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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 경주 양동마을 전경
 유네스코 세계유산 경주 양동마을 전경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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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통마을로 가장 규모가 크고 역사가 깊은 경주 양동마을. 조선시대 전통문화 그대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2010년 7월 안동 하회마을과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양동마을은 201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협약 선포 40주년을 맞아 세계 최고의 모범 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을 만큼 원형이 잘 보존되고 있는 마을이다. 찰스 3세 영국 국왕도 1992년 왕세자 시절 이곳을 방문했다.

최근 문화재청에서 하회, 양동마을을 배경으로 한 인터넷(웹) 드라마 <묘경(妙境)>이 공개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양동마을을 지난 24일 찾았다. 경주 양동마을은 사계절 언제 찾아도 좋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기 좋은 초겨울 여행지로 안성맞춤인 곳이다.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고즈넉한 모습이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양동마을은 경주의 동북쪽 외곽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으로는 경주보다 포항이 더 가깝다. 경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면 시내버스로 1시간여 소요되는 거리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양동마을

양동마을은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설창산에 둘러싸여 있는 유서 깊은 양반 집성촌이다. 경주(월성)손씨와 여주(여강)이씨를 중심으로 형성된 씨족마을로 5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양민공 손소가 풍덕류씨와 혼인하여 처가가 있는 이곳에 들어온 것을 계기로 경주손씨가 양동마을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경주 양동마을 초가집 앞에 계절을 잊은 듯 활짝 핀 장미꽃과 대나무로 만든 대문 모습
 경주 양동마을 초가집 앞에 계절을 잊은 듯 활짝 핀 장미꽃과 대나무로 만든 대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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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이씨는 찬성공 이번이 손소의 사위가 되면서 이 마을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조선 전기에는 이처럼 혼인한 신랑이 처가를 따라가서 사는 풍습이 있었다. 두 집안의 후손들이 번성하면서 서로 좋은 터를 잡아 집을 지었고, 오랜 세월을 거쳐 두 가문의 건조물들이 양동마을 곳곳에 자리하게 되었다. 현재는 140여 가구 270명의 후손들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다.

주차장 바로 옆에 2층 건물의 양동마을 문화관이 보인다. 문화관 내부에는 양민공 손소의 초상화부터 조선시대 여인들의 안방과 선비들의 사랑방, 양동마을이 품고 있는 문화유적들에 대한 상세한 소개가 이어진다. 대대로 이어오는 민속놀이를 재현한 콘텐츠와 마을 주요 고택들의 모형과 설명이 전시관에 마련되어 있다.
 
경주 양동마을 문화관 2층에 전시된 국보 제283호로 지정된 통감속편
 경주 양동마을 문화관 2층에 전시된 국보 제283호로 지정된 통감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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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전시관에는 문중에서 가보처럼 지키고 있는 선조의 고문서와 서철, 의복, 서적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국보 제283호로 지정된 통감속편은 관심을 가지고 눈여겨볼 만하다. 통감속편은 1422년(세종 4)에 인쇄한 원나라 진경(陳挳)이 지은 편년체 역사서이며, 우리나라 서지학 및 인쇄기술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한옥으로 지은 양동초등학교를 지나면 바로 앞에 우리가 상상만 하던 멋진 전통마을이 눈앞에 펼쳐진다. 자연과 어우러진 한옥과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정겹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양동마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집
 
경주 양동마을 관가정 모습
 경주 양동마을 관가정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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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물봉동산 끝자락 맨 꼭대기에 위치한 한옥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관가정이다. 관가정은 조선 중종 때 청백리로 널리 알려진 우재(愚齋) 손중돈의 옛집이다. '농사짓는 광경을 내려다보는 정자'라는 뜻의 관가정은 바라만 보아도 멋진 모습이다. 보통의 대문이 행랑채와 연결된 것과 달리 관가정은 사랑채와 연결된 점이 특이하다.

관가정에 올라서면 바로 앞에 안락천이 흐르고, 넓은 안강평야가 시야에 들어온다. 가을걷이를 끝내고, 논 위에는 하얀 뭉치의 곤포 사일리지가 흩어져 있어 쓸쓸하고 황량한 들판에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경주 양동마을에서 가장 살아보고 싶은 집, 조선 중종 임금이 회재 이언적에게 모친의 병을 돌볼 수 있게 하사한 집, 향단
 경주 양동마을에서 가장 살아보고 싶은 집, 조선 중종 임금이 회재 이언적에게 모친의 병을 돌볼 수 있게 하사한 집, 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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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마을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은 집, 가장 눈에 띄는 집을 꼽으라면, 보물 제412호로 지정된 향단이다. 조선 중종 임금이 회재 이언적에게 모친의 병을 돌볼 수 있게 하사한 집으로, 건물 전체가 한자 흥(興)자 모양으로 배치가 된 점이 특이하다. 행랑채, 안채, 사랑채가 모두 한 몸체이고, 마당이 두 개인 특색 있는 구성이다.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행랑채 뒷모습만 보이고, 내부의 모습은 볼 수 없게 만들었다. 일찌감치 사생활 보호를 염두에 두고 지은 집 같다. 안으로 들어가려면 중문과 협문을 통과해야 하는 구조이다. 향단은 원래 99칸이었다고 전하나, 6·25 전쟁으로 일부는 불타 없어지고 56칸이 보존되어 있었다. 이후 11칸을 복원하여 현재는 67칸이다.

향단은 상류주택의 일반적 격식에서 과감히 벗어난 형식으로, 주생활의 합리화를 도모한 우수한 공간 구성을 보이고 있다.

마을 왼쪽 길을 걷다 보면 무첨당이 보인다. 무첨당은 물봉골의 중심에 있는 여주이씨의 종택이다. 회재 이언적 선생의 부친이 기거하던 집으로 손님 접대, 쉼터, 제사를 지내는 대청 용도로 쓰이던 곳이다. 무첨(無添)은 조상에게 누가 되는 행동을 삼간다는 뜻이다.
  
흥선대원군이 파락호 시절 무첨당을 방문하여 썼다는 ’좌해금서(左海琴書)‘라는 편액 모습
 흥선대원군이 파락호 시절 무첨당을 방문하여 썼다는 ’좌해금서(左海琴書)‘라는 편액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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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기의 건물인 무첨당 대청에는 흥선대원군이 파락호 시절 이곳을 방문하여 썼다는 '좌해금서(左海琴書)'라는 편액이 걸려있다. 죽필(竹筆)로 쓴 좌해금서는 영남의 대표격인 무첨당의 풍류와 학문을 높이 평가하여 하사한 편액이라고 한다. 대원군은 여주이씨 문중으로부터 왕손 대접을 톡톡히 받아, 집권 뒤에도 여주이씨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고 한다.

양동마을 최고의 포토존
  
송첨 종택 최고의 포토존. 송첨 종택과 함께한 수령이 500여 년이 훌쩍 넘는 향나무 모습
 송첨 종택 최고의 포토존. 송첨 종택과 함께한 수령이 500여 년이 훌쩍 넘는 향나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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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민속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된 송첨 종택(서백당)은 양민공 손소가 1459년에 지은 집으로 경주손씨의 대종택이다. 여기에서 손중돈과 외손인 이언적이 태어났다. 송첨 종택은 종택다운 규모와 격식을 갖추고 있으며, 대청을 사이에 두고 사랑방과 침방이 ㄱ자 모양으로 놓여있다.

사랑채 뒤편 정원에는 송첨 종택과 함께한 수령이 500여 년이 훌쩍 넘는 향나무가 있다. 양동마을 최고의 포토존으로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여기에서 인생 사진을 찍는다.  

물봉동산 맞은편으로 건너가면 성주봉 자락에 자리한 심수정이 보인다. 심수정은 양동마을 정자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심수정은 여주이씨 문중에서 세운 것으로 조선 명종 15년(1560)쯤에 지었다. 철종 때에 화재로 행랑채를 빼고 모두 타버려 1917년에 다시 지은 정자이다.
  
담장 안팎으로 회화나무 3그루가 정자와 함께 웅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심수정 모습
 담장 안팎으로 회화나무 3그루가 정자와 함께 웅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심수정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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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담장 안팎으로 회화나무 3그루가 정자와 함께 웅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행랑채와 함께 건물을 지을 때 목재 하나하나 정성 들여 다듬은 기술이 우수하다고 전해진다. 심수정 정면으로는 관가정과 향단이 보인다. 모든 정자가 그러하듯 양동마을 곳곳에 있는 정자에서 보면 주변 경관 하나는 나무랄 데 없이 아름답다,

양동마을에는 이외에도 여주이씨, 경주손씨 문중에서 후학을 가르치던 건물인 강학당과 안락정 그리고 근암 고택, 두곡 고택 등 볼거리가 다양하게 많다. 대충 둘러보는 데만 2~3시간, 마을 전체를 다 보려면 6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천천히 가족, 연인들과 마을 안길을 산책하듯이 구경하면 지루하지가 않다, 요즘은 곳곳에 화장실, 식당 등이 있어 불편한 점은 없다.
  
경주 양동마을 초가집 화장실 모습
 경주 양동마을 초가집 화장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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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 마을로 대표되는 양동마을은 영화 <취화선>, <혈의 누> 등 영화, 드라마 단골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영어, 베트남어 등 8개 언어로 지원되는 웹드라마 <묘경> 영향인지 최근에 부쩍 외국인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외국인들은 에어비앤비를 통한 고택 체험이 가능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경주 양동마을.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외국인 또는 친구들이 한국의 아름다운 여행지를 소개해 달라고 하면, 망설임 없이 경주 양동마을을 추천해도 좋다. 한국 전통 마을의 모습과 기와, 초가집이 그대로 보존된 고택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찾아가는 길
- 주소 :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마을길 93(양동마을)
- 주차료 : 무료
- 입장료 : 어른 4000원, 청소년 및 군인 2000원, 어린이 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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