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 선수들이 1일 열린 2022-2023 V리그 대한항공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 선수들이 1일 열린 2022-2023 V리그 대한항공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이 새해 첫날 '절대 1강' 대한항공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석진욱 감독이 이끄는 OK금융그룹은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대한항공과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8-26 25-23 25-21)으로 이겼다. 

이로써 OK금융그룹은 대한항공(승점 44·15승 3패), 현대캐피탈(승점 36·12승 6패)에 이어 남자부에서 세 번째로 승점 30(10승 8패)을 달성하면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유일하게 대한항공에 상대 전적(2승 1패)에서 앞선 팀이 됐다.

반면에 올 시즌 패한 경기에서도 항상 승점을 챙겼던 대한항공은 처음으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셧아웃 패배를 당하면서 빈손으로 떠나게 됐다. V리그는 세트 스코어 3-0이나 3-1로 이기면 승점 3, 3-2로 이기면 승점 2를 획득한다. 또한 2-3으로 패해도 승점 1을 챙긴다.

'절대 1강' 대한항공 연거푸 꺾은 비결은? 강력한 서브

1세트는 팽팽했다. 18-18에서 대한항공이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의 블로킹과 곽승석의 오픈 공격으로 달아났지만, OK금융그룹도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서브 에이스로 21-21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1세트부터 듀스 접전이 벌어졌고, 서브가 승부를 갈랐다. 레오의 공격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고, 박승수의 강력한 서브가 대한항공 곽승석의 손을 맞고 나가면서 OK금융그룹이 먼저 웃었다.

OK금융그룹의 기세는 2세트에도 이어졌다. 곽명우 서브 타임 때 대한항공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면서 레오, 차지환, 박승수의 연속 득점으로 5-0까지 달아나며 새해 첫날부터 경기장을 찾은 홈 관중을 열광케 했다.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이 1일 열린 2022-2023 V리그 대한항공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이 1일 열린 2022-2023 V리그 대한항공전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 KOVO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은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핵심 전력을 대거 빼고 젊은 선수들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23-24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임동혁의 서브가 코트 밖으로 나가면서 허무하게 2세트도 내주고 말았다. 

대한항공은 승점 1이라도 챙기겠다는 의지로 3세트에 나서며 중반까지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OK금융그룹은 차지환이 임동혁의 백어택을 막고, 레오가 서브 에이스를 터뜨리며 15-15 동점을 만들었다.

역전까지 성공하며 먼저 20점 고지에 오른 OK금융그룹은 또다시 레오의 결정적인 서브 에이스로 승기를 잡았다. 반면에 궁지에 몰린 대한항공은 범실을 저지르면서 결국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초대형 악재,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OK금융그룹 

OK금융그룹은 레오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6점을 올리며 맹활약을 펼쳤고, 차지환이 15점으로 힘을 보탰다. 리베로 부용찬의 안정적인 리시브와 몸을 날리는 수비도 빼놓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강력한 서브로 대한항공의 수비를 무너뜨린 것이 주효했다. OK금융그룹은 서브 에이스에서 무려 9-2로 대한항공을 압도했다. 대한항공의 흔들린 수비는 곧 공격 불안으로 이어졌고, 이 덕분에 OK금융그룹은 블로킹도 8개나 잡아냈다.

그러나 일등 공신은 아웃사이드 히터 박승수였다. 지난 시즌 신인왕 출신인 박승수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서브 에이스 4개를 성공하며 9점을 올렸다. 리시브 효율도 51.35%를 기록하며 동료들이 공격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주전 공격수였던 조재성이 최근 병역 비리에 연루되어 사법 기관의 조사를 받게 되면서 전력에서 이탈하는 초대형 악재를 맞았으나, 박승수가 조재성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면서 오히려 조재성이 빠진 후 2연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 박승수가 1일 열린 2022-2023 V리그 대한항공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OK금융그룹 박승수가 1일 열린 2022-2023 V리그 대한항공전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나쁜 소식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이달 군 복무를 마치는 아웃사이드 히터 송명근과 세터 이민규가 합류하면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송명근은 2021년 2월 과거 학교폭력 논란을 인정하며 출전 정지 징계를 소화했고, 피해자를 만나 사과하고 합의했다.

마음이 편치는 않지만, OK금융그룹으로서는 너무나 중요한 올 시즌이다. 지난 시즌 아쉬운 성적 탓에 석진욱 감독은 1년 재계약을 받아들이면서 올 시즌 무조건 성과를 내야 한다. 또한 레오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가 있을 때 우승을 노려야 한다. 

한편, 대한항공은 남자부 역대 처음으로 통산 공격 득점 3만2천점(3만2천8점)을 달성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9연승을 행진을 질주하며 10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지만, 2라운드에 이어 3라운드에서도 OK금융그룹에 발목을 잡혔다.

과연 OK금융그룹이 올 시즌 대한항공의 '천적'이 될지, 아니면 대한항공이 설욕에 성공할지 두 팀의 다음 맞대결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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