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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KBS 9시 뉴스 보도. 유족들이 들고나온 영정 사진이 모자이크처리됐다.
 지난 22일 KBS 9시 뉴스 보도. 유족들이 들고나온 영정 사진이 모자이크처리됐다.
ⓒ KB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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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지난 22일 첫 기자회견을 연 자리에서 희생자 사진과 이름 등을 공개한 가운데, 공영방송인 KBS와 한전KDN 등 공공기관이 대주주인 YTN이 희생자 사진을 보이지 않게 흐림 처리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아래 민변) 주최로 진행된 이번 기자회견에서 일부 유족들은 희생자의 영정사진을 가지고 오거나 자신의 스마트폰에 희생자 얼굴을 띄워놓고 회견에 임했다. 민변 측은 현장을 찾은 기자들에게 "유가족 얼굴과 영정사진에 모자이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내했다. 

그런데 정작 KBS와 YTN은 유족들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며 유족들이 공개한 희생자 사진을 모두 흐림 처리했다. 

회견 당일인 지난 22일 KBS 9시 뉴스는 이태원 유족들의 기자회견을 첫 소식(이태원 참사 유족 첫 기자회견…"진정한 사과와 책임 규명을")으로 전했는데, 유족들이 공개한 희생자들의 스마트폰 사진, 영정 사진은 모두 흐림 처리했다.

YTN도 이태원 참사 유족 기자회견(이태원 유족 첫 기자회견..."대통령 사과·책임자 문책") 리포트에서 유족들이 든 영정사진 등을 모두 흐림 처리한 채 보도했다.

기자회견에서 한 어머니가 "저희 동의 없이 위패 없이 영정 없이 차려진 분향소가 저한테 2차 가해였다"고 토로한 가운데, KBS와 YTN이 굳이 흐림 처리를 택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YTN도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모자이크해 보도했다.
 YTN도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모자이크해 보도했다.
ⓒ YTN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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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어떤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가족에게 일일이 영정 사진 공개에 대한 동의를 얻지 못해 블러(흐림) 처리해서 방송됐다"라며 "공개했을 시 명예훼손이나 2차 가해가 될 수 있어서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YTN 관계자도 "기자회견장에서 유족들이 영정사진 공개를 제안했으나 다른 유족들이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신중하게 화면을 처리하기로 결정한 현장 기자들의 의견을 존중해 화면을 블러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자회견을 주최한 민변 측의 설명을 들어보면 이와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기자회견 당시 사회자는 "유가족 얼굴과 영정사진 모자이크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러 차례 공지했고, 사진 및 영상 기자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

JTBC의 경우, 회견 당일 '정치부회의'에서는 희생자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했지만, 이후 뉴스 보도에선 모자이크를 제거했다. 

민변 '10.29 참사' 진상규명 및 법률지원TF' 공동간사를 맡고 있는 오민애 변호사는 "희생자 영정 사진을 들고 나온 유족들 가운데, 희생자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해달라고 요청한 분들은 없었다"고 밝혔다. 오 변호사는 이어 "기자회견에 사진을 들고 오신 유족들은 보도가 된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어제(22일) 기자회견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공식 입장을 밝히는 자리로, 매우 높은 뉴스 가치가 있었지만 이를 생중계한 방송사는 한 곳도 없었다"면서 "희생자 사진을 흐림 처리해 보도한 KBS와 YTN의 태도는 피해자 신상을 제공하지 않는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와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신 처장은 "언론이 이번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책임 있게 보도할 자세가 돼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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