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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남해축협 본점 전경이다.
 8일 오후 남해축협 본점 전경이다.
ⓒ 남해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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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대단히 죄송합니다. 한순간의 직원 실수로 인하여 적금 10%가 비대면으로 열리면서 저희 농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예수금이 들어왔습니다. 너무 많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기에 경영의 어려움에 봉착했습니다.

남해군 어르신들의 피 땀 흘려 만든 남해축산농협을 살리고자 염치없이 문자를 보냅니다. 고객님의 너그러운 마음으로 해지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남해축산농협(조합장 최종열, 아래 남해축협)이 가입자들에게 상품 가입을 해지해 달라고 당부하는 문자 내용이다. 경남 남해군 소재 남해축협이 추진한 고금리 상품에 전국적으로 수천 명의 가입자가 몰리면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에 이르자 읍소에 나선 것이다.

남해축협은 지난 1일 연간 10.25% 금리를 적용하는 NH여행적금(정기적금)을 출시했다. 일반적인 상품이 연 5.2% 이자인 것을 고려하면 2배 이상인 셈이다.

상품 가입의 핵심은 남해축협을 직접 방문해 대면으로 신청해야 한다는 조건이었고, 남해군민을 대상으로 마련한 상품이다. 그러나 상품 판매는 남해축협이 예상한 바와 다르게 흘러갔다. 

지난 7일 남해축협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상품을 담당하는 직원이 상품을 전산에 등록하는 과정에서 대면으로 해야 할 설정을 비대면(모바일, 인터넷)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영업 개시 시간인 오전 9시보다 몇 시간 전부터 전국에서 고금리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가입하면서 목표했던 금액인 10억 원보다 100배 이상 계약금이 몰리게 된 것이다. 한도가 없고 여러 계좌 개설도 가능한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남해축협은 1일 오전 9시께 사태를 파악하고 상품 판매를 중단했지만, 총 5800개 구좌가 가입됐고 1277억 원의 계약금이 신청됐다. 이 상품은 강제 해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남해축협은 전국 가입자에게 전화와 문자 등으로 계속해서 가입 해지 요청을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공시에 따르면 남해축협의 출자금은 69억 1900만 원, 총자산은 1360억 2200만 원, 당기순이익은 2억 4천만 원이다. 남해축협은 조합원이 673명에 불과하며 남해읍 본점과 창선지점, 하나로마트, 가축시장, 방역사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최선 다해 해결 할 것"
 
남해축협 사과문.
 남해축협 사과문.
ⓒ 남해축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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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축협은 8일 오후 3시 남해축협 본점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남해축협 관계자는 8일 오전 10시 기준 "상품 가입자 중 40% 정도가 해지해 주셨고, 직원들이 계속 해지 요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오늘 농협중앙회에서도 다녀갔다. 남해축협과 농협중앙회가 이번 사태 해결과 이후 자금운영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합원들과 고객들의 재산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는 16일까지 사태가 진정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번 일이 전국적인 사안이 된 상황에서 사과 공지와 해지 요청이 늦은 이유에 대해 축협 관계자는 "지난 6일 오전부터 가입자들에게 해지 요청을 드리기 시작했다"며 "지난 1~5일까지는 관리자가 해외 출장 중이었다"고 답했다. 조합장에게는 7일 오전에 보고가 됐기 때문에 사건 발생이 6일이 지난 뒤에 최종 관리자에게 보고가 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지난 3~4일 주말을 뺀다고 하더라도 3일 동안 남해축협 내부에서만 사태 수습 방안을 모색했기 때문에 늑장 보고와 초동대처 미흡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남해축협 관계자는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은 모두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해지 요청에 응해주신 전국의 가입자에게 정말 죄송하면서도 감사하다"며 "조합원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최대한 피해가 없도록 전 직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농협중앙회와 전산자료를 공유 받아 빠른 시일 내에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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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남해축협, #고금리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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