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 인사말 하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 교육부

관련사진보기

 
"조선일보와 정책협의하나?"

국회 교육위 민형배 의원이 지난 11월 21일 교육위 회의에서 이주호 교육부장관에게 따지면서 한 말이다. 이날 유기홍 교육위원장은 "장관이 고등교육 정책에 대한 '언론플레이'를 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국회에서 사과한 이 장관, 하지만...

이날 아침 보도된 조선일보의 이 장관 인터뷰 <"대학 예산, 지자체에 넘기겠다… 외고는 폐지 안 해">가 국회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여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까지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인터뷰"라고 꼬집자 이 장관은 다음처럼 사과했다.

"이런 식으로 보도되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하고 인터뷰한 것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런 일이 벌어진 뒤에도 이 장관의 입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특정 언론과 인터뷰 이어달리기를 하면서 선물 주듯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2025년부터 고교 전 학년 내신 절대평가 검토"(12월 12일, 국민일보)
"2025년부터 교육청이 어린이집 관리, 유보통합"(12월 11일, 연합뉴스)
"교대·사대도 전문대학원으로 개편"(12월 2일, 경향신문)


위 3개 정책은 모두 교육계에서 수십 년째 논란이 되어 온 이른바 '사골정책'이었다. 그런데도 이 장관은 이런 정책을 시도교육청과 시도교육감협의회와 특별한 논의도 없이 특정 언론과 인터뷰를 번갈아 하면서 털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 주요 정책방향은 기자회견이라는 공식 절차를 거치는데 이 장관은 이마저도 건너뛴 것이기에 언론계 주변에서는 '특정 언론사용 교육정책 선물 아니냐'는 비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한 시도교육청 주요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이 장관이 최근 인터뷰로 말한 교육정책들 대부분은 교육부 설명이 아닌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면서 "이 장관이 이렇게 교육청과 최소한의 의견수렴도 없이 인터뷰에서 터뜨리는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관의 툭툭 지르기 식 인터뷰, 교육혼란 일으켜"

또 다른 시도교육청 관계자도 "이 장관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말한 내용은 교육청은 물론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별다른 논의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결국 대부분의 정책은 교육청이 직접 실무를 집행해야 하는 것인데, 교육청이나 교육감협과 의견수렴도 없이 특정 언론에 툭툭 지르는 식으로 정책을 내놓는 것은 교육 혼란을 일으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천홍 교육부 대변인은 "일단 이주호 장관은 본인이 생각하는 미래교육의 방향과 변화의 내용을 언론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말씀하신 것"이라면서 "앞으로 당연히 구체적인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시도교육청과 교원단체, 대학과 협의를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내용 자체에 이미 정책 정답이 들어 있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답을 정해놨다기보다는 화두를 말씀하신 것이며 앞으로 소통 과정을 통해 내용을 채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사 책임이 가장 크다"? 인터뷰에서 또 설화
 
지난 11월 21자 <조선일보>에 보도된 '“대학 예산, 지자체에 넘기겠다… 외고는 폐지 안 해”'
 지난 11월 21자 <조선일보>에 보도된 '“대학 예산, 지자체에 넘기겠다… 외고는 폐지 안 해”'
ⓒ 조선PDF

관련사진보기


이 장관의 '툭툭 지르기 식 언론 인터뷰'는 최근에도 사고를 냈다.    이 장관은 지난 11일 연합뉴스에 보도된 인터뷰에서 "수시의 가장 큰 문제는 수업의 변화, 교사의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교사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교사들을 직격했다가 반발이 커지자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2일 성명에서 "학교 현실과 수시제도의 근본 문제 외면하고 교사에게 일방적 책임을 전가한 발언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발끈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수시 역풍은 고위층의 '부모 찬스'로 인한 것이다. 과거 입학사정관제를 졸속 도입해 경제적 배경이 좋은 학생의 대입을 유리하게 만들고 자사고(자율형사립고) 등 특권학교를 확대한 이가 이주호 장관"이라면서 "그러고서는 교사가 수업을 잘하지 못해 수시 모집의 신뢰가 떨어졌다고 하니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교원들과 교원단체가 일제히 반발하자 이 장관은 12일 설명자료를 내어 "저의 본래 취지는 교사의 변화 없이는 수시제도에 대한 신뢰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지 결코 교사 탓을 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면서 "해당 기사로 인한 불필요한 오해로 현장에 계신 많은 선생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태그:#이주호, #인터뷰 설화
댓글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