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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서 제공해준 사진이다.
▲ 해리의 장례식 사진 장례식장에서 제공해준 사진이다.
ⓒ 이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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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절대로 잊지 못하는 날이 있다. 나에게는 2019년 4월 17일이다. 평소와 같이 일어나, 나의 반려견 '해리'를 침대 아래에 내려 놓았다. 곧이어 나는 비명소리를 들었고, 해리는 침을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그렇게 해리는 3일을 앓다가 내 곁을 떠났다.  
     
너와의 이별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건강했던 내 반려견이 갑자기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간병은 어떻게 하는 것이며, 입원부터 장례식까지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처음이어서 더 낯설고, 절망스러웠고, 괴로웠다. 해리의 유골을 들고 집에 온 날, 나는 내 방에 들어가지 못했다. 나의 침대 위 이불에서 해리의 냄새가 났고, 책상에는 해리 간식이 있었다.

13년동안 같이 지내던 반려견이 떠난 슬픔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나는 하루에 밥 한 끼를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심한 우울증이 찾아왔고, 5일만에 몸무게가 6kg가 빠졌다.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 가족처럼 사랑했던 반려동물이 죽은 후 상실감과 우울감이 생기는 증상이다. 상세한 증상으로는 반려동물을 좀 더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 반려동물의 죽음 자체에 대한 부정, 죽음의 원인(질병 또는 사고)에 대한 분노∙슬픔에서 비롯된 우울증 등이 뒤섞여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이 죽으면 그 주인은 평균적으로 10개월 정도 슬픔을 경험하며, 1년 정도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심하면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물론 자살까지 생각한다는 보고도 있다. 또, 주인 중 90퍼센트는 반려동물이 죽은 후에 수면 장애와 섭식 장애를 일으킨다고 한다.  

"제가 초코 이야기를 하면, 가족들이 다 슬퍼하니까 초코에 대해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어요. 그냥 그렇게 잊어버린 거 같아요" (25세 K씨)

"강아지가 곁을 떠나고, 계속 일만 한 것 같아요. 바쁘게 살면 덜 슬프니까. 그런데 나중에 더 큰 슬픔이 찾아오더라고요." (43세 L씨)

"제가 너무 슬퍼하니까, 개 하나에 유난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이 너무 상처가 됐어요. 그래서 더욱 주변에 말을 못하고 혼자 삭힌 것 같아요." (32세 H씨)


반려동물을 떠나 보낸 이들에게 물었더니, 대부분 반려동물의 죽음을 직면하지 못한 채로 시간을 보내고, 그렇게 이별을 경험했다. 하지만 <개를 잃다>의 저자 엘리 H.라딩어에 따르면 우리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애도해야 한다고 한다.

충분히 이별하는 법 
 
책 <개를 잃다>의 표지
 책 <개를 잃다>의 표지
ⓒ 한뼘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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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잃다>에서는 반려견의 죽음부터, 새로운 시작까지의 과정을 안내한다. 안락사부터 애도의 단계에서 느끼는 감정들, 장례 방법, 추모의식, 아이들을 위로하기, 다른 개들을 위로하기, 개의 죽음에 대한 여러 종교의 입장 등 반려견과의 이별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것들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한다. 

비록 나는 해리를 보낸 이후에 이 책을 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위로를 받았다. 다음은 작가가 추천하는 특별한 추모의식이다. 반려동물과의 첫 이별이 힘든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간단히 소개한다.

(1) 일기 쓰기 : 일기 쓰기는 죄책감을 극복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일기를 씀으로써 우리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아주 잘 관찰할 수 있다.
(2) 죽은 반려견에게 보내는 편지 : 여러분의 반려견에게 편지를 쓰라. 얼마나 사랑했는지, 함께한 시간들이 얼마나 좋았는지 한 번 더 이야기 하면서 아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3) 반려견의 일대기 : 반려견이 어떻게 우리 곁에 왔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 일대기를 쓰는 것은 반려견을 아주 특별하고 지속적으로 추억하는 방법이다.
 
"만일 커다란 상실감을 겪는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우리가 삶으로부터 그만큼 크나큰 축복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점에 감사해야 마땅하다." <개를 잃다> 중에서

우리는 우리의 반려동물에게 누구에게도 받을 수 없는 것들을 받았고, 짧았지만 함께 순간들을 살았다. 언젠가 무지개다리 너머에서 만날 때 반려동물이 마중 나와있을 것이라는 말처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이별해야 한다.
 
자체 제작한 강아지 관련 일러스트
 자체 제작한 강아지 관련 일러스트
ⓒ 이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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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잃다 - 반려동물과 이별할 때 준비해야 하는 것들

엘리 H. 라딩어 (지은이), 이윤희 (그림), 신동화 (옮긴이), 한뼘책방(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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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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