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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지난 1월 9일 사무금융노조 연수원에서 사무금융노조 간부 등 활동가를 대상으로 열변을 토했다. 강연이 끝나고 참가한 활동가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 사무금융노조 2023 정세 강연회 기념사진 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지난 1월 9일 사무금융노조 연수원에서 사무금융노조 간부 등 활동가를 대상으로 열변을 토했다. 강연이 끝나고 참가한 활동가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 강승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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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가 밝았다. 팔순의 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전 국회의원, 평화철도 이사장)은 새해부터 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를 순회하며 노조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3시, 권영길 지도위원은 서대문 교차로 인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교육원에서 사무금융노조 간부 등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두 시간에 걸쳐 강의를 진행했다. 이 강연에서 권영길 지도위원은 노동 개혁을 외치고 있는 윤석열 정부 하의 민주노총과 산하 조직이 처한 현실을 짚었다. 또 미국 항공 관제사 노조 파업, 일본 국철 노조 파업, 영국 탄광노조 파업 등을 예로 들며 어려운 상황을 타계할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주 5일제 근무 시행, 일부 시행되고 있는 무상보육,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 구 민주노동당의 정책을 예로 들며 민주노총이 정치세력화를 위해 진보정당의 중심에 서서 이끌어가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했던 김지영 수석부지부장(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보험 지부)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혁을 빙자한 민주노총 때리기에 맞서 조합원들에게 설명할 대응 논리가 부족했는데 오늘 강연으로 명쾌하게 해결될 것 같다"며 소감을 말했다.

권영길 지도위원은 "민주노총 죽이기는 윤석열 정부 이전부터 있었다"며 "조선일보가 문재인 정권 때도 민주노총을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공격했다"고 지적하며 "어느 단위 노조 하나의 투쟁 양상을 (민주노총이라는 것으로) 왜곡시켜 보도하고 있다. 그렇게 보도해오는 게 굉장히 오래됐다"고 주장했다.

권 지도위원은 "보이지 않는 손이 이미 치밀한 작전을 다 세우고 있다. 그러면 조선일보가 보이지 않는 손이냐,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조선일보는 한 일원일 것이다. 내가 볼 때, '보이지 않는 손'은 무엇일까?"라며 자문했다.

그는 "우리는 쉽게 이야기할 수 있다. 친일 친미를 바탕으로 이미 기득권을 확보한, 그리고 1980년대부터는 구체적으로 신자유주의 체제를 받들고 유지하려는 이 세력이 보이지 않는 손이다"라며 "이것에는 한국만 들어가 있는 게 아니다. 구체적으로 콕 집어서 어느 나라라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내가 볼 때는 다국적 초국적 기업처럼 이 보이지 않는 손도 그렇게 구성이 돼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보이지 않는 손의 첫 번째 판단이 '한국에서는 민주노총을 죽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나의 경험"이라고 밝혔다.

권영길 지도위원은 "민주노총과 그 산하의 사무금융노조는 현 국면에서 여론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여론전에서 승리하라"며 "민주노총과 산하 산별노조는 유능한 토론자를 구체적으로 양성하라"고 조언했다.

이어서 "지금까지 민주노총의 투쟁이 무엇이었는가"라고 되묻고 "어느 집행부가 들어서든 제일 먼저 투쟁을 외쳐왔다. 전략 전술도 없이 총파업하자고 결의해 왔다. 이게 20년 동안 되풀이 되는 거 아니냐. 이런 관성적인 투쟁을 없애야 된다"며 "민주노총이 막무가내로 가는 꼴통은 아니구나 하는 (민주노총에 대한) 인식을 바꿔줘야 한다"고 충고했다.
 
지난 1월 9일 사무금융노조는 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초청해 '2023 정세 강연회'를 열었다.
▲ 강연하는 권영길 지난 1월 9일 사무금융노조는 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을 초청해 '2023 정세 강연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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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지도위원은 우리나라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예로 들어 "민주노총도 기초 체력이 있어야 한다"며 "이 기초가 무엇이냐면 민주노총과 진보정당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노동 없는 진보정당, 진보정당 없는 노동운동, 어떻게 될까. 둘 다 망하는 거다"라며 "진보정당과 민주노총은 수레바퀴다. 그 두 개가 있어야 수레가 굴러가는 거잖나.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돼 있나. 민주노총도 하겠다는 거 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1981년 미국 항공 관제사 파업, 1984년 영국 탄광노조 파업, 일본 국철 노조 파업을 예로 들며 "나카소네도 이야기했다. 일본 국철 민영화, 이것은 총평(한국의 민주노총과 비슷)을 무너뜨리는 게 목적이었다. JR(일본국철)이 민영화되고 난 다음에 나카소네가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민주노총이 사실상 힘을 못 쓰고 노동시장 유연화가 되면, 그때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일지 알 수 없지만, '그때 노동개혁을 하려고 했지만, 사실은 민주노총 죽이기를 했었다. 그리고 민주노총이 죽었다'고 말할 것이다. 영국과 미국, 일본의 역사가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 지도위원은 이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물으며 "민주노총을 정치세력화하고, 진보정당을 새롭게 하는 길밖에 없는 거다"라고 답했다. 덧붙여 "다른 길이 없다. 그래서 다시 노동자를 세력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가 오는 총선에서 (진보정당이) 통합되면 좋고 안 된다면 민주노총의 역할은 뭐겠냐. 선거 때 진보정당의 통합을 견인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지도위원은 "민주노총 건설 주역인 사무금융노동자들, 87년 6월 민주항쟁 투쟁의 상징이었던 사무금융노동자들, 인공지능 AI에게 가장 많이 위협을 받는 사무금융 노동자들이 새로운 진보정치,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 그리고 민주노총을 새롭게 세우는 데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피아>에도 게재합니다.


태그:#권영길, #사무금융노조, #2023 정세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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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활동가로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하고 있으며, 인터넷 매체에 노동·통일 관련 기사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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