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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낮 시가현 가마가케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가마가케 마을을 비롯하여 시가현 이곳 저곳에서는 정월 초 사자춤 공연이 펼쳐집니다. 공연이라기 보다는 집집마다 다니면서 문 앞에서 새해맞이 복을 비는 의식입니다. 동물의 왕인 사자의 힘을 빌어서 인간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행복과 희망을 기원합니다.
 
          해마다 정월 초 시가현 여러 마을에서는 사자춤패가 가가호호를 찾아답니다.
  해마다 정월 초 시가현 여러 마을에서는 사자춤패가 가가호호를 찾아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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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동물이 많아서인지 생활 속에서 짐승들을 주제로 만든 무늬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산에는 곰, 너구리, 원숭이, 멧돼지, 노루 등등 여러 짐승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북쪽 북해도에서 전국 여기 저기에서 산이나 들에서 짐승 피해를 겪는 사람도 끊이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사차춤은 사자만의 개성적인 춤이 아니고, 다른 여러 짐승들의 행동과 모습이 다 들어있습니다. 일본 사자춤에는 일본에 사는 여러 짐승들의 모습과 행동들이 가장 잘 녹아들어있는 대표적인 예능이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자춤은 일본 전국 방방 곡곡에서 가장 일반적이고, 가장 잘 알려진 춤입니다.
 
         사자춤은 일본에서 시작되지 않았지만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춤이기도 합니다.
  사자춤은 일본에서 시작되지 않았지만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춤이기도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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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인 사자는 한국이나 일본에는 살지 않았습니다. 분명하지 않지만 불교와 더불어 전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는 부처의 수호신으로 사자가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전해진 사자와 사자춤이 일본에 사는 여러 짐승 행동과 덧붙여져 자리를 잡았습니다.

다만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가 일본에 직접 전해진 것이 아니고, 중국이나 한반도를 거쳐서 전해졌기 때문에 한반도 흔적이 그대로 사자춤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보다 분명히 신라 사자춤이라는 문헌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신서고악도(信西古??, 1449년)에 전하는 신라 사자춤 기록입니다.
  신서고악도(信西古??, 1449년)에 전하는 신라 사자춤 기록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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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가케 마을은 오래 전부터 길가 마을로 번영을 누렸습니다. 사람들이 오가면서 장이 서기도 하고, 머물러 가기도 했습니다. 그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사자춤패가 정월 초 이틀에 걸쳐서 300여 세대를 돌아다니면서 사자춤을 추는 것도 그런 까닭입니다. 다만 이 마을도 인구 감소와 저 출산을 피해가지 못하는 듯합니다. 가끔 젊은이들도 보이지만 구경꾼들은 대부분 나이든 어르신들이었습니다.

사자춤패는 이세다이가구라 사자춤입니다. 사차춤패의 사자춤과 예능을 모두 보려면 1주일이 걸리기도 합니다. 정월 집 앞에서 벌이는 사자춤은 간단히 부정을 씻고, 새해를 맞이하여 복을 비는 내용입니다. 각 집에서는 자신의 성의껏 쌀이나 돈을 준비해서 줍니다. 집 규모에 따라서 사자 한 마리나 두 마리가 사자춤을 추기도 합니다.
  
         집안 어르신이 오른쪽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자춤을 찍고 있습니다.
  집안 어르신이 오른쪽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자춤을 찍고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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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새집을 짓거나 새로 이사한 집에서는 사자춤패에 부탁하여 사자춤패가 집안에 들어가서 사자춤을 추기도 합니다. 요즘 사자춤에서 새로운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고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직접 스마트폰으로 사자춤을 동영상으로 찍는 모습니다. 사자춤을 신앙으로 경외거나 존경하고 무서워하지 않고 자신의 스마트폰에 찍어서 자주 즐겨서 보거나 아는 사람들과 나누어 돌려 보기 위해서입니다.
  
         낮에 가마가케 마을에서는 사자춤패가 여러 가지 예능이나 기예를 공연하기도 합니다.
  낮에 가마가케 마을에서는 사자춤패가 여러 가지 예능이나 기예를 공연하기도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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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법> JR 오사카역이나 교토에서 비와코센 전철을 타고, 시가현 구사츠역(草津驛)까지 간 다음, 구사츠 선 철도로 갈아타고 기부가와역(貴生川)까지 가서 다시 오우미철도(近江鉄道)로 갈아타고 히노역(日野駅)에서 내립니다. 역 앞에서 가마가케(滋賀県蒲生郡日野町鎌掛)행 버스나 택시를 타고 갑니다.
참고누리집> 이세다이가구라, http://www.kandayuyamamoto.jp/about/,2023.1.4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사자춤, #가마가케 마을, #시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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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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