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대학을 오고 나서 채식주의자 친구가 생겼다.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주변에 한 명도 없었는지라 신기함에 이것저것 물어봤다. 그 중 가장 궁금한 것은 학교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문제였다.

"집에서 먹을 땐 채식하는데 학교에서 먹을 땐 그럴 수가 없겠더라고. 고기 먹어야 할 땐 먹고 있어."

채식주의자가 고기를 먹어?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채식주의자면 채식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나의 미심쩍은 눈초리를 읽은건지 친구가 자신은 플렉시테리언이라고 했다. '플렉시테리언...?'

최선을 다해 채식을 해보기로 했다

호기심이 생긴 나는 당장 채식에 대해서 찾아보기로 했다. 채식은 크게 여덟 종류로 나뉘었다. 그 중 친구의 플렉시테리언은 평소에는 비건이지만 상황에 따라 육식도 하는 종류였다. '아 그래서 고기 먹어야 할 땐 먹는구나... 어, 이거야말로 환경보호 아닌가?' 고기를 아주 배제할 수는 없으니 최대한 채식을 하되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육식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도 그럴것이 소와 돼지의 배설물과 가스엔 이산화탄소의 20배 효과를 일으키는 '메탄'이 함유되어 있어 지구 대기 환경에 아주 치명적이기 때문이었다. 또한 현재 생산되고 있는 곡물의 50%가 가축의 먹이로 사용된다는 통계자료도 있으니 무분별하게 육식을 하는 것보다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다.

그리하여 난 일주일간 최선을 다해 채식을 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간과한 것이 있었으니 기숙사 식단에는 늘 고기가 포함되어 나온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하루 한끼일 뿐 아침을 먹지 않는 나는 나머지 한 끼가 남아 있었다.

첫 날은 어떤 걸 먹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저녁을 보냈다. 밤새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 인터넷을 뒤적거려서 샌드위치 가게에 채소만 들어간 샌드위치를 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 뒤로부터는 훨씬 수월했다.

샐러드 가게에 가서 두부 토핑이나 과일 토핑을 올려 끼니를 때우고, 연두부를 먹고 심지어 떡볶이도 먹었다! 떡볶이 뷔페에서 육수가 아닌 채수를 사용하여 가능한 일이었다. 떡과 채소들을 한가득 넣고 보글보글 끓여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 당면도 고구마 전분을 이용하여 만든 것이라 괜찮다는 사실도 새삼스레 알게 되었다.

하지만 5일 정도가 지나자 더 이상 먹을 것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은 기숙사에서 식사가 제공되지 않아 더더욱 혼자서 먹어야 하는 상황인데! 평소 같았으면 편의점 햄버거 같은 음식으로 때웠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급하게 주변 반찬가게를 찾았다. 무생채, 콩나물무침, 미역줄기 볶음 등 조금씩 담겨져 있는 나물 반찬을 사와 비빔밥을 해 먹었다. 비빔밥일 뿐이었지만 늘 인스턴트 음식으로 때우던 나에겐 건강식으로 다가왔다. 몸이 가뿐해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일주일간 플렉시테리언이 돼보니

일주일간 이렇게 플렉시테리언으로 살아본 결과 내 예상보다는 먹을 것이 많았지만 제약이 걸리는 부분도 적지 않았다. 빵 하나를 고를 때에도 신중히 선택하고 내 소울 푸드 마라탕도 돼지 육수 베이스라 섣불리 선택하지 못했다.

당사자가 되어 직접 경험하니 무관심했던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채식 식당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것이 직접 와 닿았다. 음식 선택의 자유를 위해서, 환경을 위해서라도 채식 식당이 늘어나면 좋겠다!

태그:#채식, #비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하대학교 재학 중인 시민기자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