3시 분향소에서의 설맞이 상차림을 예고한 바 있다. 21일은 설 연휴 첫날인 만큼 분향소는 열어두되 특별한 일정을 계획하지 않았고 특히 오전엔 유가족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분향 후 우왕좌왕... 유족은 '허탈'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설 연휴 첫날인 21일 유족에 사전 통보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설 연휴 첫날인 21일 유족에 사전 통보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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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를 받아 든 채 영정들 앞에서 고개를 숙인 이 장관은 이후 유족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이 장관이 유족 텐트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보좌진 1명이 사전 양해 없이 텐트를 들추려 했고, 이에 이미현 상황실장은 "그냥 막 열어보지 마십시오"라고 항의했다.

이후 이 장관이 "(유가족들이) 안 계신가요?"라고 보좌진에게 묻자 보좌진은 영정들 옆을 지키고 있는 유족 2명이 있었음에도 "안 계신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미현 상황실장이 "유가족들이 왜 안 계신다는 겁니까"라고 지적하자 이 장관은 이 상황실장이 아닌 보좌진을 향해 "어디 계시죠?"라고 물었고 영정들 옆을 지키고 있던 유족에게 다가갔다.

이태원 참사 유족을 상징하는 빨간 목도리를 하고 있던 이 유족은 이 장관과의 대화에서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상민 : 혹시 유족 분이신가요? 행정안전부 장관입니다. 얼마나 마음의 상심이 크십니까.
유족 : 너무 크죠. 표현이 안 되죠.

이상민 : 내일이 설인데...
유족 : 그렇죠. 설인데 저렇게 많은 아이들이 없죠? 가족과 못 지내고 있죠?

이상민 : 지금 보니까 한결같이 예쁘고 정말 씩씩하고.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어쨌든 이런 젊은 청년들을 잘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족 : 글쎄요. 뭘 할 수 있는데요?
 
이상민
: 제가 여러 번 말씀을 드렸는데 한 번 만나서 이야기를 좀 했으면 좋겠습니다.
유족 : (허탈한 웃음)


이 장관의 말에 이미현 상황실장은 "(참사 때) 할 일을 안 해놓고 이제 와서 어떤 이야기를 한다는 건가"라며 "국정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다하지 못한 사람이 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지난 17일 의결한 보고서에는 이 장관의 파면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퇴 요구' 질문에 "나중에 이야기하시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설 연휴 첫날인 21일 유족에 사전 통보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설 연휴 첫날인 21일 유족에 사전 통보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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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은 현장을 찾은 후 5분이 지난 오전 10시 46분 차를 타고 떠났다. 분향소 자원봉사자와 몇몇 시민들은 현장을 떠나는 이 장관을 향해 "책임지고 사퇴하라", "창피한 줄 알아야지"라고 항의했다.

이 장관은 차에 오르기 직전 <오마이뉴스>와 만나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유족 분들이 있으면 정부에 대한 요청사안을 들어보려고 했는데 한 분밖에 안 계셨다(실제론 2명)"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 유족 분들을 위로하고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족들의 사퇴 요구에 대한 질문에는 "나중에 또 이야기하시죠"라며 답을 피했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측은 이 장관의 "일방적 조문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고 이지한씨 아버지)는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어떤 통보도 없이 도둑같이 분향소를 찾더니 또다시 이 장관이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며 "유족 의견을 듣기 위해서 왔다면 적어도 유가족협의회 측엔 통보를 하고 왔어야 하는 것 아닌가. 뭐가 무서워서 통보도 없이 몰래 왔다가는 건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와 행정안전부가 소통하는 것으로 알고 그래서 유가족협의회는 서울시에 요구사항을 전달했다"라며 "이에 대한 답이라도 들고 와야 우리도 대화를 할 수 있지 않겠나. 무슨 생각으로 갑자기 조문을 오고 유족 텐트까지 들추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조문이든 사과든 받는 사람도 준비가 돼야 할 것 아닌가. 조문하고 사과하려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나는 무조건 사과한다'고 찾아오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유족 의견도 제대로 묻지 않은 채 그렇게 언론에 조문했다고 이야기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된다. 도둑 조문, 그리고 유족 텐트를 맘대로 들추려한 행위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미현 상황실장도 "이 장관은 개인이 아닌 행정안전부 장관이다. 이 사태에 책임이 있는 분이 개인 자격인 양 예고도 없이 분향소를 찾는 건 너무도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명절에 조문했다는) 명분 세우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왜 유족들이 사퇴를 요구하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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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재 이태원 압사 참사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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