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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들이 탄소중립의 중요성과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없을까요?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대전환경교육센터가 선정한 '우수환경교육 사례'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업 방식을 세 편에 걸쳐 소개합니다.[기자말]
대전 회덕초 3학년 1반 학생들은 지난 한 해동안 '환경파수꾼' 프로젝트 수업시간을 통해 친환경 진딧물살충제 만들기와 EM용액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벌였다.
 대전 회덕초 3학년 1반 학생들은 지난 한 해동안 '환경파수꾼' 프로젝트 수업시간을 통해 친환경 진딧물살충제 만들기와 EM용액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벌였다.
ⓒ 회덕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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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균 교사(대전 회덕초)는 지난 한 해 동안 담임을 맡고 있는 3학년 1반 학생과 교내 과학동아리 학생들을 '계족산 파수꾼'으로 임명했다. 계족산은 대전 회덕초 부근에 있는 산으로 대전을 대표하는 주변 산 중 하나다.

김 교사는 학생들을 상대로 일 년 동안 '세. 버. 지 환경파수꾼' 프로젝트 수업을 벌였다. 세. 버. 지는 '세상에 버릴 지구는 없다'의 줄임말이다. 교육 주제는 ▲지렁이 사육하기 ▲친환경 진딧물살충제 제작하기 ▲EM용액 제작하기 ▲반려식물 기르기 ▲생태도감 제작 ▲페트병 청소기 만들기 등이다. 모두 관찰과 실험, 탐구 위주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수업
     
지난 13일 대전환경교육센터에서 만난 김 교사는 "수업 주제 역시 학생들의 흥미를 끌 수 있게 선정했다"라며 "학생 개개인의 의견과 관심도 수업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평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학생에게는 계족산을 주제로 한 캐릭터나 이모티콘을 그리게 했어요. 그랬더니 정말 멋진 작품을 완성하더라고요. 학생 개개인이 가진 재능과 흥미를 계족산 꼬마 파수꾼 프로젝트 수업에 연결한 거죠. 결과도 좋았습니다."

학생들 의견을 반영한 수업을 하다 보니 애초 계획하지 않은 주제의 수업도 많다. 어느 날은 지렁이사육장 토양에서 갑자기 뿌리파리와 응애가 생겼다. 이때부터 학생들과 뿌리파리와 응애가 무엇인지, 왜 생기는지, 어떻게 퇴치해야 하는지를 탐구했다.
 
 대전 회덕초 3학년 1반 학생들이 '환경파수꾼' 프로젝트 수업시간에 지렁이를 사육하기 위한 사육장을 직접 만들고 있다.
  대전 회덕초 3학년 1반 학생들이 '환경파수꾼' 프로젝트 수업시간에 지렁이를 사육하기 위한 사육장을 직접 만들고 있다.
ⓒ 회덕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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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지렁이 분변토의 토양산성도를 측정하기도 했다. 자연 상태의 흙이 지렁이가 만든 분변토로 변하면서 토양 상태가 나아졌을지 궁금해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다. 교실에서 나오는 의견에 따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주제수업을 벌인 것이다.

무작정 학생들의 의견만 좇아가는 건 아니다. 학생들의 흥미와 경험 위주로 수업을 하지만 '생태 감수성 키우기'에 부합하는지 수시로 체크한다.

"결과물에 초점을 두지는 않아요. 지렁이 사육하기의 경우에도 지렁이를 잘 키우게 하는 게 목적이 아니었어요. 사육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변화를 찾는 등 생태적 감수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걸 중시했죠."

학생들의 문제해결 능력 키우기도 김 교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수업을 통해 디자인싱킹(Design Thinking) 기반의 사고, 즉 문제공감하기-문제 이해하기-아이디어 내기-테스트하기의 과정을 밟게 합니다. 지난해 홍수 때 강남지역 반지하주택 침수사고가 일어났을 때도 그랬죠. 

당시 과학동아리 학생들과 공감-이해-아이디어-테스트 과정을 적용해 일정 수위가 되면 경보음을 울리는 수위감지센서를 통한 반지하 침수주택경보장치를 만들었어요. 소프트웨어 경연대회에서 좋은 평가도 받았죠. 폐플라스틱병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청소기 만들기도 이런 과정을 밟았습니다."


김 교사가 처음부터 생태 감수성과 사고능력을 키우는 프로젝트 수업에 관심을 가진 건 아니다. 독서 모임과 강연에서 새로운 수업 방식의 힌트를 찾았다.

"2019년 한 독서 모임에서 <파란 하늘 빨간 지구> 저자인 조천호 박사님의 강연을 듣게 됐어요. 강연을 통해 탄소중립의 필요성을 느끼고, 현재 지구가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죠.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지구 위기를 공감하게 하고 탄소중립을 실천하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초등 교육, 생태 감수성·문제해결 능력 키우는 좋은 기회" 
 
김민균 대전 회덕초 교사
 김민균 대전 회덕초 교사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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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의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전문지식도 필요했다. 그는 "지렁이를 키우거나 진딧물을 제거하는 실험, 토양의 산성도를 측정하는 활동 등은 나조차도 미처 모르는 부분이 있었다"라며 "어떤 때는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수준을 요구하기도 한다. 잘 모르는 개념이나 내용은 자료를 찾아보고 온라인 포트폴리오에 공유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반영한 수업을 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재미있어했다"라며 "학생들이 '배움의 나눔', '가치의 확산', '공익실현'의 가치를 갖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전환경교육센터도 김 교사의 프로젝트 수업안을 '2022 우수 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고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을 담은 사례집을 제작·보급하기로 했다.

그는 세. 버. 지 환경 프로젝트수업 내용에 관심을 두는 다른 학교 교사들을 위해 마지막 말을 남겼다.

"초등학생 때가 가장 학생들이 입시 스트레스가 적고 자존감을 갖고 자기 주도적 사고의 힘을 키우는 적기라고 생각해요. 생태감수성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좋은 기회가 초등교육이라고 봐요. 그래서 교사의 태도와 목표가 중요합니다."

[회덕초 학생들이 말하는 수업 후기] "환경오염 안 시키려 노력하게 됐어요"
   
실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학교의 3학년 1반 서 무개 학생은 "선생님이 강아지가 길가에 싼 똥이 후에 꽃을 피우는 거름이 된다는 얘기를 해주셨다"라며 "수업을 통해 강아지똥처럼 모든 것은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서 아무개 학생을 비롯해 같은 반 허아무개, 김아무개 학생도 수업에 만족을 표했다. 세 학생의 수업 후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 

- 세. 버. 지. (세상에 버릴 지구는 없다) 환경교육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학교 근처에 계족산이 있어요. 반 친구들은 평소 계족산으로 등산을 자주 갑니다. 근처 장동 산림욕장도 자주 가요. 그런데 선생님이 계족산과 산림욕장을 주제로 수업해서 참여했어요." 

- 지난 일 년 동안 활동 내용이 참 많은데요, 힘들거나 어렵지는 않았나요?

"재밌었어요. 지렁이나 곤충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은 지렁이를 사육하거나 곤충을 채집했어요. 계족산을 자주 가는 친구들은 계족산 등산로를 따라 토양의 산성도를 측정하는 활동을 했고요. 그림을 잘 그리는 계족산 캐릭터와 이모티콘을 만들었어요. 저도 그렇고 다른 친구들도 모두 재미있어했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 시간이 있나요.

"지렁이 키우기요. 주말 지나고 월요일에 학교 지렁이 사육상자를 봤는데 뿌리파리나 응애가 가득 생겼어요. 지렁이가 다 죽는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 잘 살아 있어서 참 기뻤어요."

- 계족산 파수꾼 활동으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선생님께서 강아지가 길가에 싼 똥이 후에 꽃을 피우는 거름이 된다는 얘기를 해주셨어요. 수업을 통해 강아지똥처럼 모든 것은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항상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조심하게 됐습니다."
 
대전 회덕초 과학동아리학생들이 '환경파수꾼 프로젝트 수업' 시간에 만든 다계족산 생태 캐릭터 배지.
 대전 회덕초 과학동아리학생들이 '환경파수꾼 프로젝트 수업' 시간에 만든 다계족산 생태 캐릭터 배지.
ⓒ 회덕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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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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