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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랑의 '늑대가 나타났다' 라이브 영상 중 한 장면.
 가수 이랑의 '늑대가 나타났다' 라이브 영상 중 한 장면.
ⓒ 유튜브 이랑 Lang Lee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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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독재 정권의 탄압에 맞섰던 부마민주항쟁을 기념하기 위한 정부 행사인데, 그 기념식을 유신 독재 방식으로 검열한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0월 열린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특정 노래를 빼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 서은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강하게 비판했다. 

JTBC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을 3주 앞두고 기념식을 기획하는 부마항쟁기념재단 측에 가수 이랑의 <늑대가 나타났다>라는 곡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공연을 담당한 강상우 감독은 "(재단 측이) 지시를 수행하지 않으면 재단의 존립의 위험하다는 말씀을 했다"라고 인터뷰에서 밝혔고, 재단 관계자 역시 "행안부가 별 탈 없기를 바라는 무색무취의 기념식을 원해서"라고 증언했다. 결국 재단은 이랑씨에게는 <상록수>를 불러주는 것이 어떻겠냐고 요청했지만 이랑씨는 이를 거절했다.
 
서은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9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은숙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9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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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떳떳하다면 이 가사를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이에 대해 서은숙 최고위원은 23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행안부는 미래지향적인 밝은 느낌의 행사를 만들겠다며 부산 민주화항쟁 기념식 공연을 검열했다고 한다. 통탄하지 않을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서 최고위원은 "(공연) 요청을 거부하자 공연팀을 교체하고 공연료 지급도 거부했다고 한다"라며 "행안부가 그야말로 '빽투더 유신 시대'를 만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원래 준비됐던 공연 노래는 가수 이랑의 <늑대가 나타났다>라는 곡으로 한국 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된 명곡"이라며 "가사 일부를 한번 보라. 떳떳하다면 이 가사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서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은 집권 6개월이 되기 전부터 군사 독재 정권처럼 예술과 문화를 검열했다"라며 "윤석열차 카툰은 문체부의 엄중 경고를 받았고, 윤 대통령을 풍자하는 포스터를 붙인 작가는 옥외광고물법 위반 혐의로 소환 조사를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을 탄압하고, 입맛에 맞지 않는 노래를 금지시키고, 윤석열차는 독재로 가는 특급 열차라는 것이 명백해지고 있다"라며 "민주공화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이것을 망각한 대통령은 불행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 역시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행안부 '검열' 의혹에 대해 "시계를 거꾸로 돌려도 유분수지, 윤석열 정부는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던 또다시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돌아가고 싶은 것인가"라며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번에는 마음대로 안 될 것이다. 가수 이랑님에 대한 부당한 권리침해 행위에 함께 맞서겠다"라고 밝혔다.

장 의원은 "불공정행위를 자행한 행안부는 즉각 이랑님과 함께 공연을 준비했던 모든 분들께 사과하고, 출연료를 정산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후속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더불어, 이랑님의 <늑대가 나타났다>야말로, 예술인에게 제 마음대로 어떤 노래를 불러라, 혹은 부르지 말아라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누군가의 권리를 마음껏 침해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이 반드시 들어야 할 곡"이라며 가사를 남겼다.

"이른 아침 가난한 여인이 / 굶어 죽은 자식의 시체를 안고 / 가난한 사람들의 동네를 울며 지나간다 / 마녀가 나타났다 / 부자들이 좋은 빵을 전부 사버린 걸 / 알게 된 사람들이 / 막대기와 갈퀴를 들고 / 성문을 두드린다 / 폭도가 나타났다 / 배고픈 사람들은 / 들판의 콩을 주워다 먹어 치우고 / 부자들의 곡물 창고를 습격했다 / 늑대가 나타났다 / 일하고 걱정하고 노동하고 슬피 울며 / 마음 깊이 웃지 못하는 / 예의 바른 사람들이 뛰기 시작했다 / 이단이 나타났다"

행안부 "검열 사실 없다... 밝고 희망찬 분위기 선곡 검토 의견 전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0월 16일 오전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43주년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0월 16일 오전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43주년 부마민주항쟁 국가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 행정안전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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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행안부는 22일 "부마민주항쟁기념식 기념공연 노래를 행안부에서 검열하여 빼도록 하였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행안부는 "기념식 행사에 특정 곡을 검열한 사실이 없으며, 총감독과 가수 교체를 요청한 사실이 없음을 알려드린다"라고 밝혔다. 다만 "미래세대와 부마항쟁의 성과를 공유한다는 취지에 부합하도록 밝고 희망찬 분위기의 선곡을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재단에 전달한 바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참고로 이번 행사에서 중도 사퇴한 공연 관계자와의 정산 방식에 대해서는 기념식 행사 용역 대행업체와 재단에서 현재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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