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 에르난데스 프랑스의 왼쪽 풀백 테오 에르난데스가 모로코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 테오 에르난데스 프랑스의 왼쪽 풀백 테오 에르난데스가 모로코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이후 기뻐하고 있다. ⓒ 피파월드컵 공식 트위터

 
우승후보 프랑스가 실리축구의 진수를 선보이며 모로코 돌풍을 잠재웠다.

프랑스는 15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2회 연속 결승에 진출한 프랑스는 오는 19일 0시 아르헨티나와 피파컵을 놓고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프랑스, 전반 초반 선제골 이후 실리축구로 모로코 제압

프랑스는 앞선 8강전과 비교해 2명을 바꾼 선발 라인업을 들고나왔다. 라비오, 우파메카노 대신 포파나, 코나테가 출전했다. 포메이션은 4-2-3-1이었다. 

모로코는 주전 수비진들의 부상 여파로 인해 플랜B를 가동했다. 포메이션을 4-3-3 대신 5-4-1로 바꾸고, 엘 야미크-사이스-다리로 구성된 3명의 센터백을 내세웠다. 

프랑스는 전반 5분 만에 경기장을 찾은 모로코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잠재웠다.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를 침투한 그리즈만이 중앙으로 패스를 내줬고, 음바페의 슈팅은 수비수를 맞고 왼쪽으로 흘렀다. 이때 박스 안으로 쇄도한 테오 에르난데스가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야신 부누 골키퍼의 이번 대회 첫 번째 필드 실점이었다. 

이에 모로코는 공격의 비중을 높였다. 전반 10분 우나히가 감아찬 슈팅을 시도했지만 요리스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17분 프랑스는 일찌감치 승부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무산시켰다. 후방에서의 롱패스 타이밍에 맞게 침투한 지루가 수비 2명을 제친 뒤 시도한 슈팅은 골대를 튕기고 말았다. 

가뜩이나 갈 길 바쁜 모로코는 부상 악재까지 터졌다. 전반 19분 수비의 핵심이자 주장 사이스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중앙 미드필더 아말라가 투입됐다. 불가피하게 포메이션을 4-3-3으로 바꿔야했다. 

두팀은 한 차례씩 슈팅을 주고 받았다. 전반 35분 추아메니의 킬패스를 받은 지루가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모로코도 만만치 않았다. 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엘 야미크의 발리슛을 요리스 골키퍼가 가까스로 선방했다. 모로코는 점유율에서 49%-39%(12% 경합)으로 우세했지만 0-1로 뒤진 채 후반을 기약했다. 

모로코의 레그라기 감독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왼쪽 풀백 마즈라위 대신 아티야트 알라를 교체 투입했다. 프랑스는 선수비 후역습으로 모로코를 위협했다. 왼쪽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모로코 측면을 붕괴한 음바페의 활약이 빛났다. 

모로코는 주로 오른쪽 측면 공격의 비중을 높였다. 하키미, 우나히, 지예시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수비가 약한 왼쪽 풀백 테오 에르난데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몇 차례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서 공간을 창출했지만 마무리 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두 팀은 후반 중반 공격진에 변화를 꾀했다. 프랑스는 지루 대신 튀랑을, 모로코는 엔네시리와 부팔 대신 함달라, 아부클랄을 투입했다. 후반 25분 왼쪽에서 그리즈만이 띄어준 프리킥을 튀랑이 머리로 연결했으나 골문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레그라기와 데샹 감독의 지략 대결도 볼거리였다. 후반 33분 아말라 대신 에잘줄리, 뎀벨레 대신 무아니를 들여보냈다. 결국 승부가 완전히 갈린 것은 두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교체 투입된지 1분이 지난 후반 34분 무아니가 해결사로 나섰다. 박스 안에서 음바페가 수비 3명 사이를 돌파하며 시도한 슈팅이 다소 빗맞으며 옆으로 흘렀지만 대기하고 있던 무아니가 골문으로 밀어넣었다. 

후반 49분에는 아부클랄이 왼쪽 골라인을 파고 들며 컷백을 내줬다. 이후 우나히의 하프 발리슛은 골문 앞에서 대기하던 쿤데의 발에 걸렸다. 인상적인 경기력에도 끝내 흐름을 바꾸지 못한 모로코는 결국 0-2로 패했다. 
 
60년 만에 월드컵 2연패 눈 앞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에서 함께 뛰는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와 모로코 아슈라프 하키미가 14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이 끝난 뒤 포옹하고 있다. 이날 프랑스는 모로코를 2-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프랑스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에서 함께 뛰는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와 모로코 아슈라프 하키미가 14일(현지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이 끝난 뒤 포옹하고 있다. 이날 프랑스는 모로코를 2-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 연합뉴스

 
모로코는 과거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았으며, 현재까지 프랑스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독립 후 모로코는 프랑스와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해 왔다. 프랑스에도 모로코 출신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모로코가 4강에 진출하자 프랑스에서 난동을 부리며 물의를 빚었다. 또, 지난 13일에는 모로코에서 프랑스 관광객이 모로코인에게 살해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두 팀은 중요한 승부처에서 만났다. 이 1경기만 이기면 결승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프랑스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피파컵을 들어올린 디펜딩 챔피언이다. 대회 직전 벤제마, 포그바, 캉테, 은쿤쿠, 킴펨베 등 주전급들이 다수 부상으로 빠지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스쿼드, 데샹 감독의 실리 축구가 토너먼트에서 위력을 발휘하면서 4강까지 안착했다. 브라질, 스페인, 포르투갈 등 우승후보들이 대거 조기 탈락함에 따라 프랑스의 대회 2연패 가능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반해 모로코 역시 실리 축구로 4강 신화를 달성했다. 역동적인 움직임과 강합 압박, 수비를 단단히 한 뒤 역습을 노리는 형태로 아프리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특히 모로코의 수비력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최상이다. 조별리그 캐나다와의 3차전에서 내준 자책골이 유일한 실점이다.

그러나 모로코는 프랑스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 전반 초반 실점하지 않고 버텼다면 이날 경기 양상은 전혀 다르게 흘러갈 수 있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앞서는 프랑스가 1골을 넣은 뒤 수비에 치중하는 전략을 운영했다. 모로코는 압도적인 점유율에도 끝내 프랑스의 수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후반 34분에는 무아니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4강에서 월드컵 여정을 마감한 모로코는 세계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있는 성과를 남겼다.  

프랑스는 지난 6, 9월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의 부진과 주전급들이 부상 여파로 많은 불안요소를 남겼지만 정작 본무대로 들어서자 강력한 포스를 뿜어내고 있다. 역대 월드컵에서 2회 연속 우승은 이탈리아(1934, 1938), 브라질(1958, 1962)만이 보유하고 있다. 만약 프랑스가 2연패에 성공할 경우 무려 60년 만에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
(알 바이트 스타디움, 카타르 알 코르 - 2022년 12월 15일)
프랑스 2 - 테오 에르난데스 5' 무아니(도움: 음바페) 79'
모로코 0

선수명단
프랑스 4-2-3-1 : 요리스 - 쿤데, 바란, 코나테, T.에르난데스 - 추아메니, 포파나 - 뎀벨레(78'무아니), 그리즈만, 음바페 - 지루(65'튀랑)

모로코 5-4-1 : 부누 - 하키미, 다리, 사이스(21'아말라, 78'에잘줄리), 엘야미크, 마즈라위(46'아티야트 알라) - 지예시, 암라바트, 우나히, 부팔(66'아부클랄) - 엔네시리(66'함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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