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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0일 오후 여의도 국회본청앞 계단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초선당선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구호 외치는 21대 국회 초선당선인들 2020년 5월 20일 오후 여의도 국회본청앞 계단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초선당선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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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라는 주어만 넘쳐나던 여의도발 기사에 요즘 '정치개혁', '선거제도'라는 단어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중·대선거구제 도입 필요성을 언급한 윤 대통령의 신년 인터뷰를 계기로 2024년 총선 운용 방식에 관한 논의가 급부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걸까요? 정치고관심층이 아니면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단어들이 난무하는 주제가 바로 선거제도 이야기입니다. 정치개혁에 관심 있는 의원들에게 "지역 주민들 반응은 어떤가요?"라고 물으면 늘상 이런 답변이 돌아옵니다. "국민들은 잘 몰라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이런 말도 따라옵니다. "근데 깊이 들어가면 기자들도 잘 모르잖아요." 맞는 말이라서 대꾸하기조차 민망합니다. 

사실 선거제도의 핵심은 '국회의원을 어떻게 뽑을까'입니다. 그런데 21대 총선은 좀 복잡했습니다. 투표방식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의석 수 산출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죠. 2019년 법 개정 당시 국회는 정당 득표율에 따라 총 의석 수가 달라지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되 계산 결과 나온 의석 수의 50%만 각 정당에 배분하기로 했습니다. 또 여기에 '캡'까지 씌워 전체 비례 47석 중 30석에만 연동형을 적용했습니다. '준'이라는 글자가 붙은 이유죠.

복잡한 계산법에, 위성정당 사태라는 '꼼수'까지 불거졌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결국 실패했습니다. 선거제도 관련 법안을 심사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남인순 위원장은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정개특위 핵심 과제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방안이 뭘까"를 꼽았습니다. 문제는 '어떻게'입니다. 이 대목에서 여야 견해는 크게 엇갈리고, 여기서부터 복잡한 용어들이 또 등장합니다.

[지역구] 단 한 명씩, 단 한 표 차이나도 1등 뽑았는데...
 

대한민국 국회는 각 지역(선거구)을 대표하는 253명과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선출되는 47명으로 이뤄집니다. 지역구 의원을 뽑는 방법은 일단 선거구 설정에 달려있습니다. 현재 우리는 한 지역구에서 단 한 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로 '우리동네 국회의원'을 뽑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초의회 의원 선거에선 2~4명씩 당선자가 나올 때가 있죠? 이런 경우를 중선거구제라고 합니다. 또 대선거구제가 있는데요. 대개 지역구 당선자가 5명 이상일 때입니다.

우리는 제헌국회 때부터 소선거구제를 운용해왔습니다만, 4.19 혁명 후 양원제가 도입되면서 민의원은 소선거구제, 참의원은 대선거구제로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5.16 군사쿠데타로 인해 국회는 소선거구제에서 뽑은 대표들로 하나의 국회를 구성하는 방식(단원제)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이후 1973년 총선에선 한 선거구에서 2명을 뽑는 중선거구제를 도입, 1985년까지 유지되다가 대통령직선제 개헌과 맞물려 1988년 총선부터는 소선거구제로 바뀝니다. 

현재의 소선거구제는 유권자가 단 한 명만 택하고, 단 한 표라도 더 많이 받은 사람이 뽑히는 방식(단순다수제)입니다. 하지만 똑같이 최다득표자를 선출하더라도 과반을 충족하는 후보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실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결선투표제입니다. 또 호주 하원선거는 우리처럼 소선거구제이지만 후보별 선호순위를 정하되 과반 이상 득표한 후보가 나올 때까지 선호도에 따라 표를 배분하는 선호투표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비례대표] 방식 따라 제각각... 어떻게, 제대로 뽑을까    
 
 
사실 비례대표제는 중·대선거구제로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 다수제로 지역구 의원을, 비례대표제로 비례의원을 뽑는 '혼합형'이기 때문에 흔히 선거구제는 지역구 의원, 비례대표제는 비례대표 선출방식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선거구제는 '몇 명을 뽑을까'를, 비례대표제는 '어떻게 뽑을까'를 정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 '어떻게'를 지역구 의석수와 함께 계산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 지역구 의석 수와 비례대표 의석 수를 따로 계산하면 병립형 비례대표제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전국을 한 단위로 보고, 정당별 투표로 비례의석을 배분했습니다(전국구). 최근에는 적게는 6개, 많게는 17개로 나눠 비례대표를 뽑자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제안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때 유권자가 정당에 투표, 이를 바탕으로 정당별 의석 수를 정하고 정당이 정한 명부 순서대로 결정하면 명부식이라고 하는데, 유권자가 직접 후보에게 투표하면 '개방형', 아닐 경우 '폐쇄형'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지역구 의원을 뽑는 방식인 단순다수제와 비례대표를 뽑는 방식인 비례대표제를 결합한 단기이양제란 제도도 있습니다. 중선거구제를 실시하는 아일랜드의 하원선거가 이렇게 이뤄지는데요. 아일랜드는 유권자가 후보와 정당이 모두 표시된 투표용지(개방형 정당명부식)에 선호순위를 표시하면, 일정 기준 이상 득표한 후보는 당선되고 그의 남은 표는 선호도에 따라 다른 후보에게 나누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대통령제엔 소선거구+단순다수제, 내각제엔 중·대선거구+비례대표제가 적합하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제도이든 중요한 건 '내 대표를 이렇게 뽑고 싶다'는 국민의 뜻입니다. 참고로 뉴질랜드는 '내가 뽑은 정치인이 나를 제대로 대표 못한다'는 문제 의식이 1993년 국민투표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게 만들었습니다. 한국도 이제는 '진짜 대표'를 '어떻게' 뽑을지 다 함께 고민해볼 때 아닐까요? 온 국민의 '정치싫어병'이 더 짙어지기 전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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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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