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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들이 탄소중립의 중요성과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없을까요?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대전환경교육센터가 선정한 '우수환경교육 사례'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업 방식을 세 편에 걸쳐 소개합니다.[기자말]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제작된 보드게임. 양지혜, 박지웅, 조영인, 조한나 등이 개발했다.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제작된 보드게임. 양지혜, 박지웅, 조영인, 조한나 등이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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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어디에서나 활용할 수 있는 초등학생 환경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됐다. 무려 주 40시간짜리 환경교육 지도안이다.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만든 게 아니다. 양지혜 교사(대전 만년초) 등 학교 일선에서 바쁘게 일하는 선생님들이 시간을 쪼개 1년간의 연구 끝에 완성했다.

시작은 '우리는 에코 레인지'라는 보드게임이었다. 기후위기 문제와 실천방법을 학생들에게 쉽게 알려주려는 고민 끝에 직접 게임을 만들게 됐다. 주사위를 굴려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미션(수질오염, 대기오염, 해양오염, 토양오염)이 나오는데, 그럴 때마다 보너스 카드를 써서 문제를 해결해 가는 방식이다. 보드게임 전문가 박지웅, 조영인·조한나 교사 등이 함께 개발한 이 보드게임은 국제이해교육원에서 환경교재로 생산해 일선학교에 보급됐다.

더 나아가 교사들은 이참에 '제대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자 했다. 환경 리터러시 교육연구회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초등학생 대상 환경교육 지도안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보드게임 제작보다 더 많은 시간과 공력이 필요했다. 양지혜 교사를 포함한 대전 만년초 교사 두 명, 전북에 있는 초등교사 세 명이 대전과 서울을 오가며 지도안 작성과 적용에 꼬박 일 년을 투자했다. 

이들이 만든 교육지도안의 대주제는 '우리 학교에서 세계로! 깨끗한 지구 만들기'다. 주제별 5개 분야 프로그램은 알-애벌레-번데기-나비-날갯짓으로 발전하는 나비의 일생을 떠오르는 게 한다. ▲환경을 지키는 아이디어 ▲자원순환 행동 ▲먹거리 혁명 ▲기후 행동 실천 프로젝트 ▲일년살이 환경기념일로 구성했는데, 작은행동에서 시작해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짜여 있다.

5개의 프로그램은 각각 8개의 소주제로 세분해 모두 40시간용으로 짜여 있다. 꽤 방대한 분량인데, 참여 교사들이 한 개씩 주제를 맡아 프로그램 개발을 전담해 완성했다.

지도안의 대표 교사로 이름을 올린 양 교사가 구성한 '환경을 지키는 아이디어'(8시간용)는 ▲쓰레기 소각장의 재탄생 ▲일회용 컵 보증금 반환제도 알기 ▲기후난민을 아나요 ▲버려지는 옷을 위한 아이디어 ▲먹방과 환경오염의 관계 ▲바이오연료와 환경오염 ▲영상 시청과 환경오염 ▲레스 웨이스트 실천 계획하기 등으로 이뤄졌다.

전북 비봉초 조영인 교사가 맡은 '먹거리 혁명' 교육지도안(8시간용)의 소주제는 ▲비건이 뭐야? 채식은 뭐해? ▲우리 몸의 플라스틱 ▲살충제가 사람 잡네 ▲내가 만드는 작은 순환고리 아쿠아포닉스 ▲나눔 실천하는 푸드뱅크 ▲내가 가꾸는 작은 텃밭 ▲작은 친구들을 위한 호텔(음식물처리기) ▲지혜롭게 장보기다.

지금 당장, 기후위기를 위해 할 수 있는 것
     
양지혜 대전 만년초 교사. 5명의 교사와 함께  '우리 학교에서 세계로! 깨끗한 지구 만들기'를 주제로 한 40시간용 환경수업교재 지도안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양지혜 대전 만년초 교사. 5명의 교사와 함께 '우리 학교에서 세계로! 깨끗한 지구 만들기'를 주제로 한 40시간용 환경수업교재 지도안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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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대전환경교육센터에서 만난 양 교사는 "학생들에게 탄소중립의 중요성과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라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기후위기 대응행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지도안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월 3차례 이상 구성원들이 모여 주제와 방식, 내용을 논의했다. 봄부터 여름까지는 자료를 찾아 공부하며 주제를 정했고,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지도안을 열심히 제작했다"라면서 "가을부터 겨울에는 관련 교과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학생들에게 지도안을 적용했다"고 했다. 

"학생들에게 '일상생활에서 환경을 지키는 행동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학생 개개인이 환경을 지키는 습관을 들이면 깨끗한 지구를 만드는 나비의 첫 날갯짓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사람들은 환경오염이라고 생각하지 못하지만 실제로는 환경오염이 되는 습관을 꼬집는 내용에 특히 공을 들였어요."

실제로 양 교사의 지도안에는 바이오연료와 환경오염, 영상시청과 환경오염 등 어른들도 알쏭달쏭한 내용이 들어있다. 지도안에 따르면 온라인 영상 시청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실제 30분 동영상 시청으로 1.6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바이오연료(곡물이나 식물, 축산폐기물 등을 열분해하거나 발효시켜 만든 연료)가 친환경 연료로 부각되기도 하지만, 양 교사는 열분해와 발효 과정에서 새로운 공해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료수집과 관련해 "<쓰레기 책>의 저자인 이동학씨의 강연과 책을 비롯해 환경 관련 다큐멘터리가 좋은 교재였다"고 말했다. <쓰레기 책>은 이동학씨가 세계여행을 떠났다가 목격하게 된 쓰레기 문제를 생생한 사진과 함께 쉽게 풀어낸 책이다.

양 교사는 지도안과 관련해 "이 교재를 활용하면 교사들이 환경교육 콘텐츠 준비에 대한 업무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라며 "각 교실에서 프로그램을 적용해 학생들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기후 위기 대응 행동을 시작하기를 바란다. 교재가 널리 배포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마침 대전환경교육센터는 이 프로그램을 '2022 우수 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선정하고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을 담은 사례집을 제작·보급하기로 했다.

대전 두리초, 교원대 과학교육과 파견근무 등을 거쳐 올해로 12년 차를 맞는 양 교사에게 교육관을 물었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뛰어넘지 못한다고 합니다. 저는 학생들을 위한 최고의 교재가 되고 싶어요. 항상 다방면의 교육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려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교과 외에도 다방면의 경험을 쌓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 이 교재 안을 토대로 공부한 학생들은 수업 이후 "생각이 바뀌었다, 탄소를 줄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회용 컵을 가능한 안 쓰는 등 일상생활에서 신경을 많이 쓴다"고 입을 모았다.

교재안을 접한 동료 교사들도 "학생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실천 행동을 잘 제시해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프로그램 자문을 해준 전문가들로부터는 "교재안에 토의·토론의 내용이 많고, 환경 보호와 발명으로 연계시켜 인상 깊다"는 호평이 뒤따랐다. 또 초등생뿐만 아니라 중고생, 직장인까지 활용할 만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양지혜 교사가 구성한 '환경을 지키는 아이디어'(8시간용) PPT 교육자료 내용(쓰레기 소각장의 재탄생) 중 하나
 양지혜 교사가 구성한 '환경을 지키는 아이디어'(8시간용) PPT 교육자료 내용(쓰레기 소각장의 재탄생)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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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혜 교사가 구성한 '환경을 지키는 아이디어'(8시간용) PPT 교육자료 내용 중 하나
 양지혜 교사가 구성한 '환경을 지키는 아이디어'(8시간용) PPT 교육자료 내용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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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혜 교사가 구성한 '환경을 지키는 아이디어'(8시간용) PPT 교육자료 내용 중 하나
 양지혜 교사가 구성한 '환경을 지키는 아이디어'(8시간용) PPT 교육자료 내용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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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이후 생각이 달라졌어요"
     
수업 만족도도 높았다. 실제 양 교사는 만년초 5학년 2반의 관련 교과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통해 지도안을 실제 적용했다.

이시우 학생은 "수업이 모두 참 재밌었는데, 그 중 일회용컵에 대한 수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윤아 학생은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환경오염이 된다는 걸 처음 알았다. 영상시청을 좀 줄여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오염이 되면 얼마나 되겠어' 하며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수업 후 생각이 달라졌다"라고 덧붙였다. 

박준우 학생은 "버려지는 옷을 재활용하는 방법을 알게 됐다. 배운 대로 재활용도 해봤다"고 했고, 이수운 학생은 "같은 반 친구가 수업 후에 바닥에 쓰레기 버리는 일이 크게 줄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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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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