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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가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의
진행을 막으려면 지구의 온도가 1.5℃ 오르기 전까지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유지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0'이 되기 위해선 2050년까지 우리가 먹고 쓰고 사용하는 생활방식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산업을 대대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교통 부문도 마찬가지다.
 
2019년 우리나라가 발표한 온실가스 인벤토리에 따르면 교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연간 약 1억 톤이다. 이는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배출량 중 20%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교통부문에 해당하는 도로, 철도, 항공의 온실가스 배출을 지금보다 줄이지 않으면 사실상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0'는 실현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교통부문 중 온실가스 배출의 비중이 높은 분야는 어디일까. 2019년 온실가스 인벤토리에 따르면 철도수송에서 나오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27만3041톤(0.27%)이고, 도로수송은 9746만2090톤(96%)톤, 항공은 164만2041톤(1.62%)으로 도로수송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른 수치보다 절대적으로 높다.

다시 말해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절대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교통부문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2018년 자가용 보유대수는 2320만2000대, 2019년 2367만7000대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높은 자가용 이용을 줄이려면 누가, 어디서, 왜 자가용을 이용하는지 들여다봐야 한다. 광역시·도별로 인구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 분석해본 결과, 지역주민들이 서울주민보다 승용차를 더 많이 이용하고 그에 따라 교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음을 알 수 있다.

1인당 교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서울은 0.8톤, 충북은 2.9톤
 
2019년 온실가스 인벤토리에 따른 광역시도별 교통부문 온실가스를 각 지역별 인구당으로 나눠 비교분석한 그래프이다.
▲ 광역시도별 1인당 교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2019년 온실가스 인벤토리에 따른 광역시도별 교통부문 온실가스를 각 지역별 인구당으로 나눠 비교분석한 그래프이다.
ⓒ 환경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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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시·도별로 인구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 분석해본 결과, 서울은 1인당 교통부문 온실가스를 연간 0.876톤을 배출한다. 그러나 서울을 제외한 광역지자체 1인당 교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평균 2.14톤 기록했다.

서울 외 지역만 비교해, 도시 규모별로 살펴보면 광역시와 수도권인 경기도는 1인당 평균 1.7톤 온실가스를 배출했고, 군 단위 도시가 많은 강원, 충북·충남, 전북·전남, 경북·경남, 제주는 모두 1인당 교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2톤을 넘었고 연간 평균 2.7톤을 기록했다.

특히, 광역시라도 지하철이 없거나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광주나 울산은 교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았다.
 
출처 : 한국철도노동조합, 미래를 여는 길, 한국 철도 : 제4차 철도산업발전기본계획 대안연구, (2021), 154p.
▲ 광역시도별 1인당 교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 출처 : 한국철도노동조합, 미래를 여는 길, 한국 철도 : 제4차 철도산업발전기본계획 대안연구, (2021), 154p.
ⓒ 한국철도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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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광역지자체별 도로교통부문 온실가스의 1인당 배출량이 서울에서만 감축중이고, 다른 모든 지역에서는 지금도 급격한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과 지역의 1인당 교통부문 온실가스 배출량과 배출량 추이는 대중교통 인프라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즉, 교통부문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역의 대중교통이 확산되고, 공공교통 인프라가 개선돼야 한다. 그래서 '환경정의'는 지역의 주체들이 지역 대중교통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 옥천의 사례를 통해 지역 대중교통의 현실을 살펴보고자 한다.
 
2022년 9월 8일부터 10월 14일까지, 옥천 시민 2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옥천 대중교통 이용 및 교통수단 수요 조사' 설문을 통해 옥천의 대중교통 문제와 주민들의 의견을 알아봤다.
 
먼저 옥천 주민의 자가용 이용률과 대중교통 이용률을 살펴보자. 설문 응답자 216명 중 144명(67%)은 자가용을 이용한다고 답했으며, 57명(27%)은 대중교통, 기타(도보, 택시, 셔틀 등) 15명(6.9%) 순으로 자가용 이용하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자가용을 이용한다고 답한 옥천 시민들은 일상적으로 그리고 출퇴근 등 필수적인 이유로 자가용을 거의 매일 이용하고 있었다. 전체 자가용 이용자 144명 중 113명은 자가용을 거의 매일 이용한다고 답했다. 또한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이 자가용이 아닌 경우에도 한 달에 1~2번 이용한다가 63명 중 19명, '일주일에 1~2번'이 18명 순으로 많았다.
 
또한 자가용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출퇴근 등 업무상 필요'(108명, 75.5%)를 꼽았다. 그 뒤로 '가족 및 지인과 여가생활을 보내기 위해'(45명, 31%)를 선택했다. 또한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해서(35명, 24%)'도 세 번째 이유로 택했다.

옥천 내에서 이동하는 경우, 자가용과 택시를 주로 이용하는 시민이 더 많았다. 전체 응답자 216명 중 150명(69%)은 옥천 내를 이동할 때 '자가용'을 이용한다고 대답했다. 주로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는 주민도 옥천 내에서는 자가용을 더 많이 이용하는 것이다. '택시'(26명) 이용자도 많았다. 주 이동 수단이 버스인 응답자도 옥천 내 이동에서는 택시를 더 많이 이용했다.
 
옥천에서 지금보다 자가용 이용을 더 줄일 수는 없을까? 응답자 중 반은 대중교통의 접근성 등이 개선되면 자가용 이용을 줄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 중 118명(54%)이었다.

주로 자가용을 이용하는 응답자는 62%(144명 중 90명)가 대중교통 접근성 등이 개선된다면 자가용을 줄일 의향이 있다고 대답했다. 주로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는 응답자도 28명은 대중교통 접근성 등이 개선된다면 자가용 이용을 더 줄일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충북 옥천 216명 시민 대상 설문조사 실시...
자가용 이용 응답자 62% '대중교통 접근성 개선되면 자가용 줄이겠다'

 
그렇다면 대중교통의 어떤 점이 개선돼야 자가용 이용을 줄일 수 있을까? 자가용과 자가용 이외 교통수단별로 순위는 달랐으나 공통적으로 '불편한 노선체계' '실시간 위치 확인 어려움' '일정하지 않은 버스 시간'을 개선돼야 할 점으로 꼽았다.
 
자가용 이용자(픽업 포함) 중 52%(응답 수 47)는 '불편한 노선 체계'를 꼽았고 그다음으로 '일정하지 않은 버스 시간'(39%, 응답 수 39), '실시간 위치 확인 어려움'(27%, 응답 수 25)을 꼽았다. 자가용 이외 교통수단 이용자는 '실시간 버스 위치 확인 어려움'(29%, 응답 수 14), '일정하지 않은 버스 시간'(25%, 응답 수 12), '불편한 노선 체계(20%, 응답 수 10) 순으로 응답했다.

대중교통 정거장(버스정류장, 기차역)까지의 접근 거리도 개선이 필요했다.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은 응답자의 45%는 대중교통 정거장까지 걸리는 시간이 5~10분 내외이나 응답자 중 7명은 대중교통 정거장까지 31분에서 41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의 결과를 토대로 보면, 옥천 시민 대부분은 '출퇴근 등 생활을 위해 자가용을 매일 이용하고 있으나 대중교통의 접근성 등이 개선된다면 절반가량은 자가용 이용을 줄일 의향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주민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대중교통의 개선점은 '불편한 노선 체계' '일정하지 않은 버스 시간' '실시간 버스 위치 확인 어려움'이었다.
 
교통부문 온실가스 배출은 옥천 주민들이 겪는 대중교통의 불편함과 무관하지 않다. 기후위기 시대, 생존을 도모해야 하는 현시대에 서서, 우리는 자동차가 아니라, 누구나 탈 수 있는, 모두에게 정의로울 '대중교통'을 이야기해야 한다.

* 옥천 사례로 알아본 1억톤 온실가스의 역설 목차
① 교통부문 온실가스 줄이려면 지역간 교통불평등 해소가 우선!
② 옥천 시민이 말하는 불평등한 지역 교통
③ 도로 위 온실가스 감축, 대안을 찾는 시민들

덧붙이는 글 | 환경정의 홈페이지에도 게시됩니다.


태그:#환경정의, #교통, #대중교통, #온실가스, #교통부문온실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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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여성, 어린이, 저소득층 및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나타나는 환경불평등문제를 다룹니다. 더불어 국가간 인종간 환경불평등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정의(justice)의 시각에서 환경문제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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